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 수상한 아산 무궁화축구단 안현범

-측면, 중앙 미드필더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 멀티 플레이어로 성장

-“치열한 경쟁 뚫고 수상, 자리 가리지 않고 많이 기용해준 감독님 덕분”

-“전역하면 K리그1 베스트 11, 국가대표에도 도전할 것"

아산 안현범은 12월 5일 비시즌 기간에도 운동장에 나와 훈련을 하고 있었다(사진=엠스플뉴스 박찬웅 기자)
아산 안현범은 12월 5일 비시즌 기간에도 운동장에 나와 훈련을 하고 있었다(사진=엠스플뉴스 박찬웅 기자)

[엠스플뉴스]

내년에도 K리그 대상 시상식 무대에 다시 서고 싶어요. 내년엔 원소속팀 제주에도 복귀하니까 K리그1, 2가리지 않고 열심히 뛰어서 어느 리그에서든 베스트11 상을 받아보고 싶습니다.

아산 무궁화 축구단 미드필더 안현범은 2018년 최고의 연말을 보내고 있다. 안현범은 12월 3일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 대상’ K리그2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에 뽑혔다. 안현범이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을 한 건 2016시즌 제주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이후 2시즌 만이다.

안현범은 2018년 군 복무를 위해 경찰 대학 산하 팀인 아산 무궁화 축구단에 입단했다. 일찌감치 군 복무를 마친 뒤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단 생각이었다. 아산에 합류한 안현범은 올 시즌 27경기에 출전해 5골 2도움을 올렸다. 안현범의 활약 속에 아산은 올 시즌 K리그2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아산은 팀이 해체될 위기에 놓였다. 경찰대가 아산에 9월 의경 선수 수급 불가’를 통보한 까닭이다. 2019년 2월이면 14명의 선수만 남고 모두 전역한다. K리그 최소 선수 자격요건(20명)을 따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아산은 올 시즌 K리그2에서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K리그1 승격에 실패했다. 아산은 현재 시민구단 창단을 위해 힘쓰고 있다. 창단 여부는 12월 20일 전까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무궁화 축구단 해체가 예고된 상황이라 선수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훈련에 집중하며 흔들림 없이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엠스플뉴스는 5일 아산 훈련 현장을 찾았다. 팀의 위기 속에서도 선수들의 훈련 분위기는 밝았다. 비시즌 기간에도 열심히 몸만들기에 한창인 안현범을 엠스플뉴스가 만나봤다.

“미드필더 수상 경쟁 치열... 멀티 플레이어로 키워주신 감독님 덕분”

안현범이 2018 KEB하나은행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2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사진=엠스플뉴스 박찬웅기자)
안현범이 2018 KEB하나은행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2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사진=엠스플뉴스 박찬웅기자)

축하합니다. ‘K리그2 베스트11 미드필더 상’을 받았습니다.

정말 제가 상을 받을 줄 몰랐습니다. 미드필더에 뛰어난 선수가 많았거든요. 미드필더 상은 중앙과 측면을 통합해 수여하기에 더 경쟁이 치열했다고 생각해요. 베스트11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올 시즌 27경기에 출전해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친 덕이 아닐까요?

감독님께서 한 곳을 정해놓지 않고 빈자리가 있으면 절 넣으셨어요. 기존 윙 포워드나 풀백으로 뛰기도 했고, 공격수로도 출전한 적이 있습니다. 감독님 덕분에 멀티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경기마다 포지션이 바뀌어 적응하는데 어렵진 않았습니까.

사실 스트라이커로 첫 경기에 나섰을 땐 혼란스럽긴 했어요. 어떻게 경기를 펼쳤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산은 압박을 통해 상대를 가둬 놓고 플레이를 해요. 박 감독님께서 절 스트라이커로 기용한 건 제가 활동량이 좋다 보니 전방부터 압박하라는 의미였던 것 같아요.

포지션별로 선수가 있음에도 안현범 선수를 기용한 건 그만큼 박 감독이 안현범 선수를 신뢰하기 때문 아닐까요.

감독님께 전달받은 역할은 경기마다 어떻게든 해내고 경기장에서 나오려 합니다. 이 부분에서 감독님께 믿음을 얻은 듯합니다.

박 감독이 조언도 많이 해주는 편인가요?

평소 훈련할 땐 제게 프로 대선배처럼 다가오세요. 푸근하게 느껴집니다. 선수 경험에서 나오는 뼈있는 조언도 많이 하시고요.

