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3월 9일 경남 FC전 이후 공식전 12경기 연속 ‘무승’

-5월 14일 지휘봉 잡은 유상철 감독 “더 내려가면 곤란해”

-인천 주장 남준재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고비 넘어설 수 있도록 모든 선수가 힘 합쳐야 할 때”

5월 24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동점골 이후 기쁨을 나누고 있는 상주 상무 선수단(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5월 24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동점골 이후 기쁨을 나누고 있는 상주 상무 선수단(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

인천 유나이티드는 5월 14일 유상철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2018년 6월 9일부터 인천 지휘봉을 잡았던 노르웨이 출신 욘 안데르센 감독이 물러난 지 29일 만이었다.

인천은 3월 9일 경남 FC와의 K리그1 2라운드 승리 후 공식전 10경기(FA컵 포함)째 승리를 거두지 못한 상태였다. 완전히 내려앉은 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선 대전 시티즌과 전남 드래곤즈 등에서 검증된 유 감독의 ‘소통’ 능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휘봉을 잡은 지 얼마 안 된 까닭일까. 인천은 여전히 승리와 거리가 멀다. 새 출발을 알린 뒤에도 승리는 없다. 2경기에서 모두 졌다.

7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한 팀이 5월 19일 대구 FC와의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24일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선 경남전 이후 리그 11경기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이 점을 빼면 긍정적인 부분을 찾기 어려운 인천이다.

팀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성공한 인천? 아직 갈 길이 멀다

인천 유상철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인천 유상철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유상철 감독은 팀 분위기를 바꾸는 데 주력했다. 선수에게 먼저 다가가 격의 없이 소통했다. 선수들이 이전까지의 결과는 모두 잊고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힘썼다.

유 감독은 인천 선수단과 첫 미팅을 가졌을 때 느꼈다리와 인연을 맺지 못한 시간이 길어지면서 모두가 풀이 죽은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효과가 있었다. 최하위 인천은 선두권 경쟁 중인 리그 4위 대구 FC 원정에서 접전을 벌였다. 선제골을 내줬지만,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문창진이 멋진 발리슛으로 동점골을 뽑았다. 경기 종료 15분을 남기고서 역전을 허용하며 패했지만, 희망을 봤다. 그라운드 위 모든 선수가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며 대구를 여러 차례 몰아붙였다.

새 출발을 알린 지 10일이 지나선 상주 상무를 만났다. 유 감독은 승리를 바라봤다. 팀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고, 대구전에서 보여준 활발한 움직임에 기대를 걸었다.

인천은 상주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포지션과 관계없이 그라운드 위 모든 선수가 수비에 가담하는 등 승리를 향한 강한 의지도 보였다. 특히나 주장 남준재와 왼쪽 풀백 김진야는 후반전 체력이 걱정될 정도로 뛴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인천은 웃지 못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출신 미드필더 윤빛가람, 인천 출신 박용지, 송시우 등이 총공세에 나선 상주에 2골을 연달아 내줬다. 후반 막판 문창진, 하마드 등이 상주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동점골은 터지지 않았다.

상주전을 마친 유 감독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희망을 얘기했던 대구전과는 사뭇 다른 얼굴이었다. 유 감독은 경기에선 졌지만 이전보다 나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공수 전환 시 조직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감독은 이어 축구는 팀 스포츠다. 개인도 중요하지만, 팀을 위해서 희생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이날 경기에 뛴 몇몇 선수는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였다.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 이상 내려가면 안 된다. 6월 A매치 휴식기(3~14일) 전까지 2경기가 남았다. 일정이 빡빡하다. 5월 2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주중 경기를 치른 뒤 4일 쉬고 성남 FC와 대결을 벌인다. 현재 인천엔 과정보다 결과가 필요하다. 내용을 포기하더라도 승점 3점을 가져올 수 있는 경기를 준비해야 할 거 같다.유 감독의 말이다.

인천 ‘주장’ 남준재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인천 유나이티드 남준재(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남준재(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가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가장 마음고생이 심한 선수가 있다. 그는 유상철 감독의 질책에 가장 큰 책임을 느끼기도 한다. 올 시즌 생애 첫 주장을 맡은 남준재다.

인천은 올 시즌 남준재의 활약에 기대를 걸었다. 전지훈련부터 최고의 몸 상태를 보인 까닭이다. 2019시즌 유일하게 승전고를 울린 K리그1 2라운드 경남 FC와의 경기에서도 골맛을 봤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남준재는 경남전에서 뇌진탕 부상을 당했다. 3월 31일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선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저돌적인 침투와 날카로운 슈팅력을 앞세워 인천 공격을 이끄는 남준재의 공백은 치명타였다. 여기에 스테판 무고사의 목 부상까지 겹치면서 인천은 추락을 거듭했다. 하나둘 완벽하지 않은 몸을 이끌고 그라운드로 돌아왔지만, 승리 소식은 아직 없다.

상주전을 마친 남준재는 주장으로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내가 많이 부족하단 걸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전이나 상주전은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 고비를 넘기지 못한 게 아쉽다. 경기마다 실점을 내주고 있는데 냉정함과 집중력이 필요하다. 1골을 넣고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길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인천은 상주전을 마친 뒤 30분이 넘는 미팅 시간을 가졌다. 인천 관계자에 따르면 “보통 경기 후 미팅은 감독이 경기 총평을 하고 마친다”며 “팀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미팅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준재는 유상철 감독께서 경기 후 프로축구 선수의 자세를 강조했다간절함이 보이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장이 앞장서서 팀을 이끌어야 하는 데 죄송한 마음이다. 우린 결과와 관계없이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해야 한다. 후배들이 보고 따를 수 있도록 마음가짐과 맡은 역할에 더 집중하겠다고 했다.

남준재는 “개선해야 할 건 하루빨리 고치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유상철 감독께서 오신 뒤 바뀐 분위기를 살려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유상철 감독께서 오신 지 열흘이 지났다. 아직 승리는 없지만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이전엔 훈련장에서 준비한 게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대구전과 상주전에선 개선된 게 보였다. 이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 훈련장에서부터 너나 할 것 없이 ‘한 발 더 뛴다’는 자세를 갖고 임해야 한다. 이 고비만 넘어서면 분명 기회는 온다. 어떻게든 바꿔야 한다.남준재의 말이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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