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방미인 이정현, KBL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의 선수

-오그먼 감독 “NBA에서도 제 역할 할 선수”

-브라운 “탁월한 득점력에 포인트 가드 못잖은 패싱력까지 갖췄어”

-이상범 감독 “자기발전을 향한 끊임없는 고민과 연습이 현재를 만든 것”

전주 KCC 이지스 슈팅 가드 이정현(사진 왼쪽)(사진=KBL)
전주 KCC 이지스 슈팅 가드 이정현(사진 왼쪽)(사진=KBL)

[엠스플뉴스]

(이)정현이가 못하는 게 있어?

전주 KCC 이지스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의 말이다.

이정현은 올 시즌 48경기에서 뛰며 경기당 평균 16.9득점, 4.5어시스트, 3.1리바운드, 1.3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내국인 선수 득점 1위(전체 14위), 어시스트 4위다.

이정현은 내·외곽을 휘저으며 득점을 쌓고, 웬만한 포인트 가드 못잖은 패싱력을 자랑하며 어시스트를 늘린다. 특히나 장신 선수와의 픽앤롤, 픽앤팝 등 2:2 플레이는 강 혁(현 창원 LG 세이커스 코치) 이후 KBL 최고로 평가받는다.

오그먼 감독이 이정현은 미국 프로농구 NBA에서도 제 역할을 할 선수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팀 동료 브라운 “이정현은 탁월한 득점력에 포인트 가드 못잖은 패싱력까지 갖췄어”

전주 KCC 이지스 이정현(사진=KBL)
전주 KCC 이지스 이정현(사진=KBL)

이정현은 올 시즌 유력한 MVP(최우수선수) 후보다. 개인 기록만 보면 뚜렷한 경쟁자가 없을 정도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함지훈이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지만, 개인 기록에서 차이가 크다.

함지훈은 올 시즌 51경기에서 뛰며 평균 9.5득점, 4.4리바운드, 3.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이정현처럼 팀 핵심으로 보기엔 어려움이 있다. 현대모비스엔 라건아, 섀넌 쇼터, 양동근, 이대성 등 한국 농구 대표팀에 버금가는 슈퍼스타들이 넘치는 까닭이다.

꾸준함에서도 이정현은 KBL 최고로 평가받는다. 어떤 상대를 만나든 제 몫을 한다. 올 시즌 48경기 가운데 한 자릿수 득점에 머문 경기는 6번뿐이다. 42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18년 12월 29일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선 생애 첫 트리플 더블을 달성했다. 당시 이정현은 14득점, 11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참고로 이정현은 이 경기 이후부터 23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2019년 세계 남자 농구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참가로 어느 때보다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경기력에 변함이 없는 이정현이다.

이정현의 팀 동료 브랜든 브라운은 (오그먼) 감독께서 말한 대로 (이정현은) KBL에서 가장 NBA에 근접한 선수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슛을 성공시킬 땐 세계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스테판 커리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운영과 패싱력도 대단하다. (내가) 올 시즌 KCC에 안착할 수 있었던 건 이정현의 공이 컸다고 했다.

이정현이 타고난 선수? “철저한 자기 관리 없이는 저 위치까지 못 올라가”

이정현은 프로 데뷔 시즌부터 남다른 득점력을 보였다. 안양 KGC 인삼공사에서 뛴 2010~2011시즌 54경기 평균 13.0득점, 2.8어시스트, 2.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정현은 “대학 때부터 1:1 공격엔 자신이 있었다”며 “당시엔 팀 득점을 책임지는 3번(스몰 포워드)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정현이 KBL 최고 선수로 평가받는 이유엔 패싱력이 있다. 브랜든 브라운, 하승진 등 장신 선수를 활용하는 능력이 웬만한 포인트 가드보다 낫다.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유재학 감독은 이정현은 한국에서 2:2 플레이를 가장 잘하는 선수라며 득점력에 패싱력까지 갖춘 선수인 까닭에 상대하는 입장에선 죽을 맛이라고 했다. 현대모비스 슈팅 가드 이대성도 정현이 형은 정상적인 수비로 막을 수 없는 선수라며 폭발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동료를 활용할 줄도 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이정현은 패싱력이 특출 난 선수가 아니었다. 본인이 말했듯이 폭발적인 득점력을 앞세워 팀을 승리로 이끄는 주득점원이었다.

데뷔 때는 공격력만 돋보인 선수였다. 하지만, (김)태술, (은)희석, (김)성철이 형 등 동료를 활용할 줄 아는 선배를 만나면서 패스에 눈을 떴다. 스스로도 장점이 하나뿐인 선수보다 두루두루 잘하는 이가 되고 싶었다. 내·외곽을 휘젓고, 포인트 가드 역할까지 맡을 수 있는 슈팅 가드를 목표로 정말 많이 준비했다.이정현의 말이다.

KGC에서 이정현의 성장을 지켜본 이상범 감독(현 원주 DB 프로미)은 “이정현은 프로 데뷔 때부터 ‘최고’로 평가받는 선수였다”며 “하지만, 자기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연습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다재다능한 한국 최고의 선수로 올라선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어떤 감독이 저런 선수를 안 좋아할 수 있겠느냐”고 옛 제자를 칭찬했다.

KBL 감독, 선수 등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의 선수. 이정현은 올 시즌 MVP는 물론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릴 수 있을까.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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