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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이슈] 국대 감독 뽑는데, 감독들은 몰랐다? 야구협회 또 논란 자초

  • 기사입력 2019.05.17 10:50:03   |   최종수정 2019.05.17 1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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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15일 성인국가대표팀 감독과 청소년 대표팀 감독 선임 발표
-4월 10일부터 23일까지 서류접수, 대다수 감독은 “공개채용 공고 몰랐다” 주장
-성인대표팀 감독 뽑는데 1명이 단독 지원, 면접까지 거쳐 최종 확정 “공개채용 취지 무색”
-“의도적 부실 홍보” 문제 제기에 KBSA는 “할 일 다 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대표팀 감독 선임이 또 숱한 논란을 낳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대표팀 감독 선임이 또 숱한 논란을 낳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야구 국가대표 감독 공개채용 공고가 났는데, 공고를 봤다는 사람도 지원한 사람도 없다. 32개 대학팀 감독 중에 단 1명만이 지원해 단독으로 면접을 보고 그대로 감독이 됐다. 지난해 숱한 의혹과 논란을 샀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의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이 올해도 변함없이 논란을 낳고 있다.
 
KBSA는 5월 15일 “협회 파견 2019년도 국제대회(야구) 국가대표팀 지도자 선발 결과”를 발표했다. 13일 진행한 경기력향상위원회 결과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성인대표팀 사령탑에 경성대 윤영환 감독이, 코치로는 동아대 이재헌 감독이 각각 선임됐다. 또 부산 기장에서 열리는 18세 이하 세계야구선수권 대표팀 감독으로는 유신고 이성열 감독이 자리에 올랐다.
 
KBSA는 “각 급 야구국가대표팀을 이끌 최고의 지도자를 모시고자 사령탑 선임에 앞서 국제대회에 파견할 국가대표팀 지도자를 공모하였으며, 각 분야별 응모자를 대상으로 서류심사 및 면접전형을 진행하여 지도자를 선발했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런데 취재 결과 성인대표팀 감독 공개채용 지원자는 윤영환 감독 1명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KBSA는 재공고를 내는 대신, 윤 감독 단독으로 경기력향상위원회 위원 면접평가를 진행해 대표팀 감독을 확정했다. 3명을 뽑는 대표팀 코치직도 이재헌 감독 1명만 지원해 그대로 선임됐다. ‘최고의 지도자를 모시겠다’던 공개채용 취지에 어울리지 않는 결과다. 

다수의 대학, 고교 감독들 “공개채용 공고 사실 몰랐다” KBSA “감독들 참 너무들 한다”
 

대학야구 경기 장면. 기사 내용과는 관계없습니다(사진=한국대학야구연맹) 대학야구 경기 장면. 기사 내용과는 관계없습니다(사진=한국대학야구연맹)

 
대학 감독들 사이에 국가대표 감독직이 인기가 없어서 1명만 지원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지난해 우수한 성적을 거둔 수도권 대학 감독은 15일 엠스플뉴스와 통화에서 “대표팀 감독을 모집하는 줄 사전에 알았다면 당연히 지원했을 것”이라 했다. 지방의 모 대학 감독도 “작년에 괜찮은 성적을 낸 뒤라, 대표팀 감독 공개채용이 있으면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 감독은 대표팀 감독 공개채용이 진행된 사실을 전혀 몰랐거나, 서류접수 기간이 다 끝난 뒤에 뒤늦게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취재차 연락한 다수의 감독이 “대표팀 감독 공개채용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서울권 한 고교팀 감독은 “정말 대표팀 감독을 발표했나? 누가 됐나?”고 되물은 뒤 “감독을 뽑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고 금시초문이란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대학야구 감독자협의회 회장인 김도완 경희대 감독도 “나중에 알았다”고 밝혔다.
 

4월 10일 KBSA 홈페이지에 올라온 채용 공고(사진=엠스플뉴스) 4월 10일 KBSA 홈페이지에 올라온 채용 공고(사진=엠스플뉴스)

 
상황이 이렇게 된 건 대표팀 감독 선발 공고가 KBSA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이뤄졌기 때문이다. 김용균 KBSA 사무처장은 “홈페이지에 공개채용 공고를 올렸고, 서류접수 기간도 지난해보다 늘려 보름동안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공고가 올라온 사실을 몰랐다는 감독들의 주장에 대해선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된다”“지도자들이 좀 그렇다. 너무들 하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의 경우 KBSA는 공개채용 소식을 홈페이지는 물론 보도자료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렸다. 4월 23일 ‘야구 국가대표 지도자(감독, 코치) 공개 모집’ 보도자료를 냈고, 많은 언론을 통해 기사화되면서 모든 아마추어 지도자에게 공개채용 소식이 전해졌다. 그 결과 성인 대표팀 감독 후보로 5명, 청소년 대표팀 감독 후보엔 4명이 지원했다.
 
