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수호신 손승락(사진=엠스플뉴스)
롯데의 수호신 손승락(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마산]

쉴새없이 마운드에 올라 세이브를 쌓다 보니, 어느새 세이브 부문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롯데 자이언츠 손승락이 2년 연속 후반기 들어 무서운 속도로 세이브를 쌓아가고 있다.

전반기만 해도 손승락의 성적은 썩 좋지 못했다. 31경기에 등판해 1승 4패 12세이브(5위)에 평균자책은 5.28에 달했다. 팀 성적이 좋지 못한 탓에 좀처럼 세이브를 쌓을 기회가 돌아오지 않았고, 손승락의 구위도 예년보다 좋지 않았다. 5월엔 한달간 9경기 평균자책 9.00으로 최악의 부진을 보였고, 결국 6월 첫날 한 차례 1군 엔트리 말소까지 경험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서서히 구위가 살아나면서 세이브 쌓기에 속도가 붙었다. 7월 6경기 평균자책 1.42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고 8월 7경기에서 승패없이 6세이브에 평균자책 2.25를 기록하며 빼어난 피칭을 이어갔다. 아시아경기대회 휴식기 이후에도 13경기 1승 1패 9세이브 평균자책 3.09로 페이스가 좋다.

특히 9월 18일 LG 트윈스전 '4아웃 세이브' 이후로는 10경기 연속 무실점과 구원 성공 행진이다. 19일 LG전에선 승리투수가 됐고, 20일 KT 위즈전부터 10월 6일 한화 이글스전까지 8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렸다. 팀을 위한 투혼도 돋보인다. 9월 한달에만 두 차례(18~20일, 25~27일) '3연투'를 소화했다. 9월 이후 롯데의 막판 상승세와 손승락의 호투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는 모습이다.

후반기 세이브 행진과 함께 세이브 순위에서도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후반기 16세이브로 이 기간 전체 1위. 같은 기간 세이브 1위 정우람은 8세이브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시즌 28세이브로 두산 베어스 함덕주(27세이브), LG 트윈스 정찬헌(26세이브)을 따돌리고 2위까지 치고 올라온 손승락이다.

손승락이 후반기 폭주는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시즌에도 손승락은 전반기 15세이브로 1위(NC 임창민 21세이브)와 격차가 컸다. 하지만 후반기 롯데의 상승세와 함께 등판하는 경기마다 세이브 행진을 거듭했고, 후반기 리그 최다 22세이브를 추가해 세이브 부문 1위로 시즌을 마쳤다. 또 후반기 상승세를 포스트시즌까지 이어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2경기 3이닝 무실점으로 롯데 뒷문을 탄탄하게 지켰다.

물론 세이브 1위를 탈환한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엔 1위를 차지하긴 산술적으로 쉽지 않다. 1위 정우람(35세이브)에 7세이브차로 뒤진 가운데, 롯데는 10월 7일 마산 NC전 포함 8경기만 남겨두고 있어 따라잡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대신 2년 연속 30세이브 기록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2년 연속 후반기 롯데 마운드 수호신으로 올라선 손승락이 치열한 포스트시즌 경쟁 중인 롯데를 가을야구 무대로 이끌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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