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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시체육회, ‘유통기한 지난’ 음료수 강매…피해 학생 수백 명

  • 기사입력 2018.08.16 10:05:08   |   최종수정 2018.08.16 10: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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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체육회 소장, 부장이 음료수 강매” 주장

-체육회 전 직원 “강매는 사실. 강사들이 ‘갑질’에 분노해”

-강매한 음료수, 유통기한 지난 제품으로 밝혀져 충격

-체육회 부장 “소장님이 후배들 사랑해 음료수 그냥 나눠줬다”

알고보니 폐기해야할 ‘유통기한 지난’ 음료수 팔아

-법조계 “갑질 횡포 이상의 심각한 문제, 사법기관의 빠른 수사 필요” 

 

서울시 소유, 서울시체육회가 운영하는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음료수'가 강매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료수를 마신 학생이 수백 명 이상이란 게 피해 강사들의 주장이다(사진=엠스플뉴스) 서울시 소유, 서울시체육회가 운영하는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음료수'가 강매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료수를 마신 학생이 수백 명 이상이란 게 피해 강사들의 주장이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서울시 체육행정을 총괄하는 서울시체육회의 ‘음료수 강매’ 정황이 포착됐다.

 

피해자 대부분은 빙상장에서 일하는 강사들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억(億)을 넘는다는 주장이다.

 

더 충격적인 건 서울시체육회가 강사들에게 강매했다는 의심을 받는 음료수가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으로 밝혀졌다는 사실이다. 

 

강사들의 줄 이은 증언 “서울시체육회 소속 목동빙상장 소장, 부장 강요로 일인당 수십만 원에서 백만 원 이상씩 음료수 샀다.” 

 

서울 양천구 소재 목동빙상장은 대한민국 체육시설의 현주소와 비정규직 노동자 및 소규모 개인사업자들의 엄혹한 현실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곳이다. 주목할 건 목동빙상장의 여러 의혹과 이면이 아직 절반도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사진=엠스플뉴스) 서울 양천구 소재 목동빙상장은 대한민국 체육시설의 현주소와 비정규직 노동자 및 소규모 개인사업자들의 엄혹한 현실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곳이다. 주목할 건 목동빙상장의 여러 의혹과 이면이 아직 절반도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사진=엠스플뉴스)

 

7월 중순 엠스플뉴스는 목동빙상장에서 일했던 서울시체육회(회장 박원순, 사무처장 정창수) 전(前) 직원과 강사들로부터 ‘음료수 강매 갑질’ 제보를 입수했다.

 

전직 빙상강사 A 씨는 서울시체육회 소속 목동빙상장 유태욱(3급 상당) 소장과 박00 운영부장이 ‘맥스00’라는 에너지 드링크를 강사들에게 사도록 강요했다 많은 강사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일인당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어치의 음료수를 강제 구매했다고 털어놨다.

 

다른 강사들도 같은 증언을 들려줬다. 이들은 “유태욱 소장이 목동빙상장 강사 선정과 대관 결정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무엇보다 유 소장은 한국실업빙상연맹 회장과 대한빙상경기연맹 감사를 겸하는 빙상계 최고 실력자다. 가뜩이나 유 소장이 한국체육대학교 전명규 교수(전 빙상연맹 부회장)의 절친이자 골프친구란 사실을 빙상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우리가 에너지 드링크를 사지 않을 수 있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체육회 전 직원 B 씨는 폭로가 모두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B 씨는 “빙상장에 주기적으로 ‘맥스00’라는 에너지 드링크가 반입됐다. 반입된 에너지 드링크는 주로 유 소장 핵심측근인 박 부장에 의해 빙상장 강사들에게 강매됐다”며 강매를 실행한 사람은 박 부장이지만, 실제 강매를 진두지휘한 사람은 유태욱 소장, 이를 알고도 묵인한 건 서울시체육회라고 폭로했다.

 

박 부장의 지시로 에너지 드링크를 강사들 차에 싣는 일을 했던 서울시체육회 소속의 빙상장 관계자는 강사들이 ‘왜 우리가 이걸 의무적으로 사야 하느냐. 세상에 이런 갑질이 어딨느냐’고 분통을 터트리곤 했다 일부 강사는 에너지 드링크를 가져오면 ‘세금 왔네’하고 못마땅해 했다고 전했다.

 

서울시체육회가 목동빙상장에서 강매한 음료수, 유통기한 지난 에너지 드링크였다.


