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정우영, KT 손동현, 삼성 원태인 등 2019시즌 투수 신인들 맹활약

-야수 신인왕 후보? NC 6년차 김태진도 후보자격 있다

-2루수와 외야수 오가며 만점 활약, 3할대 타율에 매 경기 멀티히트

-김태진 가세로 더욱 흥미진진해질 신인왕 레이스

NC 다이노스 내야수 김태진은 야수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NC 다이노스 내야수 김태진은 야수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올 시즌 초반 신인왕 레이스는 고졸 1년차 신인 투수들이 주도하고 있다.

LG 트윈스판 ‘애니콜’ 정우영(4홀드 평균자책 1.95)이 앞서가는 가운데, KT 위즈 승리조의 일원으로 자리잡은 손동현(5홀드 평균자책 5.84)의 존재감도 만만찮다. 여기에 최근 선발로 전업한 삼성 원태인도 매 경기 인상적인 피칭을 선보이며 새로운 주자로 급부상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입단해 올해 데뷔한 NC 좌완 김영규, 지난해 1군에 데뷔해 올해 KIA 필승조로 올라선 하준영도 신인왕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는 투수다.

야수 중에는 신인왕 후보가 없을까. 아쉽게도 1년차 야수 중엔 아직까지 크게 눈에 띄는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 한화 변우혁과 노시환이 1군 기회를 얻고 있지만 1군 레벨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모습이다. 기대가 컸던 두산 김대한도 아직까지는 고교 시절의 폼이 나오지 않고 있다.

대신 신인의 범위를 1년차 이상으로 넓히면 꽤 경쟁력 있는 후보가 눈에 띈다. 아직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활약만 놓고 보면 신인왕 경쟁을 펼치기에 충분하다. NC 다이노스의 6년차 ‘슈퍼유틸리티’ 김태진이 바로 숨은 신인왕 후보다.

6년차 김태진, 신인왕 도전 자격 된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며 NC 야수진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대체하고 있는 김태진(사진=엠스플뉴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며 NC 야수진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대체하고 있는 김태진(사진=엠스플뉴스)

김태진은 신일고등학교 시절 고교야구 최고의 교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정확한 타격과 뛰어난 야구 센스, 빠른 발을 앞세워 고교 최고 2루수로 활약했고 청소년대표까지 지냈다. 2014년 NC에 입단해서도 퓨처스리그에서 4할 타율을 기록하는 등 활약이 좋았지만, 확실한 수비 포지션이 없어 1군 무대에선 자릴 잡지 못했다.

그러나 입단 6년째인 올 시즌엔 확실한 1군 선수로 자릴 굳혔다. 시즌 개막 때는 백업 내야수로 출발해, 조금 지나선 우투수 전문 ‘플래툰’으로 선발 출전 기회가 주어졌다. 그리고 박석민과 모창민, 나성범이 부상으로 빠진 최근엔 거의 매 경기 선발 출전하며 사실상의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성적도 빼어나다. 5월 25일까지 39경기에서 타율 0.318에 3홈런 4도루 장타율 0.505로 박민우 등 주전 내야수 못지 않은 기록을 내는 중이다. 특히 5월 17일 LG전부터 24일 SK전까지 최근 6경기에선 13안타 4도루를 몰아서 기록하며 방망이와 발에 불이 붙었다.

무엇보다 김태진이 돋보이는 대목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팀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단 점이다. 김태진은 2루수와 3루수는 물론 외야수까지 멀티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다. 박민우가 휴식이 필요한 날은 2루수로, 외야수가 필요한 날엔 좌익수로 나온다. NC 야수진에선 그야말로 ‘만능 빨간약’ 같은 존재다.

관건은 김태진의 신인왕 자격이다. KBO 규약 제7조 신인상 규정의 2항엔 “신인 선수란 KBO 소속 구단의 선수로서 다음과 같은 누계 출장 수를 초과하지 않은 자에 한한다”며 ‘5년 이내(당해 연도 제외), 투수는 30회 이내, 타자는 60타석 이내’를 조건으로 정해놓고 있다. 2014년 입단한 김태진은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40타석만 소화해 여전히 신인 선수의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김태진이 신인왕 경쟁을 펼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만만찮다. 일단 부상 선수들이 복귀한 뒤에도 주전 자리를 유지하며 많은 경기에 출전해야 한다. 또 신인왕 구도에서 이른바 ‘중고신인’보다는 ‘입단 1년차’가 높은 점수를 받는다는 점도 김태진이 극복할 과제다. 쟁쟁한 투수 경쟁자들을 뛰어넘으려면 그 이상의 활약을 보여줘야 가능하다. 무엇보다 아직 시즌 초반으로, 144경기 끝날 때까지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는 것도 관건이다.

하지만 투수 일색인 신인왕 구도에서, 야수로는 가장 독보적인 활약을 보여주는 김태진은 분명 관심을 갖고 지켜볼 만한 후보다. 김태진의 초반 활약으로 2019시즌 KBO리그 신인왕 경쟁 구도가 더욱 흥미진진해질 전망이다.

취재 후: 김태진의 신인왕 자격은 NC 주장 박민우의 ‘제보’를 통해 알려졌다. 나성범의 시즌 아웃으로 주장이 된 박민우는 김태진이 멀티 히트를 기록한 뒤 취재진에 “김태진이 최근 활약이 좋은데 신인왕 자격이 되는지 궁금하다. 신인왕 가능성이 있다면, 태진이가 더 힘이 나서 좋은 활약을 할 것 같다”며 넘치는 ‘후배 사랑’을 보여줬다. 이 기사가 답변이 됐길 바란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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