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이 홈런 3방으로 SSG를 꺾고 주말 3연전을 우세시리즈로 마감했다. 넓디넓은 잠실이라 하지만, 두산 타자들에게는 좁았다.

3점 홈런을 날린 김인태와 양석환(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3점 홈런을 날린 김인태와 양석환(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엠스플뉴스=잠실]

두산 베어스 홈구장 잠실야구장은 국내에서 가장 홈런치기 힘든 구장으로 통한다. 가운데 펜스까지 125m에 좌우 100m로 국내 구장 중에 홈에서 펜스까지 거리가 제일 멀다. 지난 시즌엔 10개 구단 홈구장 중에 가장 낮은 732의 홈런팩터를 기록했다.

하지만 두산 타자들에겐 구장 크기가 별로 문제 되지 않는 듯하다. 두산은 5월 2일 홈 SSG 랜더스 전에서 홈런 3방을 앞세워 8대 5 역전승을 거뒀다. 박계범, 김인태 등 홈런과 별 인연이 없는 선수들이 앞장서고 잠실 홈런이 익숙한 양석환이 쐐기를 박았다.

전날 연장 12회 혈투 끝에 경기를 내준 두산은 이날 선발투수로 올 시즌 한 번도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유희관을 내세웠다. 3루수 허경민 대신 박계범이 선발 출전했고, 리드오프 박건우는 1회를 마친 뒤 옆구리 통증으로 조수행과 교체. 베스트와는 거리가 먼 라인업으로 경기를 치렀다.

2회 2점을 먼저 내주며 전날 경기의 흐름이 이어지는 듯했다. 여기서 박계범이 뜻밖의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1, 2회 멋진 수비로 SSG의 공격 흐름을 막은 박계범은 3회말 1사 1루에서 SSG 선발 김정빈의 초구 높은 속구를 받아쳐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겼다. 박계범의 투런포(시즌 2호)로 두산은 2대 2 동점을 이뤘다.

2대 4로 뒤진 4회말엔 김인태가 대포를 날렸다. 통산 6홈런에 지난해 홈런 1개인 김인태는 4회말 주자 1, 2루에서 김정빈의 5구째 바깥쪽 속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 너머로 날렸다. 발사각 23.5도로 얕게 뜬 타구였지만 계속 뻗어 나가 좌측 담장 110m 너머에 꽂혔다. 김인태의 마수걸이 홈런으로 두산은 5대 4 역전, 유희관에게 승리투수 요건을 안겨줬다.

유희관이 어렵게 5회를 막은 뒤, 5회말엔 양석환이 대포를 가동했다. 양석환은 2사 1, 2루에서 서진용의 2구 높은 볼을 받아쳤다. 이번에도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짜리 홈런. 양석환의 홈런으로 두산은 8대 4로 점수를 벌렸고, 유희관도 시즌 첫 승에 한 발 더 다가갔다.

두산은 6회부터 장원준-박종기-윤명준-이승진-김강률을 차례로 올려 SSG의 추격을 1점으로 차단했다. 8대 5로 승리한 두산은 전날 연장 패배를 설욕하고, 주말 3연전을 우세시리즈로 마쳤다.

이날 홈런 3개를 추가한 두산은 시즌 팀 홈런 22개로, 이날 1홈런을 추가한 LG(21홈런)를 제치고 팀 홈런 4위로 올라섰다. 홈구장 홈런도 11개로 타자친화 구장을 사용하는 NC-삼성-SSG에 이은 4위다. 반면 홈에서 허용한 홈런 8개. 상대 타자들에겐 너무나 넓은 잠실구장이 두산에겐 좁게 느껴진 하루다.

김태형 감독은 “선발인 유희관이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위기관리 능력과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함으로 이겨냈다. 집중력을 가지고 필요할 때 홈런으로 점수를 뽑아준 타자들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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