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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이슈] ‘수장 교체’ 롯데의 후반기, 멀고도 험한 ‘정상구단’의 길

  • 기사입력 2019.07.22 12:58:51   |   최종수정 2019.07.22 12:5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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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 동시 퇴진한 롯데 자이언츠

-새 단장 선임이 첫 단추…야구 전문가 영입해 장기적 비전 세워야

-프런트가 전문성 갖고 장기 계획 아래 운영할 수 있게 힘 실어줘야

-단기 과제와 중장기 과제 구분, 방향성 갖고 운영해야

 

점점 흐릿해진 첫날의 약속(사진=엠스플뉴스) 점점 흐릿해진 첫날의 약속(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메이저리그의 레전드 포수 요기 베라는 말했다. “당신이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면, 결국엔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가게 된다”고. 

 

올 시즌 전반기 내내 롯데 자이언츠가 그랬다. 롯데는 시즌 개막 전부터 어디로 갈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성적을 내겠다는 건지, 육성하겠다는 건지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았다. 시즌 시작한 뒤에는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성적에 떠밀려 흘러가다 발버둥 치기 바빴다. 결국엔 아무도 가고 싶어 하지 않는 곳에서 전반기를 마감했다.

 

방향을 잃은 결과는 참혹했다. 전반기 리그 최하위,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의 동반 퇴진이란 결과가 뒤따랐다.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의 야구 버전을 보는 듯한 상황이다. 사실상 5강 희망은 사라졌다. 이제는 초토화된 현장과 프런트를 빠르게 수습하고, 남은 시즌을 의미 있게 마무리하는 게 최선이다.

 

롯데는 감독과 단장 동반 사퇴를 ‘대오각성의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엔 정말 다르다. 지켜봐 달라”고 다짐했다. 솔직히 믿음이 가진 않는 게 사실이다. 그간 감독 경질과 교체 때마다 ‘장기적 관점’ ‘미래’ ‘변화’를 습관처럼 외쳤던 롯데다. 하지만 실제론 감독만 수시로 갈아치웠지 롯데는 전혀 달라진 게 없었다.

 

우선 새 단장으로 누굴 선임할지가 중요하다. 여전히 구단주와 그룹의 영향이 절대적인 롯데지만, 그런데도 현장을 지원하고 야구단 의사 결정을 맡는 프런트의 역할은 중요하다. 당장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 코앞이다. 신인 2차 지명과 시즌 뒤 2차 드래프트, 마무리훈련, 스토브리그 등 중요한 일정도 다가온다. 모두 단장이 진두지휘해서 해결할 과제다.

 

야구 전문가 단장 선임, 구단 운영의 ‘방향성’이 중요하다

 

양상문 감독은 전반기 종료와 함께 자리에서 물러났다(사진=엠스플뉴스) 양상문 감독은 전반기 종료와 함께 자리에서 물러났다(사진=엠스플뉴스)

 

과거 롯데 단장직을 거쳐 간 인사들은 야구 전문가와는 거리가 멀었다. 야구단 운영의 전문성이 중요해진 21세기 들어서도 모그룹 계열사 출신 낙하산 인사들이 내려와 단장직을 맡았다. 구단의 장기적 비전보다는 단기 성과에 치중했고, 내실보다는 보여주기식 결과를 만드는 데 급급했다. 최근 퇴진한 이윤원 단장만 해도 잇단 투자 실패와 비효율적 선수단 구성은 물론 조직 리더로서 역량에도 낙제점을 받았다. 

 

최근 KBO리그에선 ‘야구 전문가’를 단장으로 임명하는 게 추세다. 실제 리그 상위권 구단들을 보면 SK 손차훈 단장, 두산 김태룡 단장, LG 차명석 단장처럼 야구인 출신으로 야구계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전문가가 단장직을 맡고 있다. 키움 김치현 단장은 야구인 출신은 아니지만 프런트에서 다양한 실무를 경험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롯데 역시 다짐대로 ‘대오각성’해서 정상구단으로 가려면, 이제는 모그룹이 야구단 단장직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계열사 낙하산이 아닌 야구 전문가를 단장으로 임명해야 한다. 그룹 내 인재 혹은 롯데 출신 야구인 중에 적임자가 없다면 외부 수혈도 방법이다. 

 

롯데는 새 단장의 조건으로 ‘미래 대응에 적임자’와 ‘완성도 있는 선수단 전력 편성, 선수 맞춤형 육성 실행, 소통이 되는 원팀(One Team)의 완성 그리고 데이터 기반의 선수단 운영 등’의 역량을 언급했다. 다 좋은 말이지만 어딘지 공허하게 들린다. ‘미래 대응 적임자’를 선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임기를 보장하고 실제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프런트가 전문성을 갖고 장기적 계획에 따라 구단을 이끌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몇몇 파트엔 과감한 인적 쇄신도 필요하다.

 

단기 과제와 중장기 과제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우선 남은 후반기를 의미 있게 보내는 게 눈앞에 주어진 과제다. 트레이드 등 전력상 획기적 변화는 현재로선 기대하기 어렵다. 있는 전력으로 남은 시즌을 치러야 한다. 하위권 팀들이 너나없이 리빌딩을 외치지만 KBO리그에서 리빌딩과 성적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야구 잘하는 팀은 성적을 내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도 진행한다.

 

1군과 2군 운영의 방향성이 중요하다. 내년 시즌 전력과 장기 육성 대상, 군입대 대상 등 가진 선수 자원을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분류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해 남은 시즌을 치러야 한다. 유망주라고 무조건 안고 있는 건 답이 아닐 수 있다. 선수 육성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퓨처스 코칭스태프 개편도 생각해볼 문제다. 전임 단장 체제에서 꽉 막혀 있던 노경은 문제도 늦기 전에 해결해야 한다. 

 

후반기 남은 시간은 구단의 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체질을 개선하는 시간으로 의미 있게 보낼 필요가 있다. 외부 고언에는 귀를 기울이되 불필요한 외풍과 소음에선 구단과 선수단을 보호하는 것도 필요하다. 눈앞의 비난을 피하는 것보단 먼 곳을 바라봐야 한다. 당장은 성과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혹은 일시적으로 반짝 성과가 날 수도 있다. 이런 단기 성과에 흔들리지 않고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뚝심도 필요하다.

 

그간 수 차례 시행착오에도 달라지지 않았던 롯데다. 창단 38년째를 맞은 원년 구단이 아직도 명문 구단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건 가슴 아픈 일이다. 온갖 선무당으로부터 구단 운영에 이래라저래라 참견을 듣는 건 프로 구단으로선 수모에 가깝다. 이제는 말로만이 아닌 정말로 달라져야 할 때다. 대오각성을 넘어 환골탈태가 필요한 롯데다. ‘정상구단’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고 험하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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