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KBO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위한 첫 정책으로 2017년 3월 9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중국야구협회(CBAA) 사무국에서 CBAA 및 헝달연합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해각서 체결 당시 서로 악수하고 있는 CBAA 레이쥔 회장, KBO 구본능 총재(사진=KBO).
KBO는 KBO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위한 첫 정책으로 2017년 3월 9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중국야구협회(CBAA) 사무국에서 CBAA 및 헝달연합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해각서 체결 당시 서로 악수하고 있는 CBAA 레이쥔 회장, KBO 구본능 총재(사진=KBO).

[엠스플뉴스]

+ KBO의 야심찬 중국 진출, 입찰 비리 의혹으로 얼룩졌다

+ 야구의 ‘야’도 관계없던 F사, 베테랑 업체 누르고 입찰 승리

+ KBO 입찰 책임자, 가족이 운영하는 F사가 낙찰되도록 기획했나

+ KBO 황당 답변 "해당 기획팀장,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휴가 중"

+ 법조계 ‘업무상배임죄, 입찰방해죄, 업무방해죄 성립’ 지적… 검찰이 수사해야

그동안 KBO(한국야구위원회)는 각종 사건, 사고가 터질 때마다 '남 탓'을 하기 바빴다. 승부조작은 ‘선수 탓’, 심판 뇌물수수 건은 ‘심판 탓’, 음주-폭행 사건이 터지면 ‘선수 관리를 잘못한 구단 탓'만을 외쳤다. 지금부터 엠스플뉴스가 보도할 'KBO 입찰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KBO가 '남 탓'을 할 수 있을지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KBO(한국야구위원회) 구본능 총재·양해영 사무총장 콤비는 KBO리그의 ‘양적’ 성장을 자랑으로 여긴다. 사상 첫 800만 관중 돌파와 10개 구단 체제 출범, 고교야구팀 70개 시대 등 외형적 성장을 자신들의 업적으로 내세운다. ‘야구 한류’ 이른바 중국 등 해외 진출도 구본능·양해영 콤비가 자랑하는 대표적 치적 가운데 하나다.

KBO는 2016년부터 ‘KBO 브랜드 글로벌화’를 내걸고 중국 진출 사업을 펼쳤다. 지도자 교류와 심판 파견, 야구장 건설 기술 지도 등 한국야구의 노하우를 중국에 전수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양국 리그 소속팀 및 국가대표팀 경기 개최, KBO 영상 컨텐츠의 중국 내 보급, KBO 브랜드 관련 상업 활동도 사업 계획에 포함했다.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KBO는 2016년 중국 시장 사업을 담당할 대행사를 선정했다. 나라장터(국가종합전자조달)를 통해 입찰 공고를 냈고, 두 건의 입찰에서 모두 ‘F’사가 선정됐다. 만약 KBO가 내건 계획대로 사업이 잘 진행돼 중국 시장을 개척한다면, 이는 한국야구의 위상을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가 될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간 KBO가 진행한 몇몇 사업과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 진출 입찰’도 자세히 살펴보면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엠스플뉴스가 오랜 취재 끝에 ‘이상한 점’의 실체를 파악했다. 그 의혹의 중심엔 역시나 KBO가 있었다.


업체의 제보 “KBO 입찰은 대부분 이미 낙찰자가 정해져 있다”

KBO 발주 입찰 공고 시작 및 마감 기간 분석 결과(사진=엠스플뉴스).
KBO 발주 입찰 공고 시작 및 마감 기간 분석 결과(사진=엠스플뉴스).

KBO는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두 건의 입찰을 진행했다. 첫 번째 입찰은 2016년 4월 25일 나라장터에 공고한 ‘KBO리그 중국시장 개척 마케팅 및 홍보 사업 대행업체 선정’ 입찰이었다.

이 사업은 5억 8천 700만 원의 예산이 배정된 사업으로, 금액이 꽤 큰 편이었다. 최종 낙찰자론 5억 8천 6백 6만 6천 원을 써낸 ‘F(페0)’사.

두 번째 입찰은 10월 12일 나라장터를 통해 공고한 ‘KBO리그 중국시장 진출 실행계획 수립 및 시범 운영 대행업체 선정 입찰’이었다. 이 입찰에서도 최종 낙찰자는 2억 5천 2백 7십만 원을 써낸 F사 차지였다.

