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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시범경기, 코페르니쿠스를 위한 시간

  • 기사입력 2019.03.14 08:55:02   |   최종수정 2019.03.14 09: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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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와 무관한 시범경기, 새로운 실험의 가능성이 열린다

-키움을 비롯한 여러 구단, ‘강한 2번 타자’ 실험 중

-외국인 포수 실험하는 NC, 1+1 선발 실험하는 롯데

-파격 실험과 새로운 도전, 야구 발전으로 이어졌다

 

아직은 2번 타순이 낯선 박병호(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아직은 2번 타순이 낯선 박병호(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

 

“성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이것저것 실험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상무야구단, 혹은 경찰야구단에 2년 동안 다녀온 선수들이 입을 모아 하는 얘기다. 상무에서 전역한 한 선수는 “몇 년 프로 생활을 하면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정작 시도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괜히 시즌 중에 새로운 시도를 했다가 실패할까 두려웠다. 그래서 ‘이건 아닌데’ 생각하면서도 계속 경기에 나갔고, 내가 생각하는 야구를 하지 못했다. 상무에 입대한 뒤 달라졌다. 물론 상무에서도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긴 하지만, 성적을 못 내면 옷을 벗어야 하는 프로 무대만큼 압박감을 받지는 않는다. 2년 동안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봤고, 그러면서 나만의 것을 찾을 수 있었다. 그게 지금 1군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비결이다.

 

프로 팀에게도 비슷한 이치가 적용되는 기간이 있다. 바로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리는 시범경기 기간이다. 시범경기 말 그대로 시범경기다. 정규시즌 성적과 아무런 인과관계도 상관관계도 없다. 시범경기에서 우승한다고 누가 정규시즌 1승을 더 얹어주지도 않는다. 오히려 시범경기에서 잘하고 정규시즌에서 못하면 앞에 ‘봄’자가 붙은 별명으로 놀림감이 되기 일쑤다. 

 

승패의 압박에서 자유롭다는 건, 새롭고 창의적인 시도를 할 기회라는 얘기도 된다. 그래서 시범경기는 다양한 실험의 장이 된다. 해마다 시범경기 철이 되면 각 구단 감독들의 창의력이 꽃을 피운다. 정규시즌 때는 볼 수 없던 과감한 역발상이 실현된다. 

 

강한 2번, 외국인 포수, 1+1 선발까지…시범경기는 ‘파격 실험 경연대회’

 

이강철 감독은 황재균 톱타자-유격수 시도를 통해 팀의 약점 보완을 노린다(사진=엠스플뉴스) 이강철 감독은 황재균 톱타자-유격수 시도를 통해 팀의 약점 보완을 노린다(사진=엠스플뉴스)

 

올해 시범경기 풍경도 다르지 않다. 키움 히어로즈를 필두로 많은 구단이 ‘강한 2번 타자’ 실험에 나섰다. 3월 12일 경기에서 키움은 ‘박병호 2번-서건창 4번’이란 파격 조합을 선보였다. 박병호는 “2번 타자는 난생 처음이다. 재미있다”고 했다. 서건창은 불과 이틀전 인터뷰에서 “4번만 빼고 다 된다”는 말도 했다. 

 

박병호는 난생 처음 2번 타자로 나선 첫 타석 첫 스윙을 135m짜리 초대형 홈런으로 연결했다. 키움은 올해 2번 기용으로 박병호의 타석 수가 약 35타석, 총 홈런 숫자는 4개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홈런 4개의 득점가치는 약 10점, 팀에게는 1승이 추가로 주어진다는 시뮬레이션까지 마쳤다.

 

한화 이글스도 기존 중심타자였던 송광민의 타순을 2번으로 올리는 실험을 했다. KT 위즈는 작년 25홈런 타자 박경수를 2번에 기용했다. 지난 시즌 25홈런 타자 황재균도 톱타자로 나선다. 

 

KT 이강철 감독은 지난 10년 동안 3루수 외길을 걸어온 황재균을 유격수로 기용하는 실험까지 병행하고 있다. 제대로만 된다면, 팀의 고질적 약점인 톱타자와 유격수 고민을 한번에 해소할 수 있는 카드다. 이 감독은 우리 팀은 계속 움직이면서 변화를 주고 시도해야 하는 팀이라 했다. 현역 시절 통산 152승을 거둔 대투수 출신이지만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이 감독이다. 

 

한 KT 코치는 “세이버메트릭스 등을 다루는 각종 칼럼, 기사를 감독님이 꾸준히 챙겨 보신다. 코치들의 얘기에도 항상 귀를 기울인다”고 전했다. 강백호의 투수 겸업을 고민하고, 캠프 기간 불펜 피칭 기회를 준 것도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 감독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험 하면 NC 신임 이동욱 감독도 뒤지지 않는다. 이 감독과 NC는 새 외국인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를 통해 사상 유례없는 ‘외국인 포수’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외야수와 1루수까지 가능한 베탄코트는 시즌 초반 부상으로 빠진 나성범을 대신해 코너 외야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1루, 2루, 3루, 유격수가 모두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 이상호를 중견수로 기용하는 실험도 하고 있다. 김성욱 외에 마땅한 중견수감이 없는 NC로선 해볼 만한 실험이다. 

 

롯데 신임 양상문 감독은 마운드 쪽에서 ‘변형 오프너’라는 실험을 한다. 팀의 취약점인 5선발을 4인 2조 1+1 방식으로 운영하는 실험이다. FA(자유계약선수) 노경은과 계약 불발로 하위 선발진이 약해진 데 따른 방책이다. 선발요원 둘을 한 경기에 투입해 불펜 소모를 줄이는 게 이 전략의 목적이다. 

 

이에 따라 롯데는 박시영, 송승준, 윤성빈, 김건국 등 4명이 둘씩 한 조를 이뤄 한 경기를 책임진 뒤, 10일간 엔트리에서 빠지는 방식으로 선발진을 운영할 계획이다. 12일엔 박시영과 송승준이 등판해 한 조를 이뤘고, 이후 시범경기에서 윤성빈과 김건국이 묶음으로 등판할 전망이다. 일견 아슬아슬해 보이는 측면도 있지만, 잘만 이뤄지면 효과적인 전략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100년이 넘는 역사 동안 야구는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했다. 지금은 자연의 일부처럼 여겨지는 불펜 분업화도, 수비 시프트도 처음엔 파격 실험이고 새로운 시도였다.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 감독들의 등장과 함께, 올해 KBO리그에서도 시범경기부터 감독들의 실험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꽃을 피우는 중이다. 이 흥미진진한 코페르니쿠스적 시간이 팀당 8경기밖에 안 된다는 게 아쉬울 정도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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