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김광현, PO 탈락에도 홀로 빛난 역투 보여줬다
-아쉬움 곱씹은 김광현 “후배 투수들 정말 잘해왔다, 이제 대표팀에 집중”
-KS 우승 가정 아래 김광현 메이저리그 재도전 허락 소문 돌았다
-나이 고려하면 올 시즌 종료 뒤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 구단이 대승적인 결단 내릴까

SK 투수 김광현은 1차전 역투에도 허망하게 팀의 플레이오프 시리즈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 이제 김광현의 대표팀 활약과 비시즌 거취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SK 투수 김광현은 1차전 역투에도 허망하게 팀의 플레이오프 시리즈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 이제 김광현의 대표팀 활약과 비시즌 거취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

SK 와이번스 ‘에이스’ 투수 김광현은 팀이 무기력했던 이번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홀로 빛났던 존재였다. 믿었던 팀 마운드가 연이어 붕괴했기에 김광현의 플레이오프 1차전 역투는 에이스로서 그의 존재 가치를 잘 보여준 그림이었다. 이제 김광현의 눈은 WBSC 프리미어12 대표팀과 더불어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향한다. 특히 김광현이 마음속에 조심히 품고 있던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이 이뤄질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3패로 무기력하게 탈락했다. SK는 구단 창단 최초로 플레이오프 탈락에다 포스트시즌 시리즈 싹쓸이 패라는 굴욕을 맛봤다. 투·타 밸런스가 모두 흔들린 SK는 정규시즌 보여준 위력적인 전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SK를 지탱한 건 김광현의 역투였다. 김광현은 10월 14일 문학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8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이날 총 92구를 소화했던 김광현은 투구 도중 왼 발가락이 살짝 찢어지는 부상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비록 팀이 무득점 침묵 끝에 연장 11회 0대 3 패배를 당했지만, 푹 쉬고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의 구위는 ‘역시 김광현’이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게 했다.

2차전과 3차전 선발 투수였던 앙헬 산체스(4이닝 6실점)와 헨리 소사(3이닝 4실점)의 부진을 보면 김광현이 얼마나 소중한 역투를 펼쳤는지를 더 잘 알 수 있다. 김광현은 3차전 불펜 등판도 불사했지만, 몸 상태를 고려한 SK 벤치의 판단으로 3차전 미출전 명단에 들어갔다. 결국, 김광현은 3차전 1대 10 완패를 지켜보며 팀의 플레이오프 시리즈 탈락을 받아들여야 했다.

김광현 "후배 투수들이 정말 고생했다, 선배로서 고맙게 생각해"

김광현은 올 시즌 17승 6패 평균자책 2.51로 맹활약했다. 정규시즌 최종전 승리까지 이끄는 에이스다운 역할을 보여줬다(사진=엠스플뉴스)
김광현은 올 시즌 17승 6패 평균자책 2.51로 맹활약했다. 정규시즌 최종전 승리까지 이끄는 에이스다운 역할을 보여줬다(사진=엠스플뉴스)

3차전 종료 뒤 만난 김광현의 표정엔 팀의 플레이오프 시리즈 탈락으로 진한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래도 김광현은 한 시즌 내내 고생한 후배 투수들을 향한 격려를 잊지 않았다.

김광현은 선수들은 끝까지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 부족한 점을 보완해 다음 시즌을 기약하겠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좋지 않았던 점을 투·타 전체가 노력해 개선해야 한다. 특히 체력 훈련에 집중해 다음 시즌은 초반부터 후반까지 체력이 떨어지지 않게 잘 관리하겠다. 무엇보다 후배 투수들은 최고로 잘해왔다.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해 체력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을 거로 예상했다. 그래도 정말 고생이 많았기에 선배로서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올 시즌 좋은 경험을 했으니 다음 시즌에 더 멋진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 확신한다며 시즌 마무리 인사를 전했다.

김광현은 짧은 휴식 뒤 곧바로 프리미어12 대표팀에 합류할 계획이다. 프리미어12 대표팀은 10월 11일부터 포스트시즌 탈락 팀 선수들을 중심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김광현은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함께 대표팀 선발 원투 펀치를 맡을 전망이다. 김광현은 정규시즌 좋았던 흐름을 대표팀에서도 이어가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사실 이번 SK의 포스트시즌 결과에 관심이 쏠린 이유 가운데 하나는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재도전 여부였다. 올 시즌 내내 김광현의 선발 등판 경기에 복수의 메이저리그 팀 스카우트 진이 집결했다. 스카우트들은 김광현의 투구를 면밀하게 분석하며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무대 도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재도전, 구단의 대승적인 결단에 달렸다

SK가 아닌 메이저리그 팀 유니폼을 입은 김광현의 투구를 내년 시즌 볼 수 있을까. SK 구단의 대승적인 결단에 달린 문제다(사진=SK)
SK가 아닌 메이저리그 팀 유니폼을 입은 김광현의 투구를 내년 시즌 볼 수 있을까. SK 구단의 대승적인 결단에 달린 문제다(사진=SK)

올 시즌 야구계에선 SK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할 경우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대승적으로 허락해줄 거란 소문이 쏟아졌다. 평소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재도전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태도 속에서도 구단의 허락이 필요하다며 완전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실제로 메이저리그 2~3개 구단은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올 시즌 종료 뒤 영입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K의 플레이오프 시리즈 탈락이란 결과로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무대 재도전 여부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정규시즌 1위를 달리다 최종 3위로 마친 흐름에서 내년 시즌 김광현의 이탈은 SK에 엄청난 치명타다. 시즌 막판 팀 상황을 고려하면 팀 에이스 위치에 있는 김광현이 직접 구단에 메이저리그 재도전 의사를 전달하기도 어려운 분위기다.

사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이대로 포기하기도 아쉬운 상황이다. 김광현은 1988년생으로 내년 시즌이면 33세가 된다. FA 자격 재취득은 2년이 지나야 가능하다. 현실적으로 나이를 고려하면 올 시즌 종료 뒤가 메이저리그 재도전의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대다수 SK 팬도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응원하는 분위기다. 구단이 10여 년 넘게 팀에 헌신한 에이스 투수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도와주길 바라는 게 SK 팬들의 마음이다.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나든 결국 ‘키’는 SK 구단이 쥐고 있다. 만약 구단의 허락이 없다면 김광현은 2년을 더 기다린 뒤 35세의 나이로 메이저리그 재도전 자격을 얻는다. 반대로 극적인 반전 흐름이 있다면 김광현은 올 시즌 종료 뒤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에 재도전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준비는 끝났다. 과연 김광현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구단의 허락 아래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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