두 건의 낙찰액을 합하면 8억 3천만 원이 넘는다. 국민 세금으로 집행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원금이 8억 원 이상이나 들어가는 큰 규모의 사업을 F사가 맡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KBO 중국 진출 파트너가 된 F사는 어떤 회사일까. 과연 중국시장 진출을 진행하고 야구 한류를 전파하는 중대한 사업을 수행하는 데 적합한 역량을 갖춘 회사일까.

이즈음 엠스플뉴스는 한 업체로부터 충격적인 제보를 받았다. KBO가 진행한 입찰에 참여했다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떨어진 적이 있다고 밝힌 이 업체 관계자는 “KBO 입찰은 대부분 이미 낙찰자가 정해져 있다”며 “KBO 임직원과 관계가 깊은 업체들이 ‘입찰 싹쓸이’를 해왔다”고 제보했다.

KBO 입찰 및 계약 의혹은 원체 오래전부터 풍문으로만 떠돌던 이야기였다. 얼마나 풍문이 많았으면 KBO 입찰 및 계약 관련 의혹을 밝히고자 경찰이 내사를 벌인 적도 있었다. 하지만, 경찰 내사에도 지금껏 ‘KBO 입찰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온 적은 거의 없었다.

업체 제보를 받은 엠스플뉴스는 지난해 6월부터 ‘KBO 입찰 비리 의혹’ 취재에 들어갔다. KBO가 나라장터를 통해 진행한 모든 입찰을 살펴보는 방식으로 취재를 진행했다. 그리고 드디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입찰’을 발견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KBO 중국 진출과 관련한 2건의 입찰이었다.

‘야구계에선 무명이었던’ 직원 5명의 영세 업체, F사는 어떻게 입찰 승자가 됐나

F사 홈페이지에 명기된 그간의 사업들. 2015년 KBO 김00 전 기획팀장이 일감을 주기 전까지 F사는 야구나 중국과는 별 관계가 없는 회사였다. 참고로 KBO 김00 전 기획팀장과 현 강00 기획팀장은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 사이임이 밝혀졌다(사진=엠스플뉴스)
F사 홈페이지에 명기된 그간의 사업들. 2015년 KBO 김00 전 기획팀장이 일감을 주기 전까지 F사는 야구나 중국과는 별 관계가 없는 회사였다. 참고로 KBO 김00 전 기획팀장과 현 강00 기획팀장은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 사이임이 밝혀졌다(사진=엠스플뉴스)

2011년 설립한 F사는 2016년 KBO 입찰 전까지 야구계에선 전혀 알려지지 않은 업체다. 등기상 대표이사인 유00 씨도 야구계에 아는 이가 없긴 마찬가지다. 이에 선정 당시 야구계 일각에선 ‘F사가 대체 뭐 하는 곳이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F사의 등기사항을 살펴보면 F사는 설립 이후 ‘정수기 및 비데 렌탈업’을 시작으로 ‘소프트웨어 및 소프트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 ‘소프트웨어 자문, 개발 및 유통업’ 등의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나온다. 야구나 중국 시장과는 전혀 무관한 사업이었다.

2014년에 진행한 사업도 ‘트랜스포머 30주년 기념 특별전’으로 야구의 ‘야’자도 관계없는 사업이었다.

F사가 야구와 중국으로 발을 넓힌 건 2015년부터다. F사는 2015년 ‘북경창의박람회 KBO 야구 홍보관 사업’을 맡으면서 야구 및 중국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F사에 이 사업을 맡긴 이는 확인 결과 KBO 김00 전 기획팀장이었다.

F사는 2016년부턴 아예 ‘야구’, ‘중국’에 올인했다. 그해 F사 ‘KBO 중국 시장 진출 전략 수립 컨설팅’과 ‘KBO리그 중국시장 개척 마케팅 및 홍보 사업’ 두 입찰의 최종 낙찰자가 된 게 결정적이었다. 이때 중국 관련 업체들 사이에선 “F사의 빽이 KBO"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이후에도 F사는 ‘KBO CBAA 유소년 야구캠프’와 ‘2016 KBO FAM TOUR(KOREA-CHINA BASEBALL FAM TOUR)’, ‘KBO 중국야구선수권대회 심판파견 시범사업’을 도맡았다. ‘정수기 렌탈 사업’을 하던 업체가 2015년 이후 야구로 방향을 틀어 KBO와 함께 다양한 사업을 펼친 것이다.