반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보름 가량 시기를 앞당겨 공개채용을 진행하면서도 대표팀 감독 선정 관련 별도의 홍보 활동이 없었다. 홈페이지 ‘공지사항’란에만 공고를 올렸고, 따로 보도자료를 내거나 홍보하지 않았다. 김용균 사무처장은 “작년에도 보도자료는 안 냈다”며 사실과 다른 주장을 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홈페이지는 메인 화면에 공지사항을 노출하지 않는다(사진=엠스플뉴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홈페이지는 메인 화면에 공지사항을 노출하지 않는다(사진=엠스플뉴스)

 
KBSA 홈페이지는 메인화면에 보도자료만 노출되고, 공지사항은 노출되지 않는 구조다. 하위 메뉴를 클릭해서 접속해야만 어떤 공지사항이 올라왔는지 확인할 수 있다. 별도 팝업창을 띄워 공개채용 진행 소식을 알리지도 않았다. KBO가 모든 채용과 입찰 소식을 보도자료로 내서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몇몇 지도자는 “수시로 KBSA 홈페이지에 접속하는데도 공개채용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고 했다. 영남권 한 지도자는 “선수 기록 때문에 매일 홈페이지에 들어가는데, 공개채용 공고는 서류접수가 거의 다 끝날 때쯤에 뒤늦게 발견했다”고 했다. 
 
청소년 대표팀 감독에 지원한 대구고 손경호 감독은 서류접수 마감 이틀 전에 공고를 발견하고, 서류를 준비해서 응모했다고 했다. 손 감독은 지난해 전국대회 3관왕을 달성하며 최근 주목받는 고교야구 지도자다. 고교야구 ‘명장’이 하마터면 ‘몰라서’ 대표팀 감독에 지원하지 못할뻔 했다는 얘기다. 
 
장충고 송민수 감독도 “선수 기록을 찾으러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응모했다”고 했다. 감독 공개채용에 지원하려면 지원서 및 자기소개서, 자격증 사본, 경기실적 증명서, 국가대표 운영계획서, 징계 사실유무 확인서, 개인정보 제공/활용 동의서 등 6종의 서류를 완비해야 한다. 상당한 준비와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한 아마야구 관계자는 현장 감독들은 주말리그가 개막하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언제 공고가 올라오나’ 기다리며 매일 홈페이지를 들여다볼 시간이 없다감독들의 홈페이지 이용 행태나 홈페이지 활성 여부와는 무관하게, 홈페이지에 올려놨으니 ‘볼 사람은 보고, 지원하려면 지원하라’는 식으로 해놓고 할 일을 다 했다는 건 지나친 행정 편의주의이자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국가대표 감독을 뽑는 중요한 절차다. 보다 많은 후보가 지원해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감독을 뽑는 게 바람직한 일 아닌가”라며 “대학 감독의 경우엔 대학연맹을 통해 공개채용 소식을 감독들에게 알리고, 고교 감독도 각 시도협회를 통해 학교와 감독들에게 알리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야구협회는 16일 ‘김응용 회장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란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규정 제12조에 의거 공개선발을 규정하였음에도 각 시도지부 및 연맹에 사전공지도 하지 않고 깜깜이 선발을 강행한 이유는 무엇인지”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 대학 감독은 “솔직히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고를 왜 제때 보지 못 했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면서도 KBSA가 감독들에게 대표팀 감독 공개채용을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문자든 팩스든, 하다못해 감독들의 단체채팅방을 통해서라도 공개채용 소식을 알려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항변했다.
 
한 경남권 고교 감독도 “개인적으로는 KBSA 홈페이지를 매일 들어가 보는 편이라 감독 채용 공고를 보긴 했지만, 자격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서도 “주위 고교 감독들 중에 충분히 대표팀 감독에 도전해볼 만한 경력과 역량이 있는 지도자들이 감독 공개채용 사실을 모르고 지나갔다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KBSA가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를 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김용균 KBSA 사무처장은 “그렇게 이야기한다면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대학연맹 주최 대회에서 만난 감독들의 문의에 홈페이지에 공지가 올라갔다고 알려준 적도 있다. 모 대학 감독에게도 KBSA 사무차장이 안내해준 바 있다.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안 된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협회로서 해야 할 일은 다 했다는 게 KBSA의 입장이다. 
 
