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대박 K리그, 유명 선수 영입으로 개막 전부터 ‘후끈’

-이상윤 위원 “빠르고 화끈해진 K리그, 아주 매력적이야”

-“대구 FC 스토리, K리그 팀들이 눈여겨봐야”

-‘축구는 하나의 상품!’···“꾸준한 경기력으로 이 열기 이어가야”

3월 9일 첫선을 보인 대구 DGB 대구은행파크(사진=엠스플뉴스)
3월 9일 첫선을 보인 대구 DGB 대구은행파크(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MBC SPOTS+ 이상윤 축구 해설위원의 말이다.

이 위원은 3월 1일 개막한 2019년 K리그를 보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K리그(1·2) 1, 2라운드 12경기에서 총 14만 6,335명(평균 1만 2,195명)이 축구장을 찾은 까닭이다. 지난해 1, 2라운드에선 총 8만 3,693명(평균 6,974)이 현장을 찾았다. 뿌연 먼지가 푸른 하늘을 가리고, 비바람이 몰아쳐도 흥행대박을 일군 K리그다.

하지만, 2019년 K리그는 이제 시작했다. 이 위원이 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경기력 유지’를 강조한 이유다.

이상윤 해설위원 “빠르고 화끈해진 K리그, 아주 매력적이야”

경남 FC 조던 머치(사진 오른쪽)
경남 FC 조던 머치(사진 오른쪽)

2019년 K리그 1, 2라운드 관중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었던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일군 성과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독일전 승리가 축구 열풍의 시작이었다. 손흥민, 조현우, 황희찬, 이승우 등 성인 대표팀 멤버가 주축이었던 U-23 대표팀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축구 인기가 극에 달한 순간이었다.

한국은 1월 UAE에서 열린 2019년 아시안컵 준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지만, 축구 인기는 줄지 않았다. K리그1에 속한 경남 FC, 울산 현대, 인천 유나이티드 등이 화끈한 영입으로 축구계의 이목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경남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06경기를 뛴 조던 머치, 폐예노르트(네덜란드)-인터밀란(이탈리아) 등 유럽 명문에 몸담았던 루크 카스타이노스를 영입해 지난해 득점왕 말컹이 떠난 자리를 메웠다. 이 외에도 울산 아이돌로 불린 김승준,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 등을 영입하며 전력보강을 확실히 했다.

울산 역시 미국 축구 대표팀 출신으로 EPL 맨체스터 시티에 몸담은 바 있는 믹스 디스커루드, 네덜란드 수비수 불투이스, 카디프 시티(EPL)에서 머치와 함께 뛰었던 김보경 등을 영입하며 축구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인천도 스웨덴 축구 대표팀 출신 질로안 하마드, ‘베트남 손흥민’ 응우옌 콩푸엉을 새 식구로 받아들였다.

뛰어난 선수들이 가세했기 때문일까. 2019년 K리그는 시작부터 뜨거웠다. 3월 1~3일 진행된 K리그(1·2) 1라운드 11경기에선 무득점 경기가 없었다. 선수들은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에 ‘공격 축구’로 화답했다. 1라운드에서만 총 28골(평균 2.5골)이 터졌고, 5경기에선 3골 이상이 나왔다. 2라운드 11경기에서도 27골(평균 2.4골)이 터지며 재미있는 축구를 이어간 K리그다.

이상윤 해설위원은 K리그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는 걸 느낀다티켓 값이 아깝지 않은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경기 속도가 이전과 확실히 다르다. 지난해만 해도 EPL과 비교했을 때 생동감이 크게 떨어졌다. 지금은 그 간격이 크게 줄었다. 오히려 EPL 하위권 팀 간 대결보다 훨씬 빠른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하지만, 생존이 목표였던 인천, 경남 등 시민구단이 약진하면서 리그의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졌다.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렀던 FC 서울도 부활을 알리면서 흥행요소를 더하고 있다. 절대강자와 약자가 없는 시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K리그로 나아가고 있다.이 위원의 말이다.

‘축구는 하나의 상품!’ 이 위원 “꾸준한 경기력으로 이 열기 이어가야”

K리그1과 ACL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구 FC(사진=엠스플뉴스)
K리그1과 ACL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구 FC(사진=엠스플뉴스)

올 시즌 K리그는 특급 외국인 선수 영입 외에도 스토리가 많아졌다. 대구 FC가 대표적이다.

대구 조광래 사장은 2014년부터 축구 전용구장 건설에 집중해 마침내 빛을 봤다. 3월 9일 1만 2천석 규모의 ‘DGB 대구은행파크’가 첫선을 보인 것이다. 13일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2차전 광저우 헝다(중국)전까지 2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말 그대로 ‘흥행대박’이다.

경기 내용과 결과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홈 개장 경기(9일)에선 제주 유나이티드를 홈으로 불러들여 2-0으로 완승했다. 13일 광저우와의 경기에서도 3-1로 이겼다. 제주는 K리그 전통의 강호로 불린다. 막대한 투자를 앞세운 광저우는 매년 ACL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히는 팀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들어진 홈구장에서 새 역사를 쓰고 있는 대구다.

이상윤 해설위원은 축구는 하나의 상품이라며 대구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으로 재탄생했다고 말했다.

K리그 수준에 딱 맞는 축구 전용구장에서 선수와 관중이 하나 돼 호흡한다. 김대원, 정승원, 세징야 등 선수 스스로가 상품 가치를 높이기 위해 더 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 결과 아시아 최고의 팀으로 꼽히는 광저우에 승리를 따냈다. K리그1에서도 무패(1승 1무)를 이어가고 있다. 조 사장부터 감독, 선수, 구단 관계자, 팬 모두가 똘똘 뭉친 결과다.이 위원의 말이다.

대구, 경남, 인천 등 시민구단의 약진과 서울의 부활 등이 K리그 전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 새 구장에서 동화를 쓰기 시작한 대구를 보면서, 타 구단과 선수들은 자극을 받는다. 투자에 인색했던 구단은 지갑을 열게 되고, 기업구단 선수들은 뒤처지지 않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K리그가 더 나은 상품으로 거듭나게 되면, 이런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을 수 있다.

이 위원은 그래서 더욱 “꾸준한 경기력 유지”를 강조한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 관중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현장을 찾았을 때 후회를 남겨줘선 절대 안 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축구를 봤다’는 생각이 들게끔 경기마다 매력을 어필해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팬이 축구장을 찾을 수 있다. 이제 시작이다. 현 성과에 취하지 않고, 올 시즌 내내 팬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축구계가 힘써야 한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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