| NC 다이노스가 이태일 초대 대표이사를 떠나 보내는 이임식 행사를 열었다. 창단 이후 7년간 희로애락을 함께 한 대표이사를 보내는 NC 구단의 행사 현장을 취재했다.

이태일 대표이사와 김경문 감독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이태일 대표이사와 김경문 감독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창원]

‘걷고 걷고 또 걷는다/새벽 그대 떠난 길 지나/아침은 다시 밝아오겠지/푸르른 새벽 길’

NC 다이노스가 이태일 초대 대표이사를 떠나 보내는 자릴 가졌다. 지난 7년간 구단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다시 밝아올 미래를 맞이하는 시간이었다.

12월 15일 창원 사보이호텔 4층 다이아몬드홀에서는 이태일 NC 대표의 이임식 행사가 열렸다. 이날 이임식에는 이 대표와 NC 임직원, 김경문 감독과 코칭스태프, 주요 선수들까지 총 150여 명이 참석해 초대 사장의 떠나는 길을 배웅했다.

이태일 대표는 중앙일보 스포츠기자와 네이버 스포츠 실장을 거쳐 2011년 NC 다이노스 창단 첫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오랜 기간 야구계에서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NC의 초석을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기존 프로야구계의 성적 중심주의를 벗어나 ‘리그십’을 중시하는 철학으로, KBO리그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와 함께 한 7년간 NC는 4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2016년엔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성장했다.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NC는 올해 말 열리는 구단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연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사회가 열리기 전에 먼저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NC 관계자는 “이 대표가 시즌 후반부터 ‘피로가 누적되어 쉬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NC는 이 대표의 이임식을 ‘NEXT CLASS: 새로운 여정’이라는 타이틀로 준비했다. NC 관계자는 “이임식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소개했다. 윤석준 부장의 사회로 오전 11시에 시작한 이임식은 창원시 안원준 행정국장과 구단 자문위원 등 내빈 소개로 막을 열었다.

이 대표에게 감사패와 기념액자를 전달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안상수 시장을 대신해 행정국장이 통합창원시 측의 감사를 담은 패를 전달했고, 김경문 감독도 선수단을 대표해 감사패를 전했다. 이병직 자문위원을 비롯한 자문위원단의 감사패 전달이 이어졌다. NC 유영준 단장은 유니폼과 구단 명함으로 만든 기념액자를 전달했다.

마케팅팀 박중언 매니저는 임직원을 대표해 송별사를 낭독했다. 박 매니저는 NC의 창단 때 입사해 구단과 함께 성장한 직원이다.

NC의 창단 당시 점퍼를 입고 나온 박 매니저는 “이 대표님에게 처음 입사 지원자로 인사했던 때가 떠오른다. 지난 7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이별이라 생각하지 않고 클리닝 타임이라 생각하겠다. 언제나 홈에서 NC 가족들과 기다리고 있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NC의 지난 7년을 돌아보는 영상 상영 시간도 마련했다. 들국화의 “걷고 걷고”를 BGM으로 NC의 창단 이후 역사적 장면과 이 대표의 육성이 상영됐다. ‘걷고 걷고 또 걷는다/새벽 그대 떠난 길 지나’란 노랫말이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이태일 대표이사가 NC 선수단 및 구단 직원들에게 이임사를 하는 장면(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이태일 대표이사가 NC 선수단 및 구단 직원들에게 이임사를 하는 장면(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이임사를 하러 마이크 앞에 선 이 대표는 어릴 적 동네야구를 할 때 기억을 회고했다. 이 대표는 “서로 경기에 나가려는 경쟁이 치열했다. 어떻게 하면 경기에 뛸 수 있을까 머리를 짜내서, 서로 안 하려는 포지션인 포수를 하겠다고 한 덕분에 경기에 뛸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 대표는 “남이 하기 싫어하거나 힘들어하는, 빛이 덜 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있을 때 팀은 완성된다”며 “각자 위치에 따라 누구는 더 빛나고 덜 빛나고 차이는 있지만 덜 빛나는 역할을 누군가 할때 비로소 다이노스라는 팀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7년 동안 대표이사 영예로운 자리 맡아서 앞에 나섰지만, 뒤에서 도와주는 여러분 모두가 있었기에 그런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묵묵히 역할을 충실히 해주신 여러분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이 대표의 말이다.

이어 NC가 그간 내세운 ‘정의 명예 존중’의 의미를 강조한 이 대표는 “저는 떠나지만 다이노스 일원의 자부심 갖고 새 대표이사와 함께할 여러분을 돕고 응원할 것이다. 진심으로 고맙다. 여러분을 만난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고 그래서 지금 행복하다”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임식 행사는 이 대표의 이임사를 끝으로 마무리 됐다. 이 대표는 구단 직원 및 코치진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NC에서 보낸 지난 7년의 시간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 대표의 향후 거취와 맞물려 일각에선 ‘유력한 차기 KBO 사무총장 후보’라는 소릴 한다. 그러나 이 대표는 구단 직원들에게 ‘사실무근’이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NC 관계자는 “이미 이 대표는 앞으로도 고문으로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구성원들에게 밝혔다. 사무총장 설은 확인되지 않은 얘기”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임식에는 후임 대표이사인 황순현 대표도 참석해 자리를 지켰다. 황 대표는 NC 창단 작업에 참여한 뒤 엔씨소프트 본사에서 활동하다 대표이사 자리를 이어받게 됐다. NC 관계자는 “그간 이 대표 체제에서 구단이 좋은 성과를 거둔 만큼, 큰 폭의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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