F사의 연혁과 사업영역 변경 내용. 2016년 4월 12일. F사는 KBO 입찰 공고일을 13일 앞두고 법인 등기부전부증명서에서 사업영역을 변경하고, 이사진까지 교체했다. 'KBO 중국 진출'에 초점을 맞춘 변경이었다(사진=엠스플뉴스)
F사의 연혁과 사업영역 변경 내용. 2016년 4월 12일. F사는 KBO 입찰 공고일을 13일 앞두고 법인 등기부전부증명서에서 사업영역을 변경하고, 이사진까지 교체했다. 'KBO 중국 진출'에 초점을 맞춘 변경이었다(사진=엠스플뉴스)

여기서 눈여겨볼 건 2016년 4월 12일이다. 이날 F사는 기존 주력사업과는 전혀 다른 분야인 ‘스포츠 마케팅업’과 ‘스포츠 전문인력 대리 및 관리업’ ‘여행 사업’ ‘스포츠시설 관리 운영업’ 등 관련 18개의 항목을 사업 영역에 추가했다.

대신 기존의 ‘전자 상거래업’ ‘소프트웨어 자문, 개발 및 공급업’ 등은 사업 영역에서 뺐다.

더 주목할 건 기존 사내이사 사임과 신규 사내이사 선임이었다. 2016년 4월 12일 등기상 사업 영역을 조정한 F사는 같은 날 기존 사내이사였던 강00, 강00씨, 감사 김00씨를 사임 처리하고, 유00씨를 새 사내이사로 취임시켰다.

그로부터 약 2주 후인 2016년 4월 25일. 이날 KBO는 ‘중국 시장 진출 실행계획 수립 및 시범 운영 대행업체 선정’ 입찰을 나라장터에 공고했다. 그리고 이 입찰에서 불과 2주 전까지 ‘전자 상거래와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이 주력 사업이던 F사가 최종 승자가 됐다. 여기까진 별 이상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아니다.

입찰 공고를 2주 앞두고 사내이사에서 사임한 강00씨(1971년생)와 대표이사를 지낸 강00(1975년생)은 친남매지간이었다. 또 F사의 감사를 지낸 김 모 씨(1953년생)는 이들의 어머니였다. F사 직원이 5명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F사는 일종의 ‘가족 회사’였던 셈이다. 백번 양보해도 여기까지 둘러봐선 큰 문제를 찾기 어렵다. 문제는 다음이다.

이들 ‘강 씨’ 가족과 KBO의 관계다. 엠스플뉴스는 강씨 가족이 다니는 ‘00교회’에서 강 씨 가족과 KBO 기획팀장 강00 씨가 특별한 관계임을 확인했다. 바로 KBO 강00기획팀장이 이 ‘강 씨 가족’의 장남임이 밝혀진 것이다.

그러니까 ‘KBO 중국 진출’ 관련 2번의 입찰에서 8억 3천만 원을 쓸어간 F사는, KBO 팀장의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였던 것이다.

프로야구 중국 진출 입찰 담당자였던 KBO 기획팀장.

'가족 회사'가 낙찰되도록 기획했나

나라장터에 올라온 중국 진출 입찰 두 건의 담당자는 KBO 강00 기획팀장이었다. 결과적으로 KBO 입찰건 가운데 최고액에 해당하는 2건의 입찰을 모두 강 팀장 가족 회사인 F사가 가져간 것이었다. 과연 강 팀장은 F사가 따낸 두 건의 입찰과 아무 관련이 없었을까.

두 건의 입찰 과정을 살펴보면 의심스러운 대목은 더 있다. 첫 번째 입찰을 12일 앞두고 전격적으로 F사는 사업영역과 사내이사, 감사를 교체했다. 변경된 사업영역은 ‘KBO 중국 진출’과의 연관성이 매우 높은 것들이었고, 사업영역 변경일에 강 팀장 가족은 전격적으로 ‘서류상’ 회사를 떠났다.

