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성공률 100% 기록중인 삼성 김상수, 20도루 이상 100% 성공 달성할까

-‘무피홈런' 투수 산체스와 이영하, 역대 두 번째 규정이닝 무피홈런 투수 될까

-두산 이형범은 우완투수 한 시즌 최다등판 기록 도전

-키움 서건창, 600타석 이상 무홈런 시즌 위기(?)

100% 도루성공률을 기록 중인 김상수(사진=엠스플뉴스)
100% 도루성공률을 기록 중인 김상수(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최다홈런, 최다탈삼진, 최다승만 대기록이 아니다. 그라운드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기록으로 남는 야구엔 눈에 잘 띄진 않지만, 좀처럼 보기 드문 신기한 기록도 적지 않다. 올 시즌 현재까지 KBO리그에서 진행 중인 흥미롭고 믿기 힘든 기록들 몇 가지를 소개한다.

삼성 김상수, 도루성공률 100%에 도전한다

삼성 김상수는 올 시즌 100% 도루성공률을 자랑한다(사진=엠스플뉴스)
삼성 김상수는 올 시즌 100% 도루성공률을 자랑한다(사진=엠스플뉴스)

5월 27일 현재까지 삼성 라이온즈 김상수는 13번 도루를 시도해 13번 모두 성공했다. 도루성공률 100%다. 역대 KBO리그에서 도루성공률 100%로 시즌을 마친 선수는 총 76명. 이 가운데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하면서 100% 성공률을 달성한 선수는 1989년 태평양 이선웅(11시도/11성공)과 지난 시즌 삼성 구자욱(10시도/10성공) 둘밖에 없었다.

만약 남은 시즌 동안 단 한번의 실패도 없이 지금의 도루 페이스를 이어가면, 김상수는 36도루/0실패로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역대 KBO리그에서 20도루 이상과 도루성공률 100%를 함께 달성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가능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해 볼 만한 도전이다.

SK 산체스·두산 이영하, ‘무피홈런’ 시즌에 도전한다

올 시즌 더 위력적인 투수로 진화한 산체스(사진=엠스플뉴스)
올 시즌 더 위력적인 투수로 진화한 산체스(사진=엠스플뉴스)

올 시즌 규정이닝 투수 가운데 아직까지 1개의 홈런도 맞지 않은 선수는 SK 와이번스 앙헬 산체스와 두산 베어스 영건 이영하 둘 뿐이다. 산체스는 10경기 61.2이닝을 던질 동안 홈런 하나 없이 2.04의 특급 평균자책을 기록 중이고, 이영하도 10경기 63.1이닝 무피홈런에 평균자책 2.27로 성적이 좋다.

역대 KBO리그에서 100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무피홈런’으로 시즌을 마친 선수는 딱 한 명 뿐. 1988년 OB 베어스 최일언(현 LG 투수코치)가 20경기 115.2이닝 동안 피홈런 없이 2.18의 평균자책을 기록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75이닝 이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2004년 63경기 75이닝 동안 무피홈런을 기록한 현대 유니콘스 조용준이 추가된다. 산체스와 이영하의 색다른 도전, 왠지 응원하고 싶어진다.

롯데 이대호, 37세 이상 타자 최다 안타-타점에 도전한다

이러나 저러나 이대호는 역시 이대호다. 시즌 초반 부진에 혹시라도 이대호를 의심했던 분들이라면, 지금 당장 A4용지 3장 분량의 반성문을 작성하시길. 공인구 적응을 마친 5월 이후 맹타를 휘두르며, 27일 현재 53경기 타율 0.335에 9홈런 51타점 장타율 0.542를 기록 중인 이대호다. 지금의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할 경우, 이대호는 185안타 24홈런 139타점으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올해 이대호의 나이는 만 37세. 역대 타자 가운데 이 고령에 이만한 활약을 보여준 타자가 또 있었을까. 37세 이상 타자 역대 최다안타는 2016년 박용택의 176안타, 이대호는 이 기록을 뛰어넘을 페이스다. 타점 역시 37세 이상 타자의 역대 한시즌 최다 기록은 2016년 삼성 이승엽이 40세에 기록한 118타점. 이대호가 충분히 넘을 수 있는 기록이다.

다만 홈런은 이승엽이 37세 이후에도 32개, 27개, 26개를 때려낸 시즌이 있어 현재 홈런 페이스로 이대호가 뛰어넘기는 쉽지 않다. 37세 이후 24개 이상 홈런을 때린 타자가 이승엽 외에 두 명 더 있는데, 바로 2009년 LG 로베르토 페타지니(26홈런)와 선수협 전임 회장인 2015년 NC 이호준(24홈런)이다.

