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프시즌 더스틴 니퍼트, 황재균에 대형 신인 강백호까지 가세한 kt 위즈. 하지만 아직 ‘뉴 kt’를 만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강백호는 발목 부상으로 청백전에 출전하지 못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강백호는 발목 부상으로 청백전에 출전하지 못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애리조나 투산]

2018시즌 뉴 kt, 확 달라진 kt 위즈를 만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kt 위즈는 지난 1월 30일부터 미국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종합경기장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는 중이다. 애리조나는 캠프 시작 이후 줄곧 맑고 따뜻한 날씨가 계속됐다. 추운 날씨에 비바람까지 몰아쳐 훈련에 어려움을 겪는 일본 전지훈련 팀들과 달리, 애초 계획한 일정대로 순조롭게 캠프를 치르고 있다.

2월 8일(미국 기준) 캠프에서 만난 김진욱 감독은 “거의 대부분의 선수가 준비를 정말 잘해왔다”며 “지난해 같은 시점에 비해 선수들의 페이스가 빠르게 올라오는 편”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페이스가 빠르다는 건 오버페이스를 말하는 게 아니다. 그만큼 선수들이 몸을 완벽하게 만들어 캠프에 왔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미 상당수의 투수가 불펜 피칭은 물론 라이브 피칭까지 소화한 상태다. 이날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는 신인급과 1.5군급 투수들이 대거 실전 마운드에 등판했다. 라이언 피어밴드, 고영표 등 지난해 팀내 에이스 투수들도 이날 불펜 세션을 성공적으로 소화했다.

김진욱은 선수들이 캠프 준비를 잘 해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김진욱은 선수들이 캠프 준비를 잘 해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신인 선수들이 보여준 성장세도 고무적이다. 김진욱 감독은 “신인 선수들이 하나같이 겨우내 몸을 잘 만들어 캠프에 왔다”고 칭찬했다. 이날 청백전에서는 신인 우완 김민과 최건이 나란히 호투를 펼쳐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대형 신인 강백호는 이날 청백전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강백호는 경기 출전 대신 벤치에서 선배와 동료들을 응원하다, 경기 중반 치료를 받으러 트레이닝 실로 이동했다. 오른발에는 붕대를 동여맸다.

kt 관계자는 “강백호가 지난 4일 수비 훈련을 하다 잔디와 워닝트랙 사이에 착지해 발목이 꺾이는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다행히 심각한 부상이 아니라, 니혼햄 파이터스와 연습경기가 열리는 10일 이후에는 다시 훈련을 재개할 전망이다.

강백호는 “이제 통증은 거의 없다. 다 나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부상 직후에도 아무렇지 않다며 계속 훈련하겠다는 의욕을 보인 강백호다. 그러나 김진욱 감독이 휴식과 치료를 지시하면서, 팀 훈련에서는 당분간 제외된 상태다.

비록 잠시 훈련을 중단하긴 했지만, 부상 이전까지 강백호의 훈련을 지켜본 코치 및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정말 좋은 타자다” “괜히 대형 신인이라 하는게 아니다”라며 칭찬 세례를 보냈다.

kt 관계자는 “또래 선수들은 물론 근래 데뷔해 1군에서 활약한 선수들과 비교해도 월등한 재능을 갖췄다. 타격 순간의 임팩트가 아주 좋다는 게 코치진의 평가”라고 전했다. 강백호를 밀착 마크 중인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도 “오랜만에 정말 좋은 선수를 만났다. 신체적인 능력은 물론 머리도 좋은 선수인 것 같다”고 칭찬했다.

니퍼트, 아직 불펜피칭 안 했다... 20일 이후 첫 불펜피칭 예정

마법사가 된 니느님(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마법사가 된 니느님(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오프시즌 kt가 영입한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도 아직 마운드에 오르지 않은 단계다. 니퍼트는 캠프 합류 이후 현재까지 아직 불펜 피칭을 하지 않았다. 김진욱 감독은 “불펜 피칭은 20일 이후에 시작할 것이다. 본인 루틴이 확고한 선수인 만큼, 전적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두산 시절부터 본인이 지켜온 루틴을 여기서도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니퍼트는 이날 불펜 피칭 대신, 투수조와 함께 1루 견제 훈련에 참여했다. 라이언 피어밴드는 물론 고영표, 김재윤 등 주축 투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며 벌써 kt 선수단 적응을 끝낸 모습이었다.

한편 kt가 4년 발표액 88억 원에 FA(자유계약선수) 영입한 황재균은 캠프 기간 동료들과 함께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1월 중순 미국에 먼저 건너와 개인 훈련으로 몸을 만든 황재균은 잘 준비된 상태로 캠프에 합류했다.

이날 청백전에도 백팀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3타수 1안타 2삼진으로 타격감을 조율했다. 황재균을 스탠딩 삼진 처리한 우완 강장산은 “마지막 공은 맞아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황재균 선배 배트가 나오질 않았다”며 웃었다. 황재균은 타석에 서지 않을 때는 동료들과 계속 얘기를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전 넥센 동료 이해창과 대화를 나누는 황재균(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전 넥센 동료 이해창과 대화를 나누는 황재균(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니퍼트, 황재균은 올 시즌 kt의 든든한 원군이다. 김진욱 감독도 “두 선수 영입으로 팀 전력이 강해진 게 분명하다”고 인정했다. 이어 김 감독은 “전력 자체도 강해졌지만, 강백호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내다봤다.

“만약 백호가 작년 같은 상황에 팀에 입단했다면, 백호 본인에게나 우리 팀에게나 힘든 시간이 됐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젠 황재균 등 좋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신인인 백호가 큰 역할을 하지 못하더라도 좋은 야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김 감독의 말이다.

김 감독은 오프시즌 전력보강이 당장 2018시즌 성적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강팀으로 가는 발판이 되길 기대했다. “한 해만이 아니라 꾸준히 5강에 들 수 있는 팀이 되어야 한다”는 게 김 감독의 소신이다. 니퍼트, 황재균에 신인 강백호까지 가세한 ‘뉴 kt’가 완성되는 날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엠스플뉴스는 1월 31일부터 미국 애리조나·플로리다, 일본 오키나와·미야자키, 타이완 가오슝 등으로 취재진을 보내 10개 구단의 생생한 캠프 현장 소식을 '엠스플 in 캠프'란 이름으로 전달할 예정입니다. 많은 야구팬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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