2017년 0월 00일 빙상강사 C 씨는 서울시체육회 소속 박 모 부장의 요구를 받고서 에너지 드링크 ‘맥스00’를 100만 원어치 샀다. 사진은 C 씨가 이00 씨 명의의 계좌로 100만 원을 보낸 계좌이체 기록이다. 그간 목동빙상장 측은 “소장님이 강사들에게 음료수를 그냥 주면 줬지, 돈 주고 판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다(사진=엠스플뉴스) 2017년 0월 00일 빙상강사 C 씨는 서울시체육회 소속 박 모 부장의 요구를 받고서 에너지 드링크 ‘맥스00’를 100만 원어치 샀다. 사진은 C 씨가 이00 씨 명의의 계좌로 100만 원을 보낸 계좌이체 기록이다. 그간 목동빙상장 측은 “소장님이 강사들에게 음료수를 그냥 주면 줬지, 돈 주고 판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는 전·현직 강사와 직원들의 증언을 토대로 서울시체육회와 목동빙상장 측에 음료수 강매 여부를 질의했다. 서울시체육회 관계자는 요즘 같은 시대에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느냐.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목동빙상장 측은 해당 음료수 이름도 알지 못한다. 이름도 알지 못하는 음료수를 어떻게 판매할 수 있겠느냐며 강매 의혹을 아예 가짜뉴스로 못박았다. 

 

양쪽 진술이 엇갈린 가운데 엠스플뉴스는 빙상강사 C 씨로부터 ‘계좌이체 기록’을 제공받았다. 이 기록에 따르면 에너지 드링크 구매 대금은 이00 씨 명의의 계좌로 이체됐다. C씨는 “박00 부장이 불러준 계좌로 송금했을 때 예금주가 이00 씨였다”며 “이00 씨는 처음 보는 이름”이라고 말했다.

 

이00 씨는 ‘맥스00’ 판매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관계자로, 제품 런칭 때부터 마케팅에 참여한 이로 알려졌다. 강사들이 ‘맥스00’을 돈을 주고 구매한 객관적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름도 알지 못하는 음료수를 어떻게 판매할 수 있겠느냐”고 펄펄 뛰었던 목동빙상장 측은 이와 같은 증거를 제시하자 답변을 거부했다.

 

엠스플뉴스는 ‘맥스00’의 판매사인 ‘0000 글로비스’사에 연락을 취했다. 이 회사의 이사는 목동빙상장으로 자사 에너지 드링크가 납품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중간 유통사가 납품을 맡아 처리했을 뿐, 우린 목동빙상장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며 예금주 이00 씨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다”고 답했다. 이때 이 이사가 의외의 얘길 들려줬다. 바로 맥스00가 2016년 2월 이후 생산이 중단됐다는 설명이었다. 취재 결과 사실이었다.  

 

서울시체육회 소속 목동빙상장 소장과 부장이 강사들에게 강매해온 에너지 드링크. 제품 하단에 '2018년 2월 28'이라는 유통기한이 적혀 있다. 취재 결과 이 제품은 2016년 2월에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사진=엠스플뉴스) 서울시체육회 소속 목동빙상장 소장과 부장이 강사들에게 강매해온 에너지 드링크. 제품 하단에 '2018년 2월 28'이라는 유통기한이 적혀 있다. 취재 결과 이 제품은 2016년 2월에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사진=엠스플뉴스)

 

에너지 드링크 ‘맥스00’는 2016년 2월 처음 생산됐다. 그리고 그해 5월 유명 축구인 안정환을 모델로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쳤다. 당시 판매사는 “17가지의 한약재에서 추출한 성분이 들어간 무카페인·무설탕, 13칼로리 에너지 드링크”로 ‘맥스00’를 소개하며 “6월부터 정식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알렸다.

 

판매사는 유명 개그맨을 앞세워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마케팅에도 열을 올렸다. 그해 8월엔 실업 컬링팀인 ‘000스포츠 믹스더블’을 창단하기도 했다. 

 

유명인을 앞세운 저돌적인 홍보 마케팅과 컬링팀 창단으로 의욕적인 출발에 나섰지만, 어쩐 일인지 ‘맥스00’는 몇 달도 못 가 흐지부지 사라졌다. 자사 SNS에 올린 게시물도 2016년 8월 30일이 마지막이었다. 인터넷 쇼핑사이트와 소셜커머스에도 ‘맥스00’는 판매중지된 상태다.