“자아 성찰이요. 개인 시간에 제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안현범이 아산 입대 후 가장 자주 듣는 말은 '얼굴 좋아졌다'는 얘기다(사진=엠스플뉴스)
안현범이 아산 입대 후 가장 자주 듣는 말은 '얼굴 좋아졌다'는 얘기다(사진=엠스플뉴스)

입대한 지 벌써 1년이 다 돼갑니다. 2018시즌을 돌아본다면.

제가 프로 경력 4년 차인데 여지껏 매 시즌마다 부상을 당했어요. 올 시즌은 발목 인대가 끊어졌죠. 큰 부상이었지만 6주 만에 복귀했어요. 다행히 다른 시즌보단 빨리 복귀했습니다.

공백이 짧았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군대에 있기 때문 아닐까요. (웃음) 딴짓하지 않고 자기 관리만 하니까 몸이 빨리 나았나 봐요.

안현범만의 몸 관리법이 있을까요?

군대에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잖아요. 밥도 세 끼 꼬박꼬박 일정한 시간에 먹고요. 규칙적인 생활이 계속 반복이 되니까 몸이 적응된 것 같습니다. 생활 방식이 일정해 지면서 부상도 빨리 낫고, 컨디션도 좋은 것 같아요. 주변에선 오히려 군대 가더니 얼굴이 더 좋아졌다고 해요(웃음).

군 팀에 온 뒤 가장 도움이 된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제 스스로를 평가할 수 있는 개인 시간이 생겼다는 거죠.

자아 성찰 시간이군요.

맞습니다. 올 시즌 골 결정력이 좋지 않았어요. 결정력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전역 후에도 규칙적인 생활 방식을 이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합니다.

팀 동료 중엔 프로에서 많은 경력을 쌓은 뒤 입대한 선수가 여럿 있습니다. 동료들에게 배우는 점이 많을 것 같은데요.

프로 경력으로든 경찰청 기수로든 막내라 많은 걸 배우고 있습니다. 동기였던 (황)인범이가 나간 후에 선임들이 절 너무 좋아해요.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 아, 아닙니다. (웃음)

네?

아닙니다. 제가 형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어 너무 좋습니다(웃음). 선임도 그렇고 같은 기수도 그렇고 형들이 저를 잘 챙기는 편이에요. (고)무열이형, (김)준수 형도 있고 선임인 구대영, 조성준 등 좋은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누구와 가장 친하게 지내나요?

얼마 전에 전역한 (김) 현이 형이요. 가장 절 챙겼어요. 현이 형이 전역해서 아쉽지만, 남은 선배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동기였던 대전 시티즌 황인범이 9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획득해 아산에서 조기 전역했습니다. 전역 후 달라진 점이 있었습니까.

저나 (황)인범이나 막내였는데, 인범이가 전역해서 군 생활이 꼬였죠(웃음). 시상식에서 만나 안부정도 물었습니다. 비즈니스 관계니까요(웃음).

“국가대표? 열심히 뛰다 보면, 언젠가는 기회 오겠죠"

아직 아산에서 배워야 할 게 더 많이 남았다는 안현범(사진=엠스플뉴스)
아직 아산에서 배워야 할 게 더 많이 남았다는 안현범(사진=엠스플뉴스)

내년 시즌 전역입니다. 정확히 언젭니까.

2019년 8월 12일 전역입니다.

아직 9개월 남았습니다.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웃음). 아직 아산에서 배울 게 많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얼른 기량을 끌어 올릴 생각뿐입니다. 언제나 자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내년 시즌 아산이 K리그2에 참여해야 할 텐데 팀 사정이 녹록치 않습니다.

그 점이 시즌을 치르는 내내 불안 요소였어요. 다행히 한국프로축구연맹 권오갑 총재님께서 긍정적으로 축구단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내년 시즌에도 K리그2 경기에 나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4명 모두가 잘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갔으면 합니다.

내년 시즌 목표가 궁금합니다.

K리그 대상 시상식에 다시 참여하고 싶습니다. 내년 시즌엔 제주에도 복귀하니 K리그1, 2가리지 않고 열심히 뛸 겁니다. 어느 리그든지 베스트11에 후보로 올라 상을 받고 싶어요.

국가대표 목표도 있을 듯합니다. 대표팀 오른쪽 풀백엔 전북 현대 모터스 이 용 말곤 모두 경쟁 체제입니다.

아직 군 생활이 남았으니, 전역 후 생각하려 합니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이 있지만, 아시안컵을 바라보는 건 욕심이라고 생각해요. 전역 후에 욕심내야죠. 열심히 뛰면 언젠가 한 번쯤은 대표팀에 뛸 기횔 받지 않을까요? 내년 시즌도 지켜봐 주세요.

박찬웅 기자 pcw0209@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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