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 목동에 모인 축구계 거미손 “헌혈하러 왔습니다”

-“코로나19로 헌혈자 크게 줄었다는 사실 외면할 수 없었다”

-“반가운 얼굴과 하고 싶은 얘기 많지만 혹시 모를 일 대비해 꾹 참았다”

-“총선 출마자 비롯한 저명인사들이 혈액 부족 해결에 앞장서 줬으면 한다”

골문을 지키는 거미손들이 3월 12일 목동종합운동장에 모였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골문을 지키는 거미손들이 3월 12일 목동종합운동장에 모였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목동]

3월 12일 목동종합운동장에 골문을 지키는 거미손이 모였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혈액이 부족해진 걸 알고 두 팔을 걷어붙였다.

이 자리엔 AFC(아시아축구연맹) 박영수 골키퍼 코칭 강사, 전·현직 골키퍼 모임 ‘마지막 희망’ 김용대 대표, 성남 FC 전상욱 U-12 감독, 스포잇 권정혁 대표 등 축구계 거미손이 함께했다.

현역 시절 한국 축구 대표팀 골문을 지킨 김용대는 박영수 선생께서 ‘골키퍼들이 코로나19로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는 분들을 위해 헌혈과 기부에 앞장서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큰 고민 없이 이 자리에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용대는 이어 자세히 알아보니 코로나19로 헌혈자가 크게 줄었다고 하더라. 혈액이 긴급히 필요한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온 국민이 어려운 시기다. 평소보다 건강관리에 유념해서 하루빨리 코로나19를 이겨냈으면 한다고 했다.

목동에 모인 축구계 거미손 “헌혈하러 왔습니다”

헌혈하고 있는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김용대 골키퍼(사진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헌혈하고 있는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김용대 골키퍼(사진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이날 행사는 시작부터 끝까지 조용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목동종합운동장에 모인 전·현직 골키퍼들은 간단한 인사만 나눴다. 오랜만에 만난 선수들이 있었지만 거리를 두고 자신의 헌혈 차례를 기다렸다. 코로나19가 문제 될 수 있는 까닭이었다.

김용대는 좋은 일 하고 문제가 생기면 안 된다반가운 얼굴과 하고 싶은 얘기가 많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꾹 참아야 한다고 말했다.

목동종합운동장에 모인 전·현직 골키퍼들은 헌혈만 한 게 아니다. 그들은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환자들을 위한 기부금을 모았다. 이 성금은 코로나19 초기 진료자에게 필요한 ‘하이브리드 혈압계’ 등을 구매하는 데 활용한다. 남은 금액은 하이브리드 혈압계와 함께 대구 동산병원에 전달된다.

헌혈증을 전달하고 있는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김용대 골키퍼(사진 맨 오른쪽에서 두 번째)(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헌혈증을 전달하고 있는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김용대 골키퍼(사진 맨 오른쪽에서 두 번째)(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박영수 강사는 우리의 조그마한 도움이 지금보다 많은 사람을 움직이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저명인사들이 앞장서 어려움에 부닥친 분들을 도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4월 15일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총선에 출마하는 분들이 이런 일에 앞장선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한적십자사 서울중앙혈액원 관계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이 관계자는 병원에서 요구하는 혈액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군부대와 학교 등에서의 헌혈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이어 골키퍼 출신 선수들이 ‘도와주고 싶다’며 연락해왔다. 코로나19로 선뜻 나서기 어려운 상황에 큰 힘이 됐다. 더 많은 유명인사가 혈액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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