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 스카우트로 활약한 롯데 성민규 신임단장(사진=엠스플뉴스)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로 활약한 롯데 성민규 신임단장(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롯데 자이언츠가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롯데는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성민규 스카우트를 KBO리그 역대 최연소 단장으로 선임했다.

롯데는 9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활발한 출루에 기반한 도전적 공격 야구’라는 팀컬러를 명확히 하고 이를 실현할 적임자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출신 성민규 단장을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대구 상원고·홍익대를 졸업한 1982년생 성 신임단장은 야구를 그만 두고 뉴질랜드 유학을 떠나 클럽 야구팀에서 활동했다. 미국 네브래스카 대학에 스카우트된 성 신임단장은 야구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2007시즌을 앞두고 KIA 타이거즈의 신인 지명(4라운드 전체 32번째)을 받았다.

2007시즌 2군에서 31경기 출전 타율 0.263의 기록을 남긴 성 신임단장은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 입단해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이후 큰 빛을 못 보고 선수 생활을 접은 성 신임단장은 곧바로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다.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 코치직을 맡은 성 신임단장은 김동엽·이학주(이상 삼성 라이온즈) 등 시카고 컵스로 입단한 한국 선수들을 지도했다. 그리고 코칭 능력을 인정받은 성 신임단장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마이너리그 스카우트에도 관여하는 비중 있는 스카우트 보직(스페셜 스카우트/환태평양 슈퍼바이저)을 맡아왔다. 성 신임단장은 2012년부턴 MBC SPORTS+ 메이저리그 해설을 맡아 국내 무대에서도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성 신임단장은 구단을 통해 “적극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잠재력 있는 우수 선수 스카우트(외국인·트레이드·신인 등), 과학적 트레이닝, 맞춤형 선수육성 및 데이터 기반의 선수단 운영 등에 집중할 것이며 직접 경험한 메이저리그 운영 방식을 팀에 맞춰 적용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롯데 자이언츠 김종인 대표이사는 “반복된 성적부진과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팬 분들 앞에 실망스러운 장면을 보여드려 너무 죄송하다. 하지만,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없으며 분명한 방향성과 전략에 맞춰 팀을 빠른 속도로 혁신할 것이다. 모든 책임은 분명히 대표이사, 단장 그리고 프런트에 있다.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제대로 준비해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구단은 신임단장을 중심으로 감독 선임과 코치진 및 선수단을 재정비하고 향후 3년 내 우승권에 진입할 수 있는 팀 혁신을 가속화 하겠다고 밝혔다.

성 신임단장은 2016년엔 ‘저주 파괴 전문가’ 시카고 컵스 테오 앱스타인 사장과 함께 ‘염소의 저주’를 깨는 일원으로 팀에 힘을 보탰다. 엡스타인 사장은 2002년 28살의 어린 나이로 역대 최연소 단장(보스턴 레드삭스) 자리에 올랐다. 변화와 혁신을 추구한 엡스타인은 2004년과 2007년 월드시리즈에서 보스턴의 우승을 이끌며 86년 만에 ‘밤비노의 저주’를 깨뜨렸다. 그리고 2011년 컵스 사장으로 취임한 뒤 2016년 ‘염소의 저주’가 걸려 있던 시카고 컵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저주 파괴 전문가’로 우뚝 섰다.

성 신임단장도 앱스타인 사장과 같이 가장 오랫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보지 못한 롯데의 저주를 깰 ‘한국판 앱스타인’의 적임자라는 야구계의 평가다. 메어저리그 구단 운영 시스템을 그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지켜본 성 신임단장은 27년 동안 무관에 그친 롯데를 혁신할 준비를 마쳤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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