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안방마님 박동원이 생애 첫 연타석 홈런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수비에서도 에릭 요키시와 찰떡 호흡으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이끄는 활약이 돋보였다.

경기후 인터뷰하는 박동원(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경기후 인터뷰하는 박동원(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고척]

키움 히어로즈 안방마님 박동원이 공수에서 최고의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타격에선 데뷔 첫 연타석 홈런으로, 수비에선 에이스 에릭 요키시의 7이닝 무실점 호투를 이끄는 리드로 승리에 이바지했다.

박동원은 5월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상대 시즌 6차전에 7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 홈런 2개로 혼자 4타점을 올리는 활약으로 팀의 5대 1 승리에 앞장섰다.

이날 경기는 한화 라이언 카펜터와 키움 에릭 요키시의 외국인 좌완 에이스 대결로 펼쳐졌다. 4회까지는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투수전 속에 0의 균형이 이어졌다. 이 균형을 박동원의 큰 것 한 방이 깨뜨렸다.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나온 박동원은 카펜터의 3구째 바깥쪽 낮은 속구를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그대로 넘겼다. 박동원의 시즌 3호 홈런으로 키움은 1대 0,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박동원의 대포는 7회 다시 한번 터졌다. 1대 0으로 불안한 리드가 이어진 7회말 1사 1, 3루 찬스. 여기서 이번엔 카펜터의 2구째 복판 슬라이더를 받아쳐 또 좌측 담장을 넘겼다. 프로 데뷔 첫 연타석 홈런. 박동원의 3점포로 키움은 4대 0으로 점수 차를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8회 김성민을 올려 한화의 추격을 차단한 키움은 8회말 터진 박병호의 1타점 적시타로 1점을 보태 5대 0을 만들었다. 경기 내내 무기력한 공격으로 일관한 한화는 9회 터진 노시환의 솔로포로 영패를 면하는 데 그쳤다. 키움의 5대 1 승리, 주말 3연전을 우세시리즈로 마감한 키움이다.

경기 후 홍원기 키움 감독은 “요키시가 7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져줬다. 전에 안 좋았던 모습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서 고무적이다. 특히 속구 스피드가 올라갔고 변화구 회전이 좋아졌다”며 에이스를 칭찬한 뒤 “박동원의 홈런 2개로 이길 수 있었다. 선수들이 일주일 동안 힘든 일정을 잘 소화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취재진과 만난 박동원은 “연타석 홈런은 처음이라 실감이 잘 안 난다. 좀 얼떨떨하다”며 “카펜터가 워낙 좋은 투수라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면 삼진을 당할 것 같았다. 좀 더 적극적으로 공략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홈런 상황에 대해 박동원은 “구종을 노리기보다 코스를 노리고 쳤다. 영상으로 확인했을 때는 워낙 몸쪽 공을 잘 던지더라. 그래서 가까이 오는 걸 쳐야겠다고 생각하고 쳤다”며 “실투도 왔고 공도 배트 중심에 맞았고, 모든 면에서 운이 좋았다”고 했다.

올 시즌 박동원은 좌완 상대 타율 0.375에 3홈런, 우완 상대 0.236에 1홈런으로 좌투수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그는 “내가 좌투수 상대로 잘 치는 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다음 경기 준비를 위해 중계방송 영상을 돌려보다 우투수, 좌투수 상대 타율이 나온 걸 보고 알았다”며 “아직 타석도 경기수도 적어서 뭐가 좋아졌는지 잘 모르겠다. 기록이 좋을 뿐이지 특별하게 (좌투수 상대) 달라진 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동원은 4월 한 달간 20경기 타율 0.196에 무홈런으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그러나 5월부터는 13경기 타율 0.370에 4홈런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비결을 묻자 박동원은 “타격폼을 잘못 준비했다”는 의외의 답을 내놨다.

그는 “나는 힘은 좋은데 공을 잘 못 맞히는 게 약점이다. 우리 팀에 이정후가 워낙 잘 맞히니까, 어떻게 하면 저렇게 잘 칠까 연구하다 이정후가 타격 시 움직임이 적은 걸 보고 나도 움직임을 줄여야 잘 맞힐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겨울에 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과적으로 내가 이정후는 아니더라. 그건 이정후만 가능한 거다. 내가 따라 해선 안 되겠다는 결론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박동원은 “그전에는 빠른 볼도 안 맞고 변화구도 안 맞았는데, 강병식 타격 코치님과 상의해서 타격폼을 잡으면서 좋아졌다. 다시 원래대로 리듬을 많이 타는 준비동작으로 돌아가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박동원은 “항상 수비에서 점수를 안 주려고 상대 타자 연구를 많이 한다. 시즌 초반 감독님이 기회를 많이 주셨는데 보답하지 못해 죄송했다”며 “제가 많이 나가고 적게 나가고를 떠나, 제가 나갔을 때만큼은 경기하는 시간을 늘리고 싶고 준비 잘하고 싶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거 외엔 없다”고 힘줘 말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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