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첫 경기부터 홈런포를 가동한 박병호(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시범경기 첫 경기부터 홈런포를 가동한 박병호(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대전]

"하하, 지금 홈런 쳐서 뭐합니까."

'돌아온 거포'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가 시범경기 첫 경기부터 홈런포를 가동했다. 박병호는 3월 1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시범경기 1차전에서 선발 1루수 겸 4번타자로 출전해 홈런 포함 2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으로 활약했다.

박병호의 홈런포는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터졌다. 2-0으로 앞선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타석에 나온 박병호는 볼카운트 1-0에서 한화 선발 김민우의 2구째 136km/h 몸쪽 높은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5미터짜리 홈런. 앞서 마이클 초이스가 홈런을 날린 곳과 같은 지점에 떨어진 대형 홈런이었다. 첫 타석에서 스윙 한 번 하지 않고 볼넷으로 출루했던 박병호는 이날 경기 첫 스윙을 홈런포로 연결했다.

경기 후 박병호는 "타이밍이 살짝 늦었기 때문에 홈런이라 생각을 안 했는데 넘어갔다"며 "오랜만에 베이스를 돌았더니 오래 뛴 느낌이다. 뛰는 폼도 살짝 어색했던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시범경기 경기수가 적어 매 타석 정식경기라는 생각으로 집중하려 했는데, 볼넷도 나왔고 홈런도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약간 타이밍이 늦은 상태에서, 왼팔을 몸에 붙이며 몸통을 돌리는 특유의 기술로 홈런을 만들어 냈다. 이에 대해 박병호는 "연습 할때 예전부터 해왔던 부분"이라며 "정말 순간적으로 그렇게 된다. 연습을 계속 하고 경기때 해보니까 나도 모르게 나온다"고 밝혔다.

강병식 타격코치는 "미국에서 강속구 투수를 상대하다 돌아왔는데, 국내엔 150km/h 이상 던지는 투수가 많지 않다. 스피드 적응 면에서 더 낫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에 대해 박병호는 "그렇게 얘기하면 한국 투수들이 서운할 것"이라며 "좋은 투수를 많이 보고 왔다고, 좀 다르게 표현하고 싶다. 그런 부분을 얻어왔다고 생각한다"고 겸허하게 말했다.

내일 경기에서도 홈런을 기대해도 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박병호는 웃으며 "지금 쳐서 뭐합니까"라고 응수했다. 한국무대 복귀에 따르는 부담감을 시범경기 첫 경기 홈런으로 시원하게 날리고, 여유와 자신감을 찾은 박병호다. 박병호는 "내일 경기에 투수 누가 나올지 모르지만, 내 타격폼이 그 투수에 맞게 잘 움직였으면 한다"고 했다.

끝으로 박병호는 "한국 무대에 이제는 적응 됐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더 이상 핑계댈 게 없다"며 "시범경기를 치르며 고척스카이돔에도 적응하고, 시즌을 잘 준비하려고 생각한다. 시범경기는 매 경기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2년 간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KBO리그 무대로 돌아온 박병호. 하지만 박병호는 여전히 그대로 박병호다. 박병호의 홈런포와 함께, 넥센의 2018시즌 큰 꿈이 점차 현실의 형태를 갖춰 가고 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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