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테니스의 새바람, 장수정(사진=엠스플뉴스)
한국 여자테니스의 새바람, 장수정(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픽앤톡' (PICK&TALK)은 화제의 인물을 직접 찾아가 그들이 고른 질문을 바탕으로 꾸민 인터뷰 코너 입니다.
2017년은 한국 테니스계의 의미있는 한 해였다. 한국 테니스 역사상 세 번째로 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한 무서운 돌풍의 정현(23)을 비롯, 이덕희(21) 역시 퓨쳐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테니스계의 역사가 차곡차곡 쓰여졌다.
또한 2017년 9월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코리아 오픈은 2004년 이후 최대 관중이 몰리며 흥행면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여자 테니스계에서도 의미있는 성장이 일어났다. 그 주인공은 2006년 조윤정(현 코치)이후 11년 간 나오지 않던 WT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자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바로 장수정(23)이다.
올해로 23살이 된 장수정의 각오는 대단했다. 의미있는 기록을 쏘아 올렸지만, 아직 그가 원하는 목표에는 절대 만족하지 않는 열정 또한 드러냈다.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새로 쓰려는 '테니스계의 새바람' 장수정, 그를 <엠스플뉴스>에서 만나봤다.
[기자 PICK]
"2017년은 아쉬움과 기쁨, 모두 남은 해"
Q. 2017년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2017년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중간에 부상이 있는 등 안 좋은 상황도 있었다. 그러나 시즌 막판 결승에 올라서 좋은 해이기도 했다.
Q. 이기고 싶었던 경기란 무엇인가.
프랑스 오픈 때도 그랬고, 가장 아쉬웠던 기억은 US 오픈 예선 결승이다. 정말 간절하게 이기고 싶었는데 이기지 못했다.
Q. 아쉬웠겠다. 그래도 조윤정 코치 이후 11년만에 WTA 주관 대회인 'WTA125K 시리즈 하와이 오픈'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 장 슈아이(29, 중국)에게 아쉽게 지기도 했는데, 어떤 부분이 부족했을까.
첫 세트에서는 완벽하게 내 플레이를 하며 상대를 압박했다. 그러나 상대가 경험이 많은 선수이고 큰 대회 우승 타이틀도 많이 얻은 선수다. 잘하는 선수들이랑 경쟁을 해왔던 선수여서 그런지 2번째 세트부터 상대가 전략을 바꿨다. 자기가 좀 더 유리할 수 있는 경기로 작용할 수 있게했고, 그러면서 내 리듬을 뺏겼던게 아쉬웠다.
Q. 여러 나라 선수들을 상대했는데 차이점이 있나?
일본 선수들은 빠릿빠릿하게 빠른 타이밍으로 잡아채는 선수가 많다. 중국 선수들은 힘이 좋은 파워 테니스가 많고, 미국 선수들도 플레이 스타일 자체는 단조로운데 힘있게 친다. 스페인쪽은 아무래도 클레이 코트에서 많이 하다보니까 탑 스핀을 거는 경우가 많다. 클레이 선수들은 확실히 스핀을 거는 선수들이 많다.

경기를 치르는 장수정(사진=브라보앤뉴)
경기를 치르는 장수정(사진=브라보앤뉴)

Q. 조윤정 코치에게 직접 훈련을 받았고, 조윤정 코치의 기록을 이어갔다. 기분이 남다를 것 같은데.
조윤정 코치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했던 선수이고,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코치님이 경험했던 점을 먼저 많이 애기해 주시니까 그런 점에서 남들보다 더욱 빨리 적응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Q. 기억에 남는 조언이 있나?
기억에 남는 것은 딱히 없다(웃음). 하지만 상황상황에 맞는 조언을 해주셨다.
Q. 조윤정 코치가 평소 훈련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가 있다면?
밸런스를 중시하신다. 제가 조금 자세가 높은 편인데 항상 낮추라고 말씀하신다. 그래야 공격적으로 경기를 펼칠 수 있다고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
Q. 도움이 많이 됐나.
무척 도움이 됐다. 확실히 밸런스가 안정되니까 경기할 때 도움이 많이 된다.
[장수정의 PICK]
"2018년은 도전의 해…AG 불참 아쉽지만 그랜드 슬램이 더 큰 목표"
Q. 2018년, 다시 시작이다. 1월 11일부터 펼쳐지는 호주 오픈에 출전한다고 들었다. 대회에 임하는 목표는?
예선부터 뛰기 때문에, 일단 예선 통과가 목표다. 그 다음에 목표를 다시 짜보려 한다.
Q. 2018년은 자카르타에서 아시안 게임이 있는 해이기도 하다. 출전 계획이 있나.
출전하지 않게 됐다. 올 해 US 오픈 기간이랑 겹치게 돼서 끝내 불참 결정을 내렸다. 아시안 게임은 물론 뛰고 싶은 대회다. 그러나 메이저 대회 진출이라는 목표를 위해 좀 더 집중하고 싶다. 올해가 나에게 가장 중요한 해이기도 해서다.
Q. 올 해가 가장 중요한 해라는 것은 그만큼 몸상태가 최상이라는 뜻일까?
나이도 그렇고, 몸 상태도 좋은 상황이다. 22세~26세 사이가 아시안 선수의 전성기적 몸상태이기도 하다. 올해는 무엇인가 해보고 싶은 '도전의 해' 이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
Q. 투어 우승을 하면 이덕희 선수(1982년 포트마이어스 투어 우승) 이후 국내 두 번째의 대기록이기도 하다. 조윤정 코치도 투어 준우승이 최고이기에 욕심이 생길 법도 하겠다.
맞다. 최종 목표가 조윤정 코치의 랭킹 45위를 넘는 것이 목표이기에 꼭 이루고 싶다.
Q. 몇 년 안에 가능할까.
3년 안에 하고 싶다.
Q. 그럴려면 몸 상태가 좋을 때 투어 욕심이 생기겠다.
맞다. 그래서 많은 대회에 나갈 생각이다.
Q. 아시안 게임 불참 소식이 전해지면 장수정 선수의 팬 분들은 조금 아쉽지 않을까.
음, 팬분들도 그랜드 슬램에 출전하는 것을 더 원하실지도 모르겠다. 더 응원을 해주시리라 믿는다. 아시안 게임은 또 아시안 선수들의 대회이고 그랜드 슬램은 전 세계 대회이기에 크게 서운해하시지 않으실 것 같다(응원). 응원을 많이 해주실 것이다.