재계 관계자는 이를 전형적인 ‘입찰 세탁이자 꼬리 자르기’라고 표현했다.

2016년 4월 25일 공고한 입찰 'KBO리그 입찰공고 중국시장 개척 마케팅 및 홍보 사업 대행'의 개찰 결과(사진=엠스플뉴스).
KBO가 2016년 4월 25일 공고한 'KBO리그 입찰공고 중국시장 개척 마케팅 및 홍보 사업 대행' 입찰 건의 개찰 결과(사진=엠스플뉴스).

F사 함께 입찰했다가 떨어진 회사들의 증언도 의문을 더한다. 2016년 4월 첫 입찰(KBO리그 중국시장 진출 실행계획 수립 및 시범 운영 대행업체 선정 입찰) 때 F사와 함께 응찰한 업체 ’S’사는 평가과정에서 ‘협상평가 부적격자’ 판정을 받아 선정되지 못했다.

S사는 홍보 마케팅 전문업체로 중국 관련 사업 경험이 풍부하고, 각종 정부 사업도 진행한 기업이다. 투찰률도 약 89%로 사실상 최저입찰가로 참여했다. 투찰률 99%의 F사보다 적정한 입찰가를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S사는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당시 입찰을 주도한 S사 관계자는 “선정 평가에서 탈락한 뒤에도 크게 당황스럽거나 하진 않았다”는 의외의 대답을 들려줬다.

“평가 과정에서 이미 느낌이 왔다. 로비가 있고, 이미 KBO가 F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스포츠 관련 입찰에 참여해 보면 이런 일이 워낙 비일비재해서,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S사 관계자의 말이다.

KBO가 2016년 10월 12일KBO리그 중국시장 진출 실행계획 수립 및 시범운영
KBO가 2016년 10월 12일 공고한 'KBO리그 중국시장 진출 실행계획 수립 및 시범운영' 입찰 건의 개찰 결과(사진=엠스플뉴스).

10월 입찰에 참여한 업체 ‘ㅅ’사도 ‘부적격’ 판정을 받긴 마찬가지. ‘ㅅ’사의 경우 투찰률은 96%로 ‘F’사보다 다소 높은 편이었지만, F사 역시 93% 투찰률로 제시한 금액엔 큰 차이가 없었다. ’ㅅ’사 관계자는 ‘부적격’ 판정 이유로 “평가 당시 야구 혹은 스포츠 관련 분야 업무 경험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ㅅ’ 사는 대형 전문 컨설팅 업체로 중국 관련 법인까지 따로 있는 업체다. 특히 중국 업무 관련 경험이 10년이 넘는 소위 ‘중국통’이었다.

그렇다면 ’S’사와 ‘ㅅ’사를 가볍게 누르고 입찰에서 승리한 ‘F’사는 얼마나 전문성을 갖춘 회사였을까. 앞서 언급했듯 F사가 스포츠 관련 영역으로 업무를 확대한 건 2015년부터다.

이전까지는 정수기 렌탈, 소프트웨어 관련 사업을 주로 진행했다. 스포츠 관련 사업을 한 경험은 2015년 KBO와 일하기 전까지 거의 없었다. 무엇보다 중국 관련 사업을 한 기록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ㅅ’사 관계자는 “평가 당시 KBO나 야구 쪽 관계자들은 다들 알고 있는 회사라고 이야기를 들었다. KBO 쪽과 계속 일을 진행했던 회사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구계 관계자들에게 F사에 관해 물어보면 “그게 뭐 하는 곳이냐”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F사가 KBO와 일을 한 것도 2015년 ‘북경창의박람회 KBO 야구 홍보관 사업’이 처음으로, KBO 중국 입찰 두 건을 합쳐 3건에 불과하다.

KBO 기획팀장의 앞뒤 안맞는 주장

"동생 일은 잘 모르나, 일할 때 공정하게 해서 중국 사업에 성과 많았다"

주변 지인들 "F사의 실소유주는 강 팀장. KBO에 비호세력 있다."

