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3일만의 선발등판에서 5이닝을 소화한 이태양(사진=한화)
663일만의 선발등판에서 5이닝을 소화한 이태양(사진=한화)

[엠스플뉴스=수원]

선발투수로 돌아온 한화 이글스 이태양이 오랜만의 선발등판에서 5이닝을 채웠다. 경기 초반 대량실점을 허용하며 불안한 장면도 나왔지만, 3회 이후 안정을 찾으면서 5이닝을 소화해 선발투수로서 가능성도 보였다.

4월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시즌 3차전. 이날 한화는 지난 시즌 불펜에이스로 활약했던 이태양을 선발로 기용했다. 시즌 초반 불펜에서 부진한 투구를 거듭한 이태양의 보직을 변경해 자신감을 찾고, 활용 가능성을 찾기 위한 시도다.

2017년 6월 24일 삼성전(3이닝 7실점) 이후 663일 만의 선발등판. 오랜만의 선발 마운드가 낯설었는지 경기 초반은 흔들렸다. 한화 수비도 이태양을 도와주지 못했다. 1회말 1사후 황재균의 라인드라이브 타구에 좌익수 양성우가 글러브를 내밀었지만 포구에 실패해 3루타.

이어 강백호의 타구도 중견수 제라드 호잉이 펜스 앞에서 위치를 잡았지만, 마지막에 미끄러지면서 포구에 실패해 3루타가 됐다. 연속 실책성 3루타 2개로 선취점 허용(0대 1). 이어 멜 로하스의 1루 땅볼 때는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던 이태양 본인의 실책으로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2점째를 내줬다.

2회에도 힘겨운 투구가 계속됐다. 박경수의 선두타자 2루타로 시작해 1사 3루에서 장성우의 적시타, 심우준의 안타, 김민혁의 적시타가 잇달아 터졌다(0대 4). 이어 황재균의 내야 땅볼에 3루 주자까지 홈을 밟으면서 5실점, 점수는 0대 5까지 벌어졌다.

경기 초반 정신없이 얻어맞은 이태양은 3회부터 조금씩 안정을 찾았다. 3회 로하스-유한준-박경수를 삼자범퇴로 처리했고 박경수 상대론 이날 경기 첫 삼진도 잡았다. 4회에도 안타 2개로 무사 1, 3루 위기를 맞았지만 심우준을 병살타로, 김민혁을 1루 땅볼로 잡고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5회에도 올라온 이태양은 1사후 강백호 상대로 9구 승부 끝에 이날 첫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로하스를 3루 땅볼로 잡은 뒤 유한준과 11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우익수 뜬공 처리, 5회도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6회부터 김종수에게 마운드를 넘긴 이태양은 이날 경기 임무를 마쳤다.

이날 이태양의 등판은 ‘절반의 성공’에 가까웠다. 기록만 보면 5이닝 8피안타 5실점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진 못했다.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46km/h를 기록했지만 대부분의 공이 130km/h 후반대에 그치면서 KT 타자들을 구위로 압도하진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패스트볼(35구)과 비슷한 비율로 주무기 포크볼(31구)을 던지면서 정타를 피하는 피칭을 펼쳤다.

다만 오랜만의 선발등판에서 5이닝을 채웠다는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이태양의 종전 한 경기 최다이닝은 2017년 6월 18일 삼성전에서 기록한 5이닝. 종전 한 경기 최다투구수도 같은 경기에서 던진 88구였다. 지난해엔 3월 30일 SK전과 5월 5일 삼성전에서 던진 4.1이닝 73구가 최다이닝, 최다투구수였다.

이후 필승조로 자릴 잡은 뒤엔 한 경기에서 좀처럼 많은 공을 던질 기회가 없었던 이태양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전 한용덕 감독은 “투구수 제한을 두지 않겠다”며 가급적 긴 이닝을 맡기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태양은 5이닝 동안 83구를 던지면서 감독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했다. 선발 복귀전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이태양이 남은 시즌 선발투수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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