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스포테이너'를 꿈꾸는 그녀, 신수지(사진=엠스플뉴스)
'진짜 스포테이너'를 꿈꾸는 그녀, 신수지(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픽앤톡' (PICK&TALK)은 화제의 인물을 직접 찾아가 그들이 고른 질문을 바탕으로 꾸민 인터뷰 코너 입니다.

오래 사는 것 이상의 건강한 삶을 꿈꾸는 시대다. 그만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최근, 스포츠를 대중들에게 쉽고 매력적으로 전하는 '스포테이너' 의 가치 역시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이른바 SNS의 발달로 진정한 의미의 '진짜' 스포테이너를 찾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이자 현 프로 볼링 선수, 그리고 방송인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신수지는 '진짜 스포테이너'에 가까이 다가선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리듬체조 국가대표 타이틀에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분야와 스포츠 종목 도전을 겁내지 않는 당찬 그녀, 신수지. 신수지의 스포츠에 대한 생각과 '진짜 스포테이너' 신수지의 생각들을 <엠스플뉴스>에서 들어보았다.

[기자 PICK]


"아시아 최초의 올림픽 출전, 노력 없이는 불가능 했다"

Q. 올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요새 근황은 어떤가.
-필드 위에 나가기가 어려워 골프를 하지 않고 있다. 대신 방송을 위해 당구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Q. 손연재 이전, 한국 최초 올림픽 본선 진출자다. 남다른 기록에 감회가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순간이어서 생생히 기억에 남는다. 올림픽 출전을 땄을 때 자체가 11년 동안했던 것을 보상 받을 정도로 행복했다. 최종의 꿈이었고 죽기전에 해볼 수 있을까 했던 것이 실현이 된 것이기에, 성적 보다는 올림픽 매트 위에 올라섰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했다.
Q. 아시아 최초의 기록이기도 하다.
최초였고 최연소였다. 부모님께서 티켓을 못 구해 올림픽을 못볼뻔 했다. 겨우겨우 구해 어머니가 태극기를 흔드는 것을 봤는데 그 순간의 울컥함이 아직도 있다.
Q. 경기하다가 어머님을 봤다?
그렇다. 손 흔드는 것 보니 너무 반가웠다. 정말 멀리 있었는데도 눈에 들어오더라. 태극기를 흔드는 모습이 아직 남는다.
Q. 어렵게 리듬체조를 했다고 했다.
물론 그 때는 너무 열악해 조금 더 도와줬음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때 편하게 했다면 올림픽을 못갔을 거라 생각한다. 너무 절실하고 힘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할 수 있었다. 헝그리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신수지의 리듬체조 국가대표 시절(사진=신수지)
신수지의 리듬체조 국가대표 시절(사진=신수지)