 

판매사의 주문으로 ‘맥스00’를 직접 생산했던 ‘S’사는 엠스플뉴스에 2016년 2월 첫 생산 뒤 더는 ‘맥스00’를 만들지 않았다. 만약 시중에 도는 제품이 있다면 그때 만든 제품일 것이라며 유통기한이 2년이라, 지금은 유통기한이 지나 판매할 수도 없는 제품이라고 밝혔다. 

 

많은 강사와 전·현직 직원이 공통으로 증언한 구매 음료수는 ‘맥스00’였다. 엠스플뉴스가 취재를 진행한 8월 9일 오전까지 ‘맥스00’는 목동빙상장 한 쪽에 쌓여 있었다. 목동빙상장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공익 제보자는 최근까지도 그 음료수가 강사들이나 아이스하키팀 지도자들에게 판매됐다 9일 이후 해당 제품이 빙상장에서 귀신같이 사라졌다고 제보했다.

 

서울시체육회 소속 부장 “소장님이 얼마나 후배 빙상인들을 사랑하는지 아느냐” 주장. 그러나 지난해 시중에서 24캔 기준 7,200원에 팔던 음료수, ‘소장님’은 10,000원에 팔아 

 

서울시체육회 소속 목동빙상장 소장과 부장으로부터 에너지 드링크를 강매당했다고 주장한 모 강사의 증언. 이 강사는 “서울시체육회에서 파견 나온 직원들이 빙상장에서 벌어지는 온갖 갑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고 증언하며 “하지만, 이를 개선하거나 시정하기보단 모른 척 하기 바빴다“고 주장했다(사진=엠스플뉴스) 서울시체육회 소속 목동빙상장 소장과 부장으로부터 에너지 드링크를 강매당했다고 주장한 모 강사의 증언. 이 강사는 “서울시체육회에서 파견 나온 직원들이 빙상장에서 벌어지는 온갖 갑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고 증언하며 “하지만, 이를 개선하거나 시정하기보단 모른 척 하기 바빴다“고 주장했다(사진=엠스플뉴스)

에너지 드링크 '맥스00'를 생산했던 S사 관계자의 증언. 이 관계자는 “2016년 2월 이후 해당 제품을 생산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사진=엠스플뉴스) 에너지 드링크 '맥스00'를 생산했던 S사 관계자의 증언. 이 관계자는 “2016년 2월 이후 해당 제품을 생산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사진=엠스플뉴스)

 

8월 6일 목동빙상장에서 만난 서울시체육회 소속 한00 시설부 부장은 “유태욱 소장님이 얼마나 후배 빙상인들을 사랑하는지 아느냐. 큰 대회가 끝나면 남은 음료수를 들고 와 강사들에게 나눠주신 분”이라며 “그런 소장님의 선의를 어떻게 ‘강매’로 매도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억울해했다.

 

하지만, 유 소장이 강사들에게 나눠준 음료수는 특정인으로부터 납품받은 유통기한이 지난 에너지 드링크였다. 강사들에게 무료로 나눠준 것도 아니었다. 이 제품은 지난해 7월 시중에서 24캔 기준 7,200원에 팔렸다. 하지만, 유 소장은 10,000 원에 판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3월 이후엔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처분해야할 제품이었지만, 역시 '사랑하는 후배 빙상인들'에게 돈을 받고 팔았다.

 

유 소장이 후배 빙상인들에게 나눠준 ‘사랑’을 마신 건 그 후배 빙상인들이 지도하는 어린 학생들이었다. 유통 기한이 지난 줄도 모르고 마셨을 어린 학생들이야말로 최대 피해자다.

 

스포츠 법률 전문가인 박지훈(법무법인 태웅) 변호사는 “서울시체육회 소속 소장과 부장이 우월적 지위를 통해 사회적 약자인 강사들에게 음료수를 강매해온 게 사실이라면 이는 ‘갑질 횡포’ 이상의 위법행위”라며 “더군다나 아이들이 마실 걸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음료수를 강매해온 게 맞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박 변호사는 목동빙상장의 소유주인 서울시와 위탁운영자인 서울시체육회에 이 사건의 조사를 맡겨선 안 된다. 조직적 증거 인멸이 우려되는 바 사법기관의 빠른 수사가 절실히 요구된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료수를 마신 학생이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바, 이 학생들에게 건강상의 문제가 없었는지 서둘러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동희, 이동섭, 서정윤 기자 dhp1225@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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