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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인터뷰] 팬 서비스 '으뜸' 박종훈 “나도 어릴 적엔 누군가의 팬이었다”

  • 기사입력 2019.06.12 10:24:07   |   최종수정 2019.06.12 10: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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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박종훈, 지난 시즌 팀 내 팬 서비스가 가장 좋은 선수 선정

-“팬들이 쓴 시간과 비용이 아깝지 않도록 무언가라도 해드려야 한다”

-“나도 어릴 땐 누군가의 팬. 웃으며 말 한마디 나누는 게 팬들에겐 평생 추억일 수 있다”

-“야구를 잘하는 건 개인적인 목표. 팬들에겐 보고 배울 게 많은 ‘사람’이고 싶다”

 

SK 와이번스 박종훈(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SK 와이번스 박종훈(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수원]

 

저도 어릴 땐 누군가의 팬이었습니다. 그런 사람과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나누거나 말 한마디 한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잘 알죠.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수 있어요.    

 

SK 와이번스 선발투수 박종훈의 말이다. 

 

야구계는 박종훈을 팬 서비스가 남다른 선수로 부른다. 박종훈은 결과와 관계없이 팬들 앞에선 항상 밝은 미소를 보인다. 아무리 피곤해도 팬들의 사인 요청을 거부하는 일은 없다. 오히려 먼저 다가가 사인해주고 사진을 찍는다.  

 

SK는 지난 시즌 팬 서비스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드높인 선수로 박종훈을 꼽았다. 박종훈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팀에서 주는 첫 ‘베스트 스포테이너 상’을 받았다. 

 

박종훈은 당연한 일을 한 건데 팀에서 상을 주니까 얼떨떨했다며 활짝 웃은 뒤 팬들에게 더 잘해드려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은 귀중한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고 야구장에 온다. 그런 분들을 위해 사인해주고 사진 찍어주는 게 대단한 일은 아니다. 팬들도 경기 후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보단 사인이라도 하나 가져가는 게 뜻깊을 거 같다.라고 했다. 

 

자신보다 팬이 우선인 박종훈 “나도 어릴 적엔 누군가의 팬이었다” 

 

남다른 팬 서비스를 자랑하는 박종훈(사진=엠스플뉴스)

남다른 팬 서비스를 자랑하는 박종훈(사진=엠스플뉴스)

  

6월 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선발 등판했지만 아쉽게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박종훈은 그날도 자신을 기다린 팬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사인을 멈추지 않았어요. 괜히 ‘연쇄사인마가 아니구나‘ 느꼈습니다. 

 

저는 연예인이나 공인이 아닙니다. 팬들은 귀중한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고 야구장에 오세요. 결과와 관계없이 목청껏 응원을 해주시죠. 그런 분들을 위해 사인해주고, 사진 찍어주는 게 힘든 일은 아닙니다. 팬들도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보단 사인이라도 하나 가져가는 게 뜻깊은 시간일 거 같아요(웃음). 

 

SK가 지난 시즌 팬 서비스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드높인 선수로 꼽은 이유가 있습니다.

 

많은 분이 ‘팬 서비스가 좋다’고 해주시는 데 저는 당연한 일을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팀에서도 ‘팬은 누구보다 소중하다’는 마인드를 꾸준히 심어줘요. 스포테이너 교육을 받으면서 팬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울 수 있죠. 성적과 관계없이 팬들이 좋게 봐주시는 거 같아서 아주 감사합니다. 

 

2011년 프로에 데뷔하기 전에도 팬 서비스에 대해 생각을 했었는지 궁금합니다.  

 

저도 어릴 적엔 누군가의 팬이었습니다. 야구 외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죠. 그런 사람과 말 한마디 할 수 있고,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나눈다는 게 어떤 건지 잘 알고 있어요. 별거 아닌 거 같지만 누군가에겐 잊지 못할 추억이 될 수 있죠. 

 

프로 선수에게 팬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프로야구 선수도 사람인 까닭에 결과에 따라 기분이 좋지 않고 피곤한 날도 있지 않습니까.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생각해보면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에요. 한 분 한 분 사인해주고 사진 찍어준다고 해서 다음날 경기에 영향이 있는 건 아니죠. 조금만 신경 쓰면 팬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고, 제 이름이 기억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저한테 좋은 일이에요. 자신을 알릴 기회니까. 