메이저대회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장수정(사진=브라보앤뉴)
메이저대회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장수정(사진=브라보앤뉴)

Q. 랭킹을 올려 올림픽 욕심도 있나.
랭킹이 아직 높지 않기에 처음에는 없었다. 하지만 랭킹 100위를 목표로 잡다보니 올림픽 대회도 욕심이 생기는 듯 하다.
Q. 메이저 대회 본선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나간다면 누구와 붙어보고 싶은가.
세레나 윌리엄스(37, 미국)다. 압도적인 여자 선수라고 생각한다. 보기에도 강해보이는데 붙게되면 얼마나 강할지 직접 느껴보고 싶다.
Q. 세레나 윌리엄스가 올해로 37세 이다. 출산도 했다. 그처럼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유지하고 싶나.
원래는 30세까지 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투어 대회를 나가다보니 30이란 나이가 짧게만 느껴졌다. 지금은 33세 까지 하는 것이 목표가 됐다.
[장수정의 PICK]
"메이저 대회 진출 위해 필요한 전문팀…그러나 후원사 찾기도 쉽지 않아"
Q. 조윤정 코치님도 계시고, 오빠분인 장광익 씨 역시 트레이너로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전문팀이 없다는 것이 의아하다. 더욱 높은 성적을 위해 전문팀이 구성돼야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한국 테니스 구조상 전문팀 결성이 어렵다. 외국인 코치도 섭외해보고 싶지만 비용적으로 많이 든다. '사랑모아병원' 에서 후원을 해주시지만 그 외적인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기에 여의치 않다.
Q. 다른 선수들도 다르지 않겠다.
그렇다. 혼자 훈련하는 선수들도 많다. 랭킹이 높으면 코치 선생님이 함께 하시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혼자 훈련하는 경우도 많다.
Q. 어떻게 해야 활발한 후원이 일어날까.
선수들의 랭킹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일어나지 않을까 한다.
Q. 지난 코리아 오픈은 흥행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국내 팬들이 테니스에 대한 관심이 갖고 있단 뜻이기도 하다.
정현 선수가 잘함으로써 다른 선수들에게도 관심을 많이 주시는 것 같다. 전보다는 확실히 조금씩 인기가 올라가는 것을 실감은 한다.

인터뷰 중인 장수정(사진=엠스플뉴스)
인터뷰 중인 장수정(사진=엠스플뉴스)

