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 한국 일선 스포츠업계도 직격타
-헬스장·태권도장·수영장 등 실내체육시설 폐업 위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코로나19 피해 스포츠업계 대상 특별융자 사업 진행
-융자 금액 부족에다 사각지대도 존재, 프로스포츠 업계 추가 지원 필요

코로나19 여파로 문 닫은 헬스장의 풍경.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특별융자 사업에 1,229업체가 몰렸다. 헬스장과 수영장 같은 민간체육시설업체가 대부분이었다(사진=엠스플뉴스)
코로나19 여파로 문 닫은 헬스장의 풍경.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특별융자 사업에 1,229업체가 몰렸다. 헬스장과 수영장 같은 민간체육시설업체가 대부분이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한창 신규 회원 모집에 나설 때인데 기존 회원분들도 안 오시네요.”

4월 6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A 헬스장 풍경은 을씨년스러웠다. 한참 시끄럽게 움직여야 할 러닝머신은 불이 꺼진 채 멈춰 있었다. 근력 운동을 위한 웨이트트레이닝 기구들이 부딪혀 나는 파열음도 들리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 관련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2주 정도 문을 닫았다가 오늘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월세와 인건비는 그대로 나가는데 기존 회원분들의 발걸음이 끊기고, 신규 회원 모집이 어려워졌어요. 입장 전 발열 검사와 마스크 착용 등 위생 수칙을 철저히 해도 선뜻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운동하기가 힘든 분위기인가 봅니다. 사태가 장기화로 이어지면 몇 개월 내로 가게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A 헬스장 관계자의 말이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는 한국 스포츠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 야외 체육활동과 프로스포츠와 관련한 기업들의 활동은 ‘올 스톱’ 상태다. 생활 체육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던 헬스장과 수영장, 실내 체육관 대다수가 정부의 영업 제한 권고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휴업을 결정했다.

영업 제한이 권고된 종교·실내 체육 및 유흥시설 등 시설이 문을 열려면 방역 당국이 정한 준수사항을 지켜야 한다. 실내 체육시설 관련 준수사항엔 ‘출입구에서 발열 및 호흡기 증상 여부 확인’·‘손 소독제 비치’·‘시설 소독 및 환기’·‘마스크 착용’·‘운동복, 수건 등 공용물품 제공 금지’·‘운동 시 1~2m 이상 거리 확보’ 등이 담겼다.

폐업 위기에 빠진 민간체육시설업체들 "이제 못 버틴다."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한 헬스장의 입구에 적힌 코로나19 관련 위생 수칙. 방역 당국이 정한 준수사항을 지켜야 헬스장 문을 열 수 있다. 그래도 운동하는 회원 숫자가 뚝 떨어진 상황이다(사진=엠스플뉴스)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한 헬스장의 입구에 적힌 코로나19 관련 위생 수칙. 방역 당국이 정한 준수사항을 지켜야 헬스장 문을 열 수 있다. 그래도 운동하는 회원 숫자가 뚝 떨어진 상황이다(사진=엠스플뉴스)

헬스장과 수영장, 그리고 태권도장 같은 실내 체육시설의 경우 이미 휴업 결정으로 생긴 피해에다 향후 예년 수준의 수입을 기록하기 어렵다면 폐업 위기에 빠질 분위기다. 또 야외 단체체육 활동이 사실상 힘들어진 상황에서 체육활동 관련 생산업체와 프로스포츠 관련 기업들의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다.

정부 차원에서 스포츠업계를 살리기 위한 방안이 절실한 분위기다. 이미 정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체육·관광 산업 관련 업계에 긴급 금융 융자 지원에 나섰다. 스포츠업계의 경우 국민체육진흥기금을 통한 스포츠산업 ‘튼튼론’ 운전자금 특별융자 지원 사업이 진행 중이다.

문체부와 협조 아래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사업을 진행하는 특별융자 ‘튼튼론’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스포츠 기업을 지원한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에 회원 감소, 휴업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포츠업계의 경영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운전자금 융자다. 기획재정부 공공자금관리기금 융자계정 변동금리(1/4분기 기준)인 1.5%를 특별 금리로 적용한다.

해당 융자 지원대상은 문체부 인증 우수 체육 용구 생산업체, 민간체육시설업체, 스포츠 서비스업체이다. 다시 말해 특정 체육 종목에 필요한 장비를 생산하는 체육 용구 생산업체, 앞서 나온 헬스장과 수영장, 그리고 태권도장 등 민간체육시설업체, 스포츠 마케팅업체나 스포츠 경기업체 등 스포츠 서비스 업체가 특별융자를 신청할 수 있다.