 

‘연쇄사인마’란 별명을 얻으면서 팬이 더 많아진 거 같습니다. 팬 관리가 쉽지 않을 거 같아요(웃음).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마음을 말로 표현할 순 없는 거 같아요. 어른이 된 어린이 팬, 바쁜 와중에도 야구장에 와서 격려해주시는 분 등 정말 많은 팬이 있습니다. 최대한 모든 분을 기억하려고 노력해요. 이름을 불러주면서 한마디라도 더 해보려고 하죠. 야구뿐만 아니라 팬들에게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실력’도 으뜸인 박종훈 “지난해 가을 뜨거웠던 감정 다시 느끼고 싶어”

 

SK 와이번스 박종훈(사진=SK)

SK 와이번스 박종훈(사진=SK)

 

팬들이 박종훈에게 열광하는 이유엔 실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김광현과 함께 SK 토종 선발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어요. 

 

아직 멀었습니다(웃음). 이전엔 책임감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마운드에서 제 몫을 해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했죠. (김)광현이 형이 팔꿈치 수술로 2017년을 쭉 쉬었습니다. 그때 처음 느꼈어요. 광현이 형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그때부터 마운드에서 책임감을 갖고 공을 던져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부족하지만 광현이 형이 지고 있던 부담을 나누면서 알았습니다. 나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한편으론 광현이 형에게 고마웠죠. 제 역할에만 충실할 수 있게 팀을 잘 이끌어줘서.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광현이 형을 보면서 많은 걸 배웁니다. KBO리그 최고의 투수잖아요. 경기 운영, 위기관리 능력 등 모든 걸 닮고 싶죠. 

 

박종훈 역시 김광현 못잖은 투수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엔 14승을 챙겼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어요. 

 

훌륭한 감독, 코치, 선배들을 만났기 때문이죠. 저는 아직 배워야 할 게 많은 선수입니다. 광현이 형이 없을 땐 메릴 켈리를 보면서 많은 걸 배웠어요. 지금도 시간이 날 때면 미국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뛰는 켈리를 응원해요. 보면서 많은 걸 배우기도 하고요. 팀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하는 (문)승원이 형을 보면서도 장점을 흡수하려고 합니다. 

 

올 시즌엔 투구내용(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기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3.23)을 기록 중)이 아주 좋습니다. 다만 승리 운이 조금 따르지 않는 거 같아요. 

 

‘운이 좋지 않다’고 말씀해주시면 감사하죠.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앙헬 산체스는 9승(2패)을 올렸고, 광현이 형은 7승(1패)을 기록 중입니다. 두 선수의 투구내용을 분석하고, 평균자책점과 같은 기록을 종합하면 제가 부족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제 실력이 부족한 까닭에 올 시즌 성적(3승 3패)이 주춤한 겁니다. 분발해야죠.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멘탈이 아주 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5월에서야 첫 승리를 올리는 등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분명 있었어요. 하지만, 마운드에 오를수록 투구내용은 좋아지고 있습니다. 특별한 멘탈 관리 비법이 있을까요. 

 

솔직히 저도 올 시즌 초반까진 ‘운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선발 투수들이 잘 던지고 승수를 챙기면서 초조한 마음도 있었죠. 그런데 5월 7일 올 시즌 첫 승을 거두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승리를 챙긴 거보다 7이닝을 던졌다는 게 기쁘더라고요. 승리 욕심보다 어떻게 하면 우리 팀 다른 선발 투수들처럼 오래 던지고 점수를 덜 줄까 깊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나아가다 보면 투구 내용은 더 좋아지고, 승리는 저절로 따라올 거로 믿습니다. 

 

무더위가 코앞까지 찾아왔습니다. 한여름 체력관리도 아주 중요할 거 같은데요. 

 

가족들이 맛있고 몸에 좋은 음식을 잘 챙겨줘서 걱정 없습니다(웃음). 제가 여름에 태어나서(8월 13일)인지 더운 날씨를 좋아하고요. 코치, 트레이너분들이 몸 관리도 철저하게 해주죠. 여름엔 마운드 위에서 더 잘 던질 수 있게 준비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올 시즌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까. 

 

어제의 내게 지고 싶지 않습니다. 모든 지표에서 지난 시즌보다 0.1이라도 올라갈 수 있도록 땀방울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자만하지 않고 성장을 꾀하면서 팀에 보탬이 돼야 하고요. 가을엔 지난해 뜨거웠던 감정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어요. 

 

팬 사랑이 남다른 선수잖아요. 소중한 팬들에겐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습니까.

 

‘두 자릿수 승수를 채우겠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구겠다’ 등은 저를 위한 목표입니다. 팬들에겐 한 인간으로서 보고 배울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모범이 되는 '사람'이죠. 대중이 운동선수를 떠올릴 때마다 훌륭한 직업이란 인식을 심어주고 싶습니다(웃음).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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