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에 ‘호잉의 시대’가 도래했다. 한화 외국인 타자 제러드 호잉은 올 시즌 초반 선풍적인 활약으로 ‘독수리 돌풍’의 선봉장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호잉은 ‘역대급 외국인 타자’ 소릴 듣던 윌린 로사리오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제러드 호잉의 맹활약은 '전임자' 윌린 로사리오를 잊게 만들기 충분했다(사진=엠스플뉴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제러드 호잉의 맹활약은 '전임자' 윌린 로사리오를 잊게 만들기 충분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제이 데이비스, 윌린 로사리오… 그야말로 한화 이글스 역사에 남을 만한 외국인 타자들이다.

하지만, 한화 팬들은 더 이상 ‘전설적인 외국인 타자’들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2018년 독수리 군단의 ‘구세주’ 역할을 톡톡히 하는 제러드 호잉의 존재 덕분이다.

호잉은 ‘한화의 역대급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마저 풀어내지 못한 ‘가을야구 갈증’을 채울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시즌 초반 호잉의 활약은 말 그대로 센세이셔널하다. 호잉은 올 시즌 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8/ OPS(출루율+장타율) 1.109/ 12홈런/ 7도루/ 33타점/ 32득점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공·수·주를 겸비한 팔색조 활약이다.

이제 호잉은 독수리 군단의 새로운 ‘외국인 신화’ 주인공이 되기 위한 대장정을 시작했다. 빠른 기간 내 자신을 향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호잉의 매력을 엠스플뉴스가 살펴봤다.

'슬러거' 로사리오 잊게 만든 '만능 타자' 호잉

2016, 2017시즌 한화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한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사진=엠스플뉴스)
2016, 2017시즌 한화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한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사진=엠스플뉴스)

윌린 로사리오는 ‘풀타임 메이저리거’ 타이틀을 달고, KBO리그에 입성했다. 깜짝 영입이었다. 2016년 한화 유니폼을 입은 로사리오는 2년 동안 70홈런을 때려내며, ‘홈런 타자’ 본능을 마음껏 뽐냈다.

타점 생산 능력 역시 발군이었다. 로사리오는 2016년 120타점, 2017년 111타점을 기록했다. 로사리오는 ‘한화 최고 해결사’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활약을 펼쳤다.

로사리오가 한화에서의 경력을 아쉬워할 만한 대목은 하나 뿐이다. 그건 바로 팀 성적이다. 로사리오는 KBO리그에서 활약하면서, 단 한번도 가을 냄새를 맡아보지 못했다.

일본 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로 이적한 로사리오는 2월 엠스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화가 꼭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면 한다”며 변함없는 한화 사랑을 표현한 바 있다. 로사리오의 말 속엔 한화에서 이루지 못했던 ‘가을의 꿈’에 대한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났다.

로사리오를 능가하는 시즌 초반 페이스를 자랑하는 호잉(사진=엠스플뉴스)
로사리오를 능가하는 시즌 초반 페이스를 자랑하는 호잉(사진=엠스플뉴스)

결국, 로사리오가 못다 이룬 ‘가을의 꿈’은 후임자 제러드 호잉의 몫이 됐다. 호잉은 정확성, 힘, 속도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춘 만능형 타자로 한화의 시즌 초반 돌풍의 주축으로 활약 중이다. 호잉의 활약 속에 ‘10년 만에 가을 야구’에 대한 한화 팬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로사리오와 비교했을 때 호잉이 돋보이는 점은 바로 ‘주루 센스’다. 호잉은 7도루를 비롯해 보이지 않는 센스 넘치는 주루로 한화의 기동력 향상에 기여했다. 한화 타선엔 ‘김태균, 최진행, 이성열’ 등 장타 능력은 있지만, 주력이 뛰어나지 않은 타자들이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호잉의 빠른 발은 ‘꽉 막힌 한화의 주력’에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호잉이 더욱 돋보이는 대목은 장타력에 있다. 호잉의 장타력은 ‘전임자’ 로사리오와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시즌 초반 40경기 기준 호잉은 장타율 0.690을 기록했다. 이는 2016, 2017시즌 같은 기간 로사리오가 기록한 장타율(2016년 0.568, 2017년 0.504)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여러모로 호잉은 ‘로사리오를 추억할 틈’을 주지 않는 외국인 타자다.

‘파워+스피드’, 독수리를 빼닮은 날카로운 타자 호잉

호잉의 플레이 스타일은 '독수리'처럼 날렵하면서 힘이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호잉의 플레이 스타일은 '독수리'처럼 날렵하면서 힘이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윌린 로사리오는 일본 프로야구 최고 인기 구단 가운데 하나인 한신 타이거즈로 이적을 결정했다. 한화 팬들의 상심은 클 수밖에 없었다.

정들었던 외국인 타자와의 이별이 서운한 일인 건 분명하다. 여기다 ‘후임자 기량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한화 팬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한화가 새 외국인 타자로 제러드 호잉을 영입하자, 팬들의 우려는 더욱 커졌다.

이는 로사리오의 화려한 커리어 비교했을 때 호잉의 경력이 한없이 초라해 보였던 까닭이다. ‘풀타임 메이저리거’ 로 활약하며, 풍부한 메이저리그 경험을 자랑하던 로사리오와 달리, 호잉은 선수 생활 대부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선수생활 전체를 통틀어 호잉의 메이저리그 경험은 74경기에 불과하다.

로사리오와 호잉의 메이저리그 커리어 비교(자료
로사리오와 호잉의 메이저리그 커리어 비교(자료=베이스볼 레퍼런스)

하지만, 호잉을 향한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는 데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호잉은 한화에 최적화된 활약을 펼치며, 독수리 군단의 ‘발톱’으로 자리매김 했다.

호잉은 “팬들이 로사리오의 공백에 많은 걱정을 한 걸 알고 있다”며 “내가 팬이었어도, 비슷한 우려를 했을 것”이라며 팬들의 마음을 이해했다.

“전임자 로사리오보다 제 이름값이 높지 않은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좋은 활약으로 팬 여러분을 열광시킬 자신이 있었어요. 무엇보다 ‘한화의 승리’에 도움이 되는 타자가 되고 싶습니다. ‘팬들에게 가을야구를 선물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경기마다 최선을 다할 거에요.” 호잉의 각오다.

독수리는 힘과 속도를 겸비한 동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호잉은 ‘독수리 군단’을 대표하기에 최적화된 플레이 스타일을 지녔다. 과연, 독수리를 닮은 타자 호잉의 맹활약이 한화의 숙원인 ‘가을 야구 진출’을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는 ‘호잉의 시대’를 맞았다.

+ 한신 타이거즈로 이적한 윌린 로사리오는 올 시즌 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0/ OPS(출루율+장타율) 0.604/ 3홈런/ 16타점/ 13득점으로 고전 중이다.

이동섭 기자 dinoegg509@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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