Q. 늦은 나이 시작했지만 결국 국내 최고가 됐다. 비결이 있나?
일단 선생님을 잘 만났다. 우리나라 최고의 스파르타 코치인 김지희 선생님이셨는데, 다른 선수들은 팀을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끝까지 선생님 밑에서 했다. 결국 연습량이다. 99% 노력과 1%의 재능이라는 말처럼, 노력이 없으면 재능이 보여지기도 전에 끝나버린다.
하루에 13시간 정도 훈련을 했다. 체육관을 내가 열고 들어가서 나올 정도였다. 남들보다 더 하지 않으면 안됐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부터 승부욕이 강했다. 남들 한 바퀴 돌때 3바퀴 돌고, 그 정도로 독기가 있었다.
Q. 체조 선수로서의 무기를 꼽자면?
무기라면은 아무래도 유연성이다. 세계적 선수랑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힘이다. 유연함과 힘을 동시에 갖기 힘든데 어렸을 때 부터 나는 타고났다.
다리를 찢었을 때 버티고 있을 힘이 있어야 한다. 이런 힘을 동시에 갖고 있었기 때문에 '백 일루션'도 할 수 있었고, 그런 점이 장점이다.
Q. 동양인이 불리한 이유는 무엇일까?
신체적인 조건 차이가 크다. 다리도 길고 이뻐야 하는 점이 그렇다. 연습 환경도 그렇다. 내가 선수할 때는 난방이 안됐다. 타이즈 하나입고 겨울에도 훈련하다보니까 항상 겨울마다 잔뼈가 뿌러졌다. 그러다 러시아로 동계훈련을 가면서부터 성적이 올랐다. 이렇게 환경이 중요하구나 그 때 깨달았다.
Q. 환경이 많이 열악했다.
나때는 정말 그랬다. 춥고, 탈의실에도 쥐가 있었다. 그러다 올림픽 티켓을 따고 나서 체육관이 없다는 나의 말을 듣고 태릉선수촌 입촌이 시작됐다. 시설에 감탄하고 그러면서 지금은 정말 좋아졌다.
[신수지의 PICK]
"새로운 분야 도전 리스크 있다, 중요한 건 시작 자체가 성공이란 마음"
Q. 2014년 프로 볼러가 되고, 2016년 프로 골퍼까지 도전했다. 도전은 계속 이어가는 것인가
변화가 있었다. 빨리 실력을 늘려서 프로 골퍼 테스트를 보고 싶었는데, 골프는 정말 모든 것을 매진해야 하는 종목이다. 정말 아침 먹고 골프하고 점심먹고 해야하는 종목이었는데, 지금 상황이 그렇진 못한다.
체조에서 돈 다쓰다가 이제 좀 부모님한테 돈을 드리고 있는 형편인데, 골프를 위해 또 그러면은 안되지 않을까(웃음). 그러다보니 지금은 일을 열심히 하고 나중에 여유가 생긴다면 전지훈련 등을 가서 제대로 도전해보고 싶다.
Q. 왜 골프로 전향하고 싶어졌을까
볼링은 우선 계속 하고 싶다. 또한 골프도 볼링과 비슷한 시기에 접했다. 첫 시작은 프로그램이었다. 하다 보니 이 종목에 완전히 매료됐다.
처음에는 골프 채를 부러트리까 말까 수도 없이 고민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나가면서 공이 맞아가니까 그 짜릿함을 말로할 수 없었다. 18홀 내내 한 번만 맞아도 될 정도였다. 이게 골프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때부터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Q. 골프 프로그램이라면 무엇을 말하는가.
레슨 프로그램을 많이 나갔다. 그러다 보니 욕심이 생겼다.

프로 골퍼에 도전했던 신수지(사진=신수지)
프로 골퍼에 도전했던 신수지(사진=신수지)

Q. 볼링과는 어떤 인연인가.
볼링도 정말 승부욕 때문에 시작됐다. 볼링을 한 번도 쳐본 적이 없다가 친구가 볼링치자 했다. 쳤는데 너무 못하는 거였다. 맨날 팀을 나눌 때 마지막에 선택받을 정도. 그러다보니 집에 오니 잠도 안오더라. 머릿속에 핀 떠돌아다녔다.
그래서 다음날 하루에 30게임씩, 한 달을 매일 쳤다. 마감까지 쳤을 정도다. 그렇게 한 달을 하니까 에버리지가 180까지 올랐다. 그러나 그것이 한계였고, 결국 박경신 프로님을 찾아갔다. 프로님이 '목표를 10개월 이후 프로테스트가 있으니 그때까지 꾸준히 하는 것으로 하고, 그렇게 한다면 너를 전담으로 받아주겠다' 고 했다. 결국 10개월을 채워 프로가 됐다.
Q. 다른 운동에도 승부욕을 느꼈다면 그 종목도 이어가지 않았을까.
다른 운동도 해봤다. 공을 좋아해서 농구, 야구도 물론 해봤다. 그러나 볼링이 무언가 자극을 줬고 이것을 꾸준히 하면 되겠다 싶었다. 이렇게 30게임씩 치는데 아프지도 않고, 장기가 있는 것 같았다.
Q. 평균 점수가 어떻게 되나.
한 200~210나온다. 근데 더 나와야 한다. 실전에서는 더 안나오기 때문. 지금 점수가 잘 안는다. 조금 정체기다. 스피너 구질이 있는데 거기서 볼이 서야한다. 그걸 바꾸고 있는데 조금 힘들다.
Q. 프로 볼러는 계속 하고싶다고 했다. 그럼 미련없겠다 싶을 정도의 목표도 있을까
미련이 없을라면... 볼 들 힘이 있을때까지 친다면 그럴 것 같다(웃음). 랭킹 상위권에 들고 싶은 소망이 있다. 솔직히 지금은 랭킹이 중간 밑부분이다. 더 올라가고 싶다.