2016년 KBO-CBAA 유소년 야구캠프(사진=엠스플뉴스).
2016년 KBO-CBAA 유소년 야구캠프(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7월 4일 강 팀장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강 팀장 부서 다른 직원에게 전활 걸자 “강 팀장은 현재 휴가 중”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언제 회사로 복귀하느냐”는 질문엔 “언제 돌아올지 모르겠다”는 애매한 답을 줬다. 이 직원은 “중국 진출 입찰건과 관련해 아는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른 KBO 직원과 임원들도 입을 맞춘 듯 “강 팀장이 휴가 중”이며 “언제 올지 모른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려줬다.

엠스플뉴스는 2016년 4월 12일까지 F사의 대표를 맡았던 강00씨와 연락을 취했다. 강 씨는 “강 팀장의 동생이 맞느냐”는 질문에 “맞다”라고 답했다.

“정수기 렌탈사업을 하던 F사가 2016년 2건의 KBO 중국 진출 용역을 따낸 배경에 ‘형인 강 팀장의 도움이 있었다’는 의혹이 있다”고 묻자 강 씨는 “형 말고, 김00 전 KBO 기획팀장과 중국 진출 사업을 함께 기획했다”고 답했다.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F사가 진행한 2015년 ‘북경창의박람회 KBO 야구 홍보관 사업’은 실제로 김 전 팀장이 주선에 따낸 사업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강 팀장과 김 전 팀장은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 사이임이 밝혀졌다.

강 씨는 “F사의 대표이사는 유00 씨로 돼 있지만, 지금도 실소유주는 본인이 아니냐”는 질문에 “난 지금 실소유주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언제 올지 모르는 휴가를 떠났다’던 강 팀장은 엠스플뉴스 취재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KBO로부터 듣고서야 취재에 응했다.

강 팀장은 “F사에 도움을 준 사실이 없다. 다만, KBO와 중국 쪽 교류를 위해 동생 회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실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강 팀장은 “F사의 KBO 입찰 낙찰과 관련해 정보나 도움을 준 사실이 없느냐"고 묻자 "동생 일에 관심이 없다. 알아서 사업하는 거고. 기본적으로 사업할 때 혼자 하기 어렵기에 주위에서 도움 주는 분이 당연히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애매한 답을 들려줬다.

마지막으로 강 팀장은 "입찰 공고가 나가기 전, 동생 회사가 다 정리가 된 상태였다. 동생의 관여는 전혀 없었다. 일할 때 공정하게 해서 중국 사업에 성과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엠스플뉴스는 강 팀장이 F사와 깊이 관련돼 있고, 나랏돈으로 진행한 KBO 중국 입찰 두 건이 F사로 넘어가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

법무법인 '현재'의 손수호 변호사는 "KBO 직원이 입찰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부당한 특혜를 줬고, 그로 인해 KBO가 손해를 입었다면, 업무상배임죄, 입찰방해죄, 업무방해죄 등의 범죄 성립 가능성이 있다.

또한, 징계 및 처벌 범위를 파악하기 위해, 해당 직원 혼자 꾸민 일인지, KBO가 조직적으로 개입하였는지, 그 외 누군가의 개입이 있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무엇보다 증거 인멸 및 관련자들의 해외 도피를 막기 위해 하루속히 검찰이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

공정한 경쟁을 방해한 모든 자가 엄하게 처벌받도록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KBO가 야구팬들의 신뢰를 잃지 않을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7월 4일 엠스플뉴스 탐사보도 취재팀이 F사를 찾았을 때 출입문은 굳게 닫혀져 있었다(사진=엠스플뉴스)
7월 4일 엠스플뉴스 탐사보도 취재팀이 F사를 찾았을 때 출입문은 굳게 닫혀져 있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가 F사를 찾아간 4일. F사 사무실 현관문엔 “사무실 구하실 분은 연락주십시오”라는 안내문이 붙어져 있었다.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F사는 3일 전 황급하게 사무실을 비운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전은 엠스플뉴스가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취재할 때다.

부동산 중개 업체는 “사무실 계약은 8월까지인데 무슨 일이 터졌는지 서둘러 짐을 싸 사라졌다”고 말했다.

엠스플뉴스 탐사보도팀

박동희, 배지헌, 김원익, 전수은, 강윤기, 김근한, 손보련, 이동섭 기자
dhp1225@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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