1980년대 야구에서 넘어온 타격 특화 AI, 두산 페르난데스

홈런은 많이 치면서 삼진은 적게 당한다. 두산 페르난데스(사진=엠스플뉴스)
홈런은 많이 치면서 삼진은 적게 당한다. 두산 페르난데스(사진=엠스플뉴스)

올 시즌 두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활약은 거의 반칙에 가깝다. ‘외국인 타자’라기보단 마치 타격에 특화된 AI처럼 보일 정도. 타율 0.340로 리그 2위, 홈런도 9개로 리그 4위, 볼넷 25개를 얻을 동안 삼진은 그보다 적은 19차례만 당했다. 공을 끝까지 자기 공간에 붙들어 놓고선, 개성 넘치는 스윙으로 정확하게 또 멀리 때려낸다. 좌투수, 우투수, 언더핸드 투수, 노인, 청년, 외국인도 가리지 않는다.

특히 호미페의 기록 중에 눈에 띄는 건 높은 홈런비율과 낮은 삼진율이다. 페르난데스는 현재까지 타석당 홈런 3.70%를 기록하면서, 동시에 타석당 7.8%의 아주 낮은 삼진율을 기록중이다. KBO 역사상 이보다 높은 홈런율과 낮은 삼진율을 동시에 기록한 타자가 또 있었을까. 다음은 이를 달성한 역대 타자들의 명단이다.

연도 소속팀 선수명 홈런% 삼진%

1982 해태 김봉연 7.24% 5.3%

1982 MBC 백인천 6.38% 5.7%

1993 삼성 강기웅 3.81% 5.7%

1991 삼성 이만수 3.81% 6.1%

1988 롯데 김용철 4.27% 6.2%

1992 빙그레 이정훈 5.72% 6.2%

1987 삼성 이만수 5.04% 6.4%

1988 삼성 이만수 5.39% 6.6%

1986 해태 김봉연 4.64% 6.6%

1992 LG 송구홍 4.06% 6.7%

1982 해태 김준환 5.74% 7.0%

2003 삼성 진갑용 4.33% 7.0%

1985 해태 김봉연 4.68% 7.2%

1982 롯데 김용희 4.18% 7.2%

1996 해태 이종범 4.76% 7.4%

1991 빙그레 이정훈 3.93% 7.6%

1985 해태 송일섭 3.85% 7.7%

한 가지 공통점이 눈에 띈다. 호미페와 비슷한 기록을 낸 타자 대부분이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에 몰려있단 점이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되고, 타자들이 삼진을 더는 부끄러워하지 않게 된 2000년대 이후로는 이런 수치를 기록한 선수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2003년 삼성 진갑용이 유일하다. 호미페는 어쩌면 미래에서 온 AI가 아니라, 1980년대 프로야구에서 웜홀을 잘못 통과해 넘어온 타자인지도 모른다.

롯데 제이크 톰슨, 한 시즌 최다 폭투 기록에 도전한다(?)

올 시즌 롯데가 야심차게 영입한 제이크 톰슨은 ‘지저분한’ 공을 던지는 투수다. 포심 패스트볼보다는 커터와 투심으로 이리 휘고 저리 꺾이는 공을 던진다. 제구는 LG전 때는 기막히게 좋은데, 다른 팀과 만나면 냉탕과 온탕을 왔다갔다한다. 강민호가 롯데 포수여도 도저히 잡을 수 없는 공을 종종 던진다. 현재까지 폭투 8개, 144경기로 환산하면 22폭투를 기록할 페이스다.

역대 프로야구에 이보다 많은 폭투를 기록한 투수가 또 있을까. 놀랍게도 한 명 있다. 1999년 LG 김상태가 31경기 147.1이닝 22폭투로 이 부문 1위, 1997년 OB 박명환이 21폭투로 2위, 2009년 SK 고효준이 20폭투로 이 부문 3위다. 롯데로서는 톰슨이 이런 불명예 기록을 달성하는 일은 생기지 않길 바랄 것이다. 톰슨이 남은 시즌 모든 경기에서 LG전처럼 던지고, 롯데 어린 포수들이 안정을 찾는 게 롯데가 바라는 시나리오다.

