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일 만에 코트로 복귀한 김우람, 차기 시즌 KT 새 주장으로 선임

-김우람 “2시즌 가까이 뛰지 못한 설움, 차기 시즌에 모두 털어낼 것”

-“코트 안팎에서 솔선수범하며 차기 시즌 막판까지 팀과 함께 나아가겠다”

-“건강한 모습으로 코트를 휘저으며 오랜 재활 기다려준 모든 분께 기쁨 드릴 것”

부산 KT 소닉붐 새 주장 김우람(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부산 KT 소닉붐 새 주장 김우람(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수원]

1분 11초

2018-2019시즌 부산 KT 소닉붐 가드 김우람이 코트를 누빈 시간이다. 김우람은 2017년 11월 4일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큰 부상으로 쓰러졌다. 병원 진단 결과 무릎 십자인대파열이었다.

김우람이 코트로 복귀하는 데는 무려 510일이 걸렸다. 2018-2019시즌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창원 LG 세이커스와의 경기에서야 코트를 밟았다.

김우람은 2시즌 가까이 재활에만 몰두했다오랜 기다림 끝에 코트에 다시 섰을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농구가 보기 싫은 날이 많았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이송엽 트레이너를 비롯한 많은 분이 도와주고 믿어준 덕분에 코트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성실함의 상징’ 김우람, 만감이 교차했던 2018-2019시즌

2011년 KBL(한국프로농구)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선 김우람의 이름을 들을 수 없었다. 10개 구단 모두 김우람을 선택하지 않은 까닭이다.

하지만, 김우람은 농구공을 놓지 않았다. KBL 2군 드래프트에서 전주 KCC 이지스의 지명을 받아 힘겹게 프로선수의 꿈을 이뤘다. 2011-2012시즌 평균 출전 시간은 3분 4초에 불과했지만, 13경기나 뛰었다. 프로 2년 차 땐 31경기에서 뛰며 경기당 평균 3.4득점, 1.2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늘어난 평균 출전 시간(3분 4초->10분 15초)에서 알 수 있듯이 주축 식스맨으로 올라섰다. KCC와의 계약 만료 후엔 현 소속팀 부산 KT 소닉붐과 손을 잡아 큰 성장을 이뤘다. 2013-2014시즌 정규리그 전 경기(54) 평균 23분 59초를 뛰었다. 7.0득점, 1.8어시스트, 1.7리바운드 등 평균 기록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여줬다.

군 복무를 마친 뒤에도 김우람은 KT의 중심 선수로 활약을 이어갔다. 2016년 4월엔 첫 FA 자격을 얻어 연봉 1억 9,000만 원에 계약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직전 시즌 연봉보다 4배가 올랐다. 이는 당시 KBL 역대 최고 연봉 인상률이었다. 성장을 거듭하던 시점에 찾아든 장기 부상만 아니었다면, 김우람은 새로운 기록을 썼을지도 모른다.

KT 관계자는 (김)우람이는 KBL에서 가장 성실한 선수라며 코트 안팎에서 보고 배울 점이 아주 많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 부상을 이겨내고 코트로 복귀할 수 있었던 것도 특유의 성실함 덕분이다. 평범한 선수였다면 은퇴를 고민할 수 있는 상황을 이겨냈다. 2018-2019시즌 우람이의 복귀전에서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낸 이유라고 했다.

김우람은 수준급 돌파력과 정확한 슈팅력을 갖춘 듀얼 가드다. 2018-2019시즌 ‘양궁농구’로 돌풍을 일으킨 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

김우람은 코트 밖에서 지켜본 팀이 잘 나가는 걸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허 훈, 양홍석 등 젊은 선수 중심으로 팀이 발전해 나가는 게 보기 좋았지만, 한편으론 나도 함께 뛰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았다고 말했다.

김우람은 이어 하지만, 당장 코트 위에서 팀에 보탬이 될 순 없었다. 밖에서 동료들을 응원하고, 재활에 몰두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차기 시즌부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만큼 그간의 아쉬움을 털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KT 새 주장으로 거듭난 김우람 “오랜 시간 기다려준 모든 분께 보답할 차례”

부산 KT 소닉붐 김우람(사진=KBL)
부산 KT 소닉붐 김우람(사진=KBL)

부산 KT 소닉붐은 6월 5일부터 2019-2020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이전 시즌과는 다른 훈련법이 눈에 띈다.

KT는 경기도체육회 소속 육상, 역도 코치를 초빙해 주 2회 체력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뛴 걸음 시 올바른 호흡과 스텝을 배우고, 순간 스피드와 점프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운동에 집중한다. 비시즌 하체 훈련을 철저하게 진행해 차기 시즌엔 부상 선수로 고민하는 일이 없도록 하려는 뜻도 숨어있다.

KT는 주 2회 스킬 트레이닝도 진행 중이다. 한 번은 농구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킬 팩토리의 도움을 받고, 나머지 하루는 코치진과 함께 스킬 향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팀 스킬 룸에서 기계를 활용해 진행했던 지난 시즌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훈련이다.

KT는 이에 앞서 새 시즌을 이끌 주장도 새로이 뽑았다.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끌던 김영환을 대신해 510일 만에 코트로 돌아온 김우람에게 주장을 맡겼다.

김우람은 (김)영환이 형이 ‘이제 내려놓을 때가 된 거 같다’며 주장직을 넘겨줬다코칭스태프와의 상의 끝에 차기 시즌 주장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2시즌 가까이 팀을 떠나있었음에도 신뢰를 보내줘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팀 선택에 후회가 들지 않도록 코트 안팎에서 솔선수범하겠다고 했다.

김우람은 두 달간의 휴식기 가운데 딱 3주만 쉬었다. 재활과 웨이트 트레이닝에 몰두하면서 남들보다 빨리 차기 시즌을 준비했다. 5일부터 시작된 팀 훈련에서도 누구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 KT 관계자는 우람이가 비시즌부터 주장 역할을 확실히 하고 있다코칭스태프와 팀원들 모두 든든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KT 새 주장 김우람이 바라는 건 딱 하나다. 지금처럼 팀원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2019-2020시즌 마지막까지 나아가는 것이다.

김우람은 개인적으론 건강이 최우선이라며 시즌에 돌입하면 하나씩 다른 목표를 잡아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막중하다. 믿어준 분들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팀이 한 단계 올라서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 차기 시즌엔 건강한 몸으로 코트를 휘젓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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