프로 볼러 신수지(사진=신수지)
프로 볼러 신수지(사진=신수지)

Q. 우승 욕심도 있나
당연하다. 그러나 체조할 때만큼 치열하게 하고 있지는 않다. 성장해나가는 것을 느끼고 시합 자체도 재밌다. 조금 더 즐길 수 있는 종목이다.
Q. 체조-볼링-골프, 다 도전이고 실패를 통해 성과를 냈다. 도전을 겁내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일단은 도전이라는 자체는 시작만 해도 성공이다. 그런 것에 대해서 두려워할 필요도 없고, 요새는 120세 시대 아닌가. 절대 어느순간 시작해도 늦지 않는다. 먼 목표부터 나아가지 말고 작은 목표부터 하면 성공할 수 있는 것 같다.
Q. 많은 운동을 했다. 체조-볼링-골프-당구 외 좋아하는 운동이 또 있을까
원체 다 좋아한다. 근데 최근에 배드민턴이 재밌다. 산에 가면 항상 치고 내려오고 있고, 한 번 열심히 해보고 싶다.
Q. 배드민턴은 의외다. 또 프로 도전할 것인가
그건 아니다(웃음). 그만큼 활동적인 운동이 좋다. 또 하계 스포츠는 잘하지만 동계 스포츠는 하지를 못한다. 스케이트 신고 서 있지도 못한다. 두려움 때문인데, 그걸 이겨내기 위해서 한 번 배워볼까 하는 마음이 든다.

여성들의 워너비 몸매, 신수지(사진=신수지)
여성들의 워너비 몸매, 신수지(사진=신수지)

또한 체조 종목 자체가 여성 스러운 라인을 잘 잡아주는 종목이다. 그런 점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웃음). 볼링도 체력소모가 엄청나다. 야식을 많이 먹었는데, 그래도 살이 빠지더라. 하체 운동도 잘된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골프는 또 스윙할 때 회전을 많이 하다보니, 복부에 회전근이 발달된다. 라인 유지에 도움이 된다.
Q. 공교롭게도 도전한 종목들이 다 비인기 종목이었다.
꼭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체조-볼링-골프 모두 동호회도 늘고 대중화 바람이 불고 있다. 볼링도 최고 인기다. 올해만 동호회가 100개 이상 생겼을 정도다. 그러다보니 '내가 하는 거마다 붐이 일어나는구나' 하는 마음이 있다(웃음). 그래서 '적절한 순간에 줄타기 잘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가끔 하기도 한다.
[신수지의 PICK]
"진짜 스포테이너 신수지로서 해야할 일이 있다"
Q. MBC SPORTS+의 당구예능 <7전 8큐>에 출연 중이다. 당구는 첫 도전인가?
그렇다. 친구들과 포켓볼만 밥 내기로 몇 번 했을 정도였다. 그래서 어렵게 생각 안했는데, 3쿠션이라는 벽에 부딪히며 이게 보통이 아니구나 정말 어렵다 생각했다.
Q. 뭐가 그렇게 어려운가
일단 두뇌회전이 빨라야 하고 각도 계산 등등 생각해야 할 게 많다. 처음에 길도 안보인다. 공 역시 단면을 몇개로 써야할 지 알아야하고, 보통이 아니다. 괜히 이걸 시작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웃음). 좀 더 연습이라도 하고 들어올껄 했다.
Q. 볼링도 각을 재고 하는 면이 있다. 프로 볼러라 수월할거라 예상 했는데
공통점이 있긴 하다. 머리로는 이해가 간다. 근데 몸이 안된다. 여기로 했는데 공은 딴데로 가있다. 그 흔한 끌어치기, 밀어치기도 굉장히 어렵다.

