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NC 다이노스 스프링캠프엔 웃음과 활력이 넘친다.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박석민이 특유의 익살과 친화력으로 훈련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상만 없다면 박석민은 리그 최고의 3루수이자,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다.

박석민이 활기찬 모습으로 훈련하고 있다(사진=NC)
박석민이 활기찬 모습으로 훈련하고 있다(사진=NC)

[엠스플뉴스=애리조나 투산]

“몸 상태가 정말 괜찮습니다. 아픈 데가 전혀 없어요. 자신 있습니다.”

NC 다이노스 박석민이 돌아왔다. 우리가 알던 바로 그 박석민이다. 운동장에서 항상 유쾌하고 흥이 넘치는, 그저 보고만 있어도 즐거움을 주는 그 모습 그대로다.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진행 중인 NC 다이노스 2018 스프링캠프에서 박석민은 분위기 메이커다. 수비 훈련을 할 때는 특유의 억양으로 파이팅을 외치며 흥을 돋운다. 새로 합류한 최준석을 향해 쉴 새 없는 농담으로 환영의 마음을 전한다. 수비에서도, 타석에서도 에너지가 넘친다. 이게 바로 박석민이다.

지난 시즌 박석민은 풀타임 1군 선수가 된 이래 가장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나갔다가 부상을 달고 돌아온 채 시즌을 맞이했다. 시즌 개막 이후에도 크고 작은 부상이 끊이지 않았다. 1군 엔트리에서 네 차례나 말소됐다. 4월에는 발목 부상, 6월엔 컨디션 난조, 7월엔 허리 통증, 8월엔 팔꿈치 통증으로 말소됐다. 1군에서 말소된 날만 50일에 달했다.

타격감이 조금 올라올 만하면 어김없이 부상이 찾아왔다. 다시 몸을 추스르고 해볼 만 하면 또 부상으로 내려가는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한화와 시즌 최종전에선 첫 타석에 대형 홈런을 치고서 담 증세로 교체되는 불운까지 따랐다. 그러다 보니 좀처럼 타격감이 살아날 새가 없었다.

이도형 NC 타격코치는 “사실 박석민이 스프링캠프 시작할 즈음까지는 페이스가 좋았다”고 전했다. “페이스가 굉장히 빨리 올라와서 경기에 나갈 수 있을 정도까지 끌어올린 상태였다. 그런데 WBC에 다녀오고 시간적 공백이 생기면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은 면이 있다.” 이 코치의 진단이다.

이 코치는 “이후 시즌을 치르는 동안 계속 부상을 겪고 몸 상태가 좋지 않다 보니, 다소 침체한 가운데 시즌을 보냈던 것 같다”며 “자기가 가진 기술을 온전히 발휘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고 밝혔다. NC 관계자는 “컨택트 능력이 예년보다 떨어지면서, 공격 지표 대부분이 함께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거듭된 부상과 컨디션 난조 속에 박석민은 2011년 이후 6년 만에 3할 타율에 실패(0.245)했다. 14홈런 56타점은 풀타임 1군 선수가 된 2008년 이래 가장 저조한 기록이다. NC 이적 첫해인 2016년 주장을 맡으면서도 3할 타율(0.307)과 32홈런 104타점을 올린 기억이 흐릿해질 만큼 힘든 시즌을 보낸 박석민이다.


NC의 기대, ‘박석민만 살아난다면...’

새로운 팀 유니폼을 입는 게 어색하고 긴장될 수 있다. 그런 최준석에게 박석민은 유쾌한 농담으로 먼저 다가갔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새로운 팀 유니폼을 입는 게 어색하고 긴장될 수 있다. 그런 최준석에게 박석민은 유쾌한 농담으로 먼저 다가갔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2017시즌이 끝난 뒤 한동안 박석민의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구단 신년회 행사에 참석한 것을 제외하곤 두문불출에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NC 관계자는 박석민의 근황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휴식과 개인훈련을 병행하는 것으로 안다”고만 전했다. 김경문 감독은 마무리 훈련 기간 “박석민은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알아서 개인적으로 잘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음을 보였다.

그리고 2월 1일 시작한 스프링캠프. 겨우내 보이지 않던 박석민이 밝은 얼굴로 캠프에 합류했다. 그림자처럼 달고 다녔던 부상은 떨쳐냈고, 최상의 컨디션과 환한 미소,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캠프를 맞이했다. 방망이를 돌릴 때도, 펑고를 받을 때도 기운이 넘친다. 특유의 익살로 캠프장에 웃음꽃을 피운다.

박석민은 ‘기분이 좋아 보인다’는 기자의 말에 “정말 좋습니다. 몸 상태도 괜찮습니다. 아프지 않습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그리고는 힘찬 뜀박질로 다음 훈련장을 향해 달려갔다.

이도형 코치는 “박석민이 이제는 부상에서 벗어났다. 컨디션이 괜찮다”며 “부상만 없다면, 기술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NC 관계자도 “스윙 돌리는 모습이 굉장히 경쾌해 보였다. 2016년 처음 팀에 왔을 때 받았던 느낌이 전해지더라. 예감이 좋다”고 했다.

김경문 감독도 건강한 박석민에 거는 기대가 크다. 김 감독은 “다른 팀은 다 전력을 보강했는데, 우리 팀만 제 자리에 있어선 안 된다”며 “박석민이 작년보다 좋아질 거라고 기대한다. 여기에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더해진다면, 충분히 경쟁해볼 만하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NC는 박석민의 슬럼프 속에서도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플레이오프까지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만약 올 시즌 박석민이 건강한 모습으로 2016시즌의 활약을 재현한다면, NC는 더욱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특유의 활력으로 팀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은 기본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엠스플뉴스는 1월 31일부터 미국 애리조나·플로리다, 일본 오키나와·미야자키, 타이완 가오슝 등으로 취재진을 보내 10개 구단의 생생한 캠프 현장 소식을 '엠스플 in 캠프'란 이름으로 전달할 예정입니다. 많은 야구팬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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