스포츠 업계 대상 특별융자 사업 진행 "1,229업체 지원, 200억도 모자르다."

특별융자 접수 기간은 이미 종료됐다. 3월 12일부터 4월 3일까지 이어진 접수 기간에 총 1,229개의 스포츠업체가 특별융자를 신청했다. 특별융자 한도는 업체당 1~10억 원으로 코로나19로 매출액이 10% 이상 감소한 스포츠 업체에 우선 배정한다. 이번 특별융자에 투입된 총 2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소진될 때까지 선착순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특별융자 사업을 진행 중인 국민체육진흥공단 관계자는 코로나19 피해 관련 특별융자를 신청한 스포츠 기업들 가운데 실제 지원받을 업체들을 선정하는 과정에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만큼 저희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업체가 특별융자를 신청했다. 아무래도 헬스장과 태권도장 같은 민간체육시설업체의 신청 비중이 높았다. 이번에 선정된 업체들은 은행과 융자 관련 상담 뒤 정확한 융자 지원 금액을 알 수 있다라고 밝혔다.

업체 선정 과정이 계속 진행 중에다 은행과 특별융자 관련 상담이 필요하기에 특별융자 사업과 관련한 전체 금액 규모는 아직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예상에 따르면 이번 특별융자 사업으로 준비한 200억 원 예산을 훌쩍 뛰어넘는 실제 융자 규모가 나올 거로 보인다.

앞선 관계자는 신청 스포츠업체들의 숫자와 융자 신청 규모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기존 200억 원의 융자 예산이 부족할 거로 예상된다. 내부적으로 300억 원 정도 추가 융자 재원이 필요한 상황으로 본다. 기획재정부로부터 추가 융자 금액을 확보하고자 문체부와 계속 논의하고 있다. 조만간 특별융자 증액 여부가 결정 날 듯싶다라고 전했다.

특별융자 신청 업체들은 대부분 코로나19 여파로 생계와 존폐가 걸린 민간체육시설업체들이다. 정부 부처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특별융자 증액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스포츠업계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 체육계를 향한 정부 부처와 입법부인 국회의 깊은 관심이 절실하다.

굿즈 업체 등 프로스포츠 관련 업체들의 추가 지원 방안도 절실

프로야구 상품들을 파는 굿즈 업체들도 코로나19에 경영난을 겪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관련 상품 재고가 쌓인 광경(사진=엠스플뉴스)
프로야구 상품들을 파는 굿즈 업체들도 코로나19에 경영난을 겪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관련 상품 재고가 쌓인 광경(사진=엠스플뉴스)

특별융자 사업 진행에 있어 더 정교한 지원 방향성도 요구된다.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스포츠업체들 가운데서도 이번 특별융자 사업과 관련해 사각지대가 존재했다. 최근 엠스플뉴스는 프로야구 관련 상품 생산 업체들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보도(3월 30일 자 기사 “봄이 대목인데…” 코로나19에 먼지만 쌓인 KBO 굿즈)했다. KBO리그 개막 무기한 연기로 이미 만들어놓은 프로야구 구단 관련 ‘굿즈’들이 팔리지 않아 해당 회사들이 존폐 위기에 빠진 상황이다.

하지만, 해당 굿즈 업체들은 이번 특별융자 혜택을 받지 못했다. 엠스플뉴스가 취재한 굿즈 업체들은 해당 특별융자 사업과 관련해 회사에서 신청한 상황은 없었다. 특별융자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거로 파악했다. 또 정부 부처나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특별융자와 관련한 자세한 얘기나 홍보를 들은 적이 없다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심사를 받아야 특별융자를 받을 수 있을지 확인이 가능하지만, 지원조차 못한 사각지대가 있었다.

이처럼 프로스포츠 관련 기업들을 향한 정교한 지원책과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홍보도 필요 하단 게 스포츠 현장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미 특별융자 신청이 마감됐지만, 향후 프로스포츠 관련 업계를 포함한 추가 지원 대책도 꼭 필요하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관계자는 이번 특별융자 지원뿐만 아니라 스포츠 관련 업체들의 기존 융자 상품 상환 시점을 1년 연기해 주는 지원 방안도 문체부와 검토 중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스포츠 업체들을 위한 추가 지원 방안을 정부 부처와 계속 고민해보겠다라고 전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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