체조-볼링-골프에 이어, 당구에 도전하고 있는 신수지(사진=엠스플뉴스)
체조-볼링-골프에 이어, 당구에 도전하고 있는 신수지(사진=엠스플뉴스)

Q. 힘에 강점이 있는 신수지다. 당구하는데 힘은 도움 안되나
물론 된다. 공을 두 바퀴 돌려야 할 때 여자들은 쉽지 않다. 그러나 나는 어느정도 힘이 있기에 가능하다. 힘이 세서 다시 쳤다 돌아오기도 해서 '그걸 장점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한다.
Q. 길만 잘보이면 가능성이 높다는 말로도 들린다
맞다(웃음). 절대 자신감이 없으면 안된다. 이게 내 종목이 아니다 보니 대결할 때 긴장을 많이 한다. 그러나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1등한다 1등한다 해야 경쟁할 수 있다.
Q. <7전 8큐> 마지막은 출연진과 대회를 치러 경쟁을 해야한다. 본인의 예상 등수를 예측해본다면
이게 예측불가인게, 8명 모두 실력이 거기서 거기다. 그렇다보니 그날의 운도 있어야 할 것 같고, 컨디션에서 갈릴 것 같다. 그러나 큰 대회 경험, 국제 대회 경험이 있는 내가 잘하지 않을까 한다(웃음).
Q. 스포테이너로서의 자부심이 있나
여자 스포테이너는 생소하지 않을까 한다. 운동을 병행하며 완전 다른 전문직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다 보니까 그런 방향에서 확실히 내가 해야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운동을 했다가 방송으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프로 선수를 쭉 할 것이다. 이게 '진짜' 스포테이너 아닐까 한다.
Q. UFC 선수, 김동현 선수도 그런 경우다.
맞다. 진짜 예능을 너무 잘해서 놀랐다. 나도 방송보면서 많이 웃었다.
Q. 본인은 방송에서 어떤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나
솔직한 것 같다(웃음). 방송을 보면 힘이 난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밝은 에너지 전달에도 좋은 장점이 있다.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고 있는 신수지(사진=MBC SPORTS+)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고 있는 신수지(사진=MBC SPORTS+)

Q. 점차 스포테이너의 역할과 분야가 다양해진다. 그러나 단순 개인 홍보를 위한 의도적인 접근으로 인한 경계의 목소리도 들리는데, 그에 대한 생각이 있을까
내가 뭐라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말이 나온다면 한 쪽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다. 방송이든, 스포츠든 확실히 전문성을 갖고 해낸다면 그런 시각도 줄어들지 않을까 한다.
Q. 스포테이너로서 신수지의 최종 목표는?
일단 나는 프로 볼링 선수다. 일단 성적을 내고 싶은 목표가 있다. 또한 지금처럼 계속 방송을 하면서 도전을 하는 분들에게 힘을 주고 싶고, 용기를 주고 싶다.

여성 스포테이너의 새 방향을 마련하고 싶다는 신수지(사진=신수지)
여성 스포테이너의 새 방향을 마련하고 싶다는 신수지(사진=신수지)

Q. 올해 28살이다. 신수지의 30대, 또한 40, 50, 60대는 어떤 모습일까
30대는 무조건 신수지 체조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싶다. 40대가 넘어서면은 재단을 설립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내가 운동을 힘들게 했기에 어린 선수들이 편하게 운동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재단을 만들어보고 싶다. 장학금을 몇번 전달한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 선수들이 연락해주는게 뿌듯하다. 50대를 넘어서는 꼭 신수지 운동 센터를 만들지 않을까(웃음).
Q.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도 있고 아시안 게임도 있는 해다. 어떤 생각이 있는지
일단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평창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는게 너무 부럽다. 한 없이 영광스러울 것 같고 우리 선수들이 응원을 긴장이 아닌 응원으로 받아들여 잘 해낼 수 있음 좋겠다. 부상 당하지 말고 잘 했으면 좋겠다.
신수지는?
생년월일: 1991.01.08
신체사항: 키 167cm, 체중 49kg
학력: 세종대학교 체육학과 졸업
前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수
現 프로볼링투어 선수
現 SBS 리듬체조 해설중계위원
주요활동
2015년 제 4회 MBN 여성스포츠대상 도전상
2013년 제 3회 카스포인트 어워즈 시구상
2011년 제 92회 전국체육대회 리듬체조 여자일반부 은메달
2010년 제 91회 전국체육대회 리듬체조 여자일반부 금메달
2010년 제 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체조 국가대표
2009년 제 4회 아시아 리듬체조 선수권대회 개인종합 동메달
2008년 제 29회 베이징 올림픽 리듬체조 국가대표
2008년 대한민국 인재상 등
글/영상촬영 김다빈 기자 dabinnet@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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