당당한 KBSA “경기력향상위원회 채점 결과 따랐을 뿐…협회는 할 일 다 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양해영 실무부회장 중심의 독단적인 행정으로 아마야구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올초 이사회 당시 회의장에서 진행된 침묵시위(사진=서울시야구협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양해영 실무부회장 중심의 독단적인 행정으로 아마야구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올초 이사회 당시 회의장에서 진행된 침묵시위(사진=서울시야구협회)

 
국가대표 감독 공개채용 공고만 올려놓고 홍보는 하지 않은 결과, 성인대표팀 감독에는 경성대 윤영환 감독 1명만이 응모했다. 지난해엔 총 5명의 감독이 응모한 바 있다. 청소년 대표팀도 지난해 4명보다 줄어든 3명만이 응모했다. 윤영환 감독은 단독으로 경기력향상위원회 위원 면접을 거쳐, 15일 대표팀 감독으로 확정됐다.
 
문제는 이게 ‘최고의 지도자를 모신다’는 취지에 걸맞은 최선의 결과냐는 것이다. KBSA ‘국가대표 선발규정’은 국내대회 성적 40%, 위원 면접평가 점수 60%를 합쳐 대표팀 감독을 평가하게 돼 있다. 국내대회 성적은 전년도와 그 전년도까지 ‘최근 2년’이 기준이다. 지난해까지 50%에선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국내대회 성적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아쉽게도 경성대는 국내대회 성적만 놓고 보면 최상위권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2017년 준우승 2회에 4강 1회, 2018년 4강 1회로 최근 2년간 우승이 없다. 반면 성균관대는 2017년에만 우승 2회에 준우승 2회를 차지했고, 홍익대도 2017년에만 우승 2회에 4강 2회를 차지했다. 2018년 우승 1회, 준우승 2회, 4강 2회를 차지한 동국대도 성적 상으론 경성대보다 앞선다. 
 
물론 지방 소재 학교는 수도권 대학보다 선수 수급 면에서 어려움이 크다. 수도권 학교들이 거둔 우승 기록과 일대일로 비교하는 건 불공평한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같은 지방 소재의 영남대학교도 2017년 우승 1회와 4강 1회, 2018년 우승 2회에 4강 1회로 경성대보다 성적 면에서 앞섰다. 
 
참고로 윤영환 감독은 지난해에도 성인대표팀 감독에 지원했지만, 5명의 후보 가운데 위원 면접평가 점수 4위에 그쳐 뜻을 이루지 못했다. 만약 충분한 홍보가 이뤄져 다른 대학 감독들이 공개채용에 응모했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단 얘기다. 
 
이와 관련 서울시야구협회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대표지도자 선발규정 제12조 1항의 선발평가기준에도 미치는 못하는 성적을 거둔 지도자를 무리하게 선발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김응용 회장이 답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김용균 KBSA 사무처장은 “후보가 1명이면 안 된다는 규정은 ‘국가대표 선발규정’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KBSA는 과거 국가대표 지도자나 트레이너 공개채용 공고를 낸 뒤 지원자가 부족할 때는 재공고를 내서 추가 지원을 받은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KBSA는 감독 면접을 진행한 경기력향상위원회에 책임을 넘겼다. 김 사무처장은 “위원회에서 논의해서 결정하면, 사무국은 그냥 그대로 진행하는 것”이라며 “지원자가 1명이니까 재공모를 해야 되는지, 지원자를 선발할지 말지는 위원회에서 결정할 문제다. 규정이 따로 정해져 있으면 모르겠는데 그런 게 없었다”고 했다.
 
이어 김 사무처장은 “위원회에서 문제 제기 없이 채점이 이뤄졌으니까, 사무국에서도 그대로 발표한 것”이라며 “김응용 회장이 결재까지 했으니까 감독 선임 보도자료까지 나간 것이다. 다시 공모 절차를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외부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저희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항변했다. 
 
지난해 KBSA는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숱한 의혹과 논란을 빚었다. 이에 KBSA는 올해 초 국가대표 선발규정을 개정하며 “절차적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를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도 홍보 부족과 허울뿐인 공개채용 절차로 다시 한번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엠스플뉴스는 이번 KBSA의 대표팀 감독 선발 과정을 둘러싼 또 다른 의혹을 추가 보도할 예정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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