Q. 잘된 점도 있었으나, 지난해 7월 열린 한국 선수권은 미숙한 운영 등이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 선수권은 매우 큰 대회이고 역사가 긴 대회인데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갑자기 며칠 전에 하드 코트에서 클레이 코트로 바꼈다고도 들었다. 클레이 코트라면 미리 공지가 필요했을텐데 그런 점이 미숙했다. 한국 테니스가 인기가 있었다면 후원사도 많고, 자연스럽게 상금도 많이 늘었을 테고 경기 외적인 면이 발전됐을텐데 아쉬운 마음이 있다.
Q. 학교에서 선수로 성장해 실업팀에 가는 경우가 얼마나 되나.
거의 없다. 외국은 대학 시합이 있고 해서 성인이 돼도 이어가지만 한국은 실업팀이 있다보니 고등학교 졸업 이후 팀 구하기에 급급하다. 투어를 도전하는 경우가 더욱 희박해지는 이유다.
Q. 선수들이 투어에 도전하지 않는 이유도 그래서일까.
그렇다. 아무래도 후원의 문제다. 후원사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 크게 작용한다. 나도 후원을 받지만 투어를 나가는 모든 비용을 대체하긴 어렵다. 아시아 대회 출전만 하다가 좀 더 많은 곳에 가고는 있는데 비용 차이가 있다 보니 쉽지 않다.
[기자 PICK]
"테니스는 밀당 같다…페더러는 존경하는 선수"
Q. 이제 23세다. 많지 않은 나인데 롤모델이 있나.
아직 롤모델을 누구라고 정하기 어려워서, 아직 없다. 그러나 로저 페더러(37, 스위스)를 좋아한다. 페더러는 테니스의 정답에 가깝게 테니스를 치고, 행동도 신사적이다. 테니스의 황제라는 단어가 어울릴만큼 귀품있는 선수라 생각해 페더러를 존경하고 있다.
Q. 언젠가 페더러가 볼지도 모른다. 페더러 선수에게 한 마디 하고 싶다면?
그냥 요즘들어 생각이 드는게 있긴 하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은 경기 할 때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 만나게 되면 한 번 물어보고 싶긴 하다(웃음).
Q. 우리나라 테니스의 높은 업적을 쌓은 이형택(42, 은퇴)도 있다. 조언을 구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전에 같은 삼성증권 소속이었을때 연락도 자주 드리고 했다. 최근 멀리 떨어져있다보니 연락을 자주 못드리는데 SNS로 안부를 묻고 있긴 하다. 항상 해주신 말씀도 있다. '항상 묵묵히 하라'고. '너가 하고 있는 일을 지금 묵묵히 해라. 그러다 보면 너도 할 수 있다"고 항상 얘기해주신게 기억에 남는다.
Q. 묵묵히 하고 있나.
그런 것 같다(웃음).

Q. 올해를 위해 굉장한 열의가 느껴진다.
그렇다. 올해는 꼭 100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다. 100위 안에 들어 메이저 대회에 나가고 싶다.
Q. 어렸을 때부터 테니스를 했다. 테니스의 재미를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
머릿 속에 구상하고 있는 샷들을 성공시켰을 때, 그 기분이 굉장히 좋다. 쾌락이라고 해야 하나, 그 부분이 굉장히 크다. 나는 테니스를 '밀당(밀고 당기기)' 이라고 생각한다. 하루하루가 굉장히 다르기 때문이다. 골프도 마찬가지겠지만 테니스도 하루하루 느낌이 굉장히 다르다. 이날은 굉장히 잘맞았는데 그 다음날 바로 감이 바로 이상해지는 경우도 있다.

테니스에 대한 열정이 돋보이는 장수정(사진=장수정)
테니스에 대한 열정이 돋보이는 장수정(사진=장수정)

Q. 테니스와 '밀당'하지 않기 위해 무슨 개인적인 노력을 하나.
모든 선수들이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대해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오늘 하루에 제 컨디션에서 최고를 한다고 생각하곤 한다.
Q. 굉장히 긍정적인 성격을 갖고 있을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웃음). 긍정적일 때는 긍정적인데 부정적일 때는 또 한없이 부정적이다.
Q. 2018년이 밝은 지 얼마되지 않았다. 테니스 팬들과 엠스플뉴스 독자들께 한마디 한다면.
안녕하세요. 테니스 선수 장수정입니다. 엠스플뉴스 독자 여러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복 모두 많이 받으시고요. 저도 제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으니 많은 응원 부탁드리고 테니스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장수정은?
생년월일: 1995년 3월 13일 생(만 22세)
키: 171cm
국내랭킹: 1위
2017년 최고 세계랭킹: 120위(현 랭킹 142위)
주요성적
2017 WTA 125K 하와이오픈 준우승
2017 프랑스 오픈 그랜드 슬램 예선 3회전 진출
2017 프랑스 오픈 그랜드 슬램 예선 3회전 진출
2017 ITF 후쿠오카 인터내셔널(일본) 서키트 단식 준우승
2017 ITF 가시와 오픈(일본) 서키트 단식 준우승
2017 WTA 정저우 오픈(중국) 단식 8강
2017 ITF 가시와 오픈(일본) 서키트 복식 우승
2016 ITF 아리아케 인터내셔널 오픈(일본) 서키트 준우승
2016 ITF 가시와 오픈(일본) 서키트 우승
2016 ITF 류저우 오픈(중국) 서키트 준우승
2015 방콕 서키트(태국) 단식, 복식 우승
2015 WTA 인터내셔널 투어 홍콩 오픈 본선진출
2015 ITF 호주 클레어 서키트 우승
글/영상촬영 김다빈 기자 dabinnet@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