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첫선 보인 믹스더블, 알고 보면 컬링계 ‘블루오션’

-“경기 시간 짧고 빠른 믹스더블, 4인조 컬링과 다른 매력 있어”

-“모든 팀이 2018년 전·후로 믹스더블에 집중하기 시작. 여기엔 절대강자 없어”

-“시차 및 현지 적응 고민 날린 ‘2019-2020 코리아 컬링리그’, 믹스더블의 큰 발전 도울 것”

한국 믹스더블 대표팀과 경북체육회 A팀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장혜지(사진 왼쪽), 성유진(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한국 믹스더블 대표팀과 경북체육회 A팀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장혜지(사진 왼쪽), 성유진(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의정부]

믹스더블(혼성)은 4인조 컬링과 차이가 있습니다. 규칙이 살짝 다르고 경기 속도가 훨씬 빠르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인 믹스더블엔 절대강자가 없습니다. 이 종목의 최대 장점이에요(웃음).

한국 믹스더블(컬링) 대표팀 장혜지, 성유진의 말이다.

장혜지, 성유진이 호흡을 맞춘 경북체육회 A팀은 12월 17일 ‘2019-2020 코리아 컬링리그’ 믹스더블 첫 경기 경기도컬링경기연맹전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경북체육회 A가 점수를 올리면 경기도연맹이 따라붙는 흐름이 7엔드까지 이어졌다. 7-7로 팽팽하게 맞선 경기는 막판 집중력에서 앞선 경북체육회 A팀의 8-7 승리로 마무리됐다.

믹스더블은 16일 대회 개막전 남자부(경기도연맹 7-2 강원도연맹), 여자부(춘천시청 6-3 경기도청) 경기와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경기 진행 속도가 빨랐고 점수가 많이 났다. '1998 나가노(일본) 동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컬링과 20년 늦게 올림픽 종목으로 인정받은 믹스더블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기존 컬링과 다른 매력을 지닌 믹스더블, 경기 시간 짧고 속도는 빨라 재밌다

믹스더블은 기존 컬링과 규칙이 다르다. 선수 수부터 차이가 있다. 남녀 컬링은 4명씩 팀을 이뤄 경기를 치른다. 믹스더블은 남녀 2명이 호흡을 맞춘다. 기존 컬링과 달리 교체 선수도 없다. 2명이 8엔드까지 경기를 마쳐야 한다.

매 엔드 던지는 스톤도 다르다. 믹스더블은 각 엔드마다 5개씩 투구한다. 한 명이 1, 5번 스톤을 투구하고, 남은 선수가 2, 3, 4번을 책임진다. 4인조 컬링은 각 엔드마다 인당 2개씩 8번의 투구 기회가 있다.

믹스더블은 선수가 둘뿐이다. 팀 전술과 전략을 결정하고 마지막 투구를 책임지는 ‘스킵’을 정하지 않는다. 한 명이 투구하면 남은 선수가 스킵이 된다.

투구자는 스톤을 놓자마자 스위핑을 해야 한다. 빗자루질을 떠올리는 스위핑은 얼음을 미끄럽게 쓸어 진로와 속도를 조절한다. 믹스더블에선 스킵을 포기하고 두 선수가 달라붙어 스위핑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규칙엔 아무 문제가 없다. 전체 제한 시간도 팀당 22분으로 짧다. 일반 컬링은 10엔드 기준 38분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바 있는 장혜지는 믹스더블은 시간이 짧다2시간이 넘는 기존 컬링과 달리 1시간 30분이면 끝난다고 웃어 보였다. 덧붙여 기존 컬링과 믹스더블의 차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믹스더블에 참여하는 선수는 모든 역할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넷이 하는 걸 둘이 해야 하는 까닭이다. 정확한 샷도 필수다. 스톤에 신경 쓸 손이 부족하다. 한 번의 실수는 대량 실점으로 이어지는 등 점수가 많이 난다. 경기가 짧고 빠르므로 보시는 분들께선 더 재밌을 것이다.

‘시간 순삭’ 믹스더블, 절대강자 없는 컬링계 ‘블루오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장혜지(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장혜지(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올림픽 남녀 4인조 컬링에 믹스더블이 추가된 건 2018년 평창 대회부터다. 믹스더블 팀을 구성해 기량을 갈고 닦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장혜지는 고등학교 때까지 4인조 팀에서 국가대표를 꿈꿨다. 성유진은 주니어 대표에선 4인조 컬링을 하다가 1년 전부터 믹스더블을 시작했다. 국외팀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전·후로 믹스더블을 준비했다.

한국은 믹스더블이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2승 5패를 기록했다. 올림픽에 참가한 8개팀 가운데 6위를 기록하며 4위 이상 팀이 실력을 겨루는 결승 라운드 진출엔 실패했다.

하지만, 믹스더블은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종목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이기정과 호흡을 맞춘 장혜지는 우리와 국외팀 모두 2018년을 기점으로 믹스더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여기엔 절대강자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팀이 성장하는 단계다. 잘 준비한다면 ‘2022 베이징(중국) 동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로 믿는다고 했다.

한국은 믹스더블 세계랭킹 7위(랭킹 포인트 39.049)다. 캐나다가 압도적인 랭킹 포인트(84.608)로 1위를 내달리는 가운데 2위인 스위스(66.569)도 만만찮은 저력을 과시 중이다. 하지만, 한국 여자 컬링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세계랭킹 2위에 올라 있듯 믹스더블도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실제로 한국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랭킹 4위 미국(47.721)을 9-1로 이긴 바 있다. 장혜지는 올림픽에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다면서 ‘2019-2020 코리아 컬링리그’가 꿈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장혜지는 이어 국외에서 경기하면 시차 적응을 비롯해 힘든 점이 많다. 국내에선 경기력 유지가 힘든 까닭에 숱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국외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한국에서 짧은 기간 펼쳐지는 대회가 아닌 리그전에 참가한다. 경기력을 유지하고 기량을 향상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8월 뉴질랜드에서 열린 ‘2019 윈터게임’에서 7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 대회엔 9개국 12개팀이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 한국이 ‘2019-2020 코리아 컬링리그’를 통해 경기력 향상을 꾀한다면, 국제무대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한국 믹스더블은 리그전을 통해 얼마만큼의 성장을 이룰까. 컬링계 ‘블루오션’ 믹스더블에서 세계 정상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한편 매주 월요일~수요일 오후 6시 의정부 컬링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2019-2020 코리아 컬링리그’는 MBC스포츠플러스를 통해 안방 시청이 가능하다. PC와 모바일은 엠스플뉴스를 통해 전 경기를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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