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이 리커버리 야구단 창단식에 참석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사진=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이만수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이 리커버리 야구단 창단식에 참석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사진=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엠스플뉴스]

홈리스. 조현병 환자. 은둔형 외톨이. 한국 사회에서 이들은 이웃이 아닌 ‘타자’로 여겨지는 대상이다. 사회로부터 소외된 이들을 사람들은 막연한 편견과 두려움을 갖고 대한다. 하지만 야구를 통해 이들의 자활을 돕고,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면 어떨까. ‘리커버리 야구단’은 바로 이런 목적으로 창단한 사회인 야구단이다.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은 5월 11일 최근 경기도 남양주에서 열린 리커버리 야구단 창단식에 다녀온 소감을 전했다. 리커버리 야구단은 다양한 계층의 도시빈민들에게 자활과 새로운 삶을 지원하는 ‘바하밥집’에서 홈리스 회복을 위해 준비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이 이사장은 “리커버리 야구단은 아주 특별했다. 홈리스 청년들과 봉사자로 구성된 야구단으로서 스포츠가 홈리스의 회복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궁금해 실험적인 시도로 만들어진 팀”이라 전했다. 아주 격렬하지 않으면서도 팀 스포츠라는 점, 홈리스 대상자의 연령과 건강상태를 고려해 다양한 스포츠 종목 가운데 야구를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HBC 유소년 야구단을 이끄는 한화 이글스 출신 한상훈, 권혁돈 감독이 자원봉사로 리커버리 야구단 선수 지도를 맡는다. 창단식에선 연예인 야구단 ‘조마조마’와 경기도 치렀다.

이 이사장은 “창단식에 참석하기 전에는 홈리스 야구단이라 여러모로 초라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졌다. 그러나 창단식에서 만난 선수단은 여느 사회인야구팀 못지않게 활기차고, 의욕이 넘치고, 멋져 보였다. 그동안 가졌던 편견이 무너지는 날이었다. 첫 훈련을 시작한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은 홈리스 야구팀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잘 해냈다”고 찬사를 보냈다.

창단식에 참석한 리커버리 야구단과 연예인 야구단 조마조마(사진=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창단식에 참석한 리커버리 야구단과 연예인 야구단 조마조마(사진=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야구가 리커버리 야구단 멤버들의 생활에 실제로 변화를 가져왔을까. 리커버리 하우스에 거주하는 한 조현병 환자는 야구를 시작하고 6개월이 지난 현재 의사가 놀랄 정도로 상태가 회복됐고, 약의 복용량도 줄였다. 또 은둔형 외톨이였던 한 멤버도 이제는 먼저 야구 연습을 하자고 조르고, 주장을 하고 싶다고 자청하는 등 놀라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 이사장은 “최근 관리 받지 못한 조현병 환자나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던 사람들의 범죄로 사회가 불안하고, 시민들의 피해도 매우 크다”고 지적한 뒤 “그런 면에서 리커버리 야구단의 활동이 매우 의미 있어 보인다”는 생각을 전했다. 리커버리 야구단은 주 1회의 훈련 뿐만 아니라 인문학 수업도 함께 받으며 회복의 의지를 다진다.

이어 이 이사장은 리커버리 야구단이 베네수엘라의 음악 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남미의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음악교육을 통해 올바른 사회화를 유도하고 , 범죄의 위험요소로부터 구해내는 ‘엘 시스테마’가 성공해서 건전한 사회환경을 조성하는데 큰 힘을 보탠 것처럼 스포츠도 충분히 그런 역할을 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꾸게 해주는 리커버리 야구단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끝으로 이 이사장은 “바쁜 시간을 쪼개어 봉사하는 일에 앞장선 두 후배(권혁돈, 한상훈 감독)도 자랑스럽고, 이런 프로그램을 생각해 낸 ‘바하밥집’에게 야구인으로서 감사하고 고마웠다”며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응원할 예정”이라고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