두산 이형범, 우완투수 한 시즌 최다등판 기록에 도전한다

시즌 80경기에 등판할 기세인 두산 이형범(사진=엠스플뉴스)
시즌 80경기에 등판할 기세인 두산 이형범(사진=엠스플뉴스)

올 시즌 양의지의 대가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형범은 행운의 사나이다. 구원승으로만 5승에 8홀드, 평균자책 2.63을 기록하며 두산 불펜의 든든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경기도 벌써 30경기나 등판했다. 팀이 치른 54경기 중에 30경기. 등장 빈도가 거의 이경영이나 명계남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올 시즌 80경기에 등판하게 될 수도 있다.

역대 KBO리그에서 이보다 많은 경기에 등판한 투수가 또 있었을까. 있긴 있었다. 2008년 정우람과 2004년 류택현이 85경기, 2001년 차명주가 84경기, 1999년 차명주 83경기, 2003년 이혜천 83경기, 2006년 정우람 82경기, 2004년 이상열 81경기, 2007년 류택현 81경기, 2003년 가득염 81경기, 그리고 2015년 임정호가 80경기.

아마도 눈치 빠른 분들이라면 공통점을 알아챘을 것이다. 역대 KBO리그에서 시즌 80경기 이상 등판한 투수 전원이 좌완이다. 우완으로 시즌 최다경기 등판 기록은 2002년 LG 이동현의 78경기. 79경기에 등판한 2004년 이강철과 두산 정성훈은 사이드암 투수였다. 그만큼 올 시즌 두산 이형범이 자주 나와서 많이 던지고 있단 이야기다.

LG 정우영, 20세 이하 구원투수 최다이닝에 도전한다

올 시즌 LG 불펜의 핵심, 정우영(사진=엠스플뉴스)
올 시즌 LG 불펜의 핵심, 정우영(사진=엠스플뉴스)

LG 트윈스 정우영은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힌다. 25경기 32.1이닝 동안 평균자책 1.95에 WHIP 0.90을 기록하며 등판할 때마다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한다. 구위도 뛰어나지만, 무엇보다 어떤 위기에서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 대범함이 정우영의 장점이다. 올 시즌 레버리지 인덱스(LI) 1.6 이상의 살 떨리는 위기상황에서 정우영은 피안타율 0.125에 피출루율 0.256으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다. 이러니 벤치로서는 경기 후반 중요한 상황만 되면 쓰고 싶은 유혹이 자꾸만 생긴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건 정우영의 투구이닝이 20세 이하 젊은 투수치고는 지나치게 많은 편이란 점. 이대로라면 정우영은 올 시즌 69경기 89.2이닝을 던지게 된다. 역대 20세 이하 전문 구원투수 중에 이보다 많은 한 시즌 이닝을 던진 투수는 2007년 두산 임태훈(19세, 101.1이닝) 밖에 없었다. 78경기 중에 76경기에 구원등판한 2002년 LG 이동현은 19세 나이로 124.2이닝을 던진 뒤 오랜 기간 부상과 싸웠다.

투수 혹사 기준이 엄격해진 2015년 이후 한 시즌 89.2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는 딱 7명. 2015년 한화 권 혁과 박정진, 2016년 한화 권 혁과 송창식, 2015년 넥센(현 키움) 조상우, 2015년 NC 최금강과 2017년 NC 김진성이다. 정우영의 갓 낚은 고기처럼 팔팔한 공을 오랫동안 보고 싶은 건, LG 팬들만의 바람이 아닐 것이다.


키움 서건창, ‘무홈런 시즌’에 도전한다(?)

올 시즌 규정타석 타자 가운데 아직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하지 못한 타자는 총 4명이다. 키움 서건창과 KT 김민혁, 롯데 신본기와 SK 김성현이 팀당 50경기 이상을 치른 현재까지 홈런을 때리지 못했다.

144경기로 환산한 서건창의 시즌 최종 타석수는 634타석. 역대 KBO리그에 이만큼 많은 타석에 나오면서 홈런 하나도 못 때린 타자가 또 있었을까. 놀랍게도 있었다. 2008년 LG 이대형(574타석 무홈런), 2008년 두산 이종욱(522타석 무홈런), 2013년 NC 김종호(546타석 무홈런), 2015년 삼성 박해민(608타석 무홈런), 2015년 KT 이대형(616타석 무홈런)까지 다섯 명이다. 하나같이 장타보다는 ‘발야구’에 특화된 선수들이란 점이 공통점이다. 큰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결장한 시즌을 제외하면 해마다 5~7개씩의 홈런을 기록했던 서건창인만큼, 남은 시즌 홈런을 추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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