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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위원 “악플, 스포츠는 되고 연예는 안 된다? 고통의 크기는 같다” [엠스플 인터뷰]

  • 기사입력 2020.08.06 12:02:08   |   최종수정 2020.08.06 1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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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유승민 선수위원, 악성 댓글로 힘들어하는 후배들을 위해 나섰다 

-“악성 댓글 피해자 대다수는 20대 초중반 선수들...정신적으로 흔들리는 게 정상인 시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유 없이 비난받는 것만큼 두려운 건 없다”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을 벼랑 끝으로 내몰 수 있다. 이젠 바꿔야 한다”

 

IOC 유승민 선수위원(사진=엠스플뉴스)

IOC 유승민 선수위원(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악성 댓글 피해자 대부분이 20대 초중반 선수들입니다. 그들은 운동선수이기 전에 누군가의 사랑스러운 자식이고 친구예요. 이제라도 어른들이 나서서 지켜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유승민 선수위원(현 대한탁구협회장)의 말이다. 

 

유 위원은 체육계 후배들이 스포츠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악플)로 힘들어하는 걸 여러 번 봤다. 그때마다 유 위원이 후배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힘내’뿐이었다.  

 

유 위원은 8월 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스포츠 뉴스 댓글 금지법’ 발의를 요청했다. 

 

악플이 후배들의 가슴에 상처를 입히고 생명까지 위협하는 걸 지켜만 보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 엠스플뉴스가 유 위원에게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유승민 위원 “스포츠 기사 댓글, 갈수록 무서워진다”

 

오랜 기간 악플에 시달린 프로야구 선수 오지환(LG 트윈스)과 박병호(키움 히어로즈)(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오랜 기간 악플에 시달린 프로야구 선수 오지환(LG 트윈스)과 박병호(키움 히어로즈)(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8월 3일 ‘스포츠 뉴스 댓글 금지법’ 발의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요청했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던 겁니까.  

 

스포츠 기사에 달리는 댓글이 갈수록 무서워지고 있습니다. 경기력에 관한 비판을 넘어 인신공격을 주저하지 않아요. 가족이나 주변 지인을 공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도를 넘어섰어요.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나 악성 댓글로 피해를 입는 선수 대부분이 20대 초중반이란 걸 눈여겨봐야 해요. 

 

이유가 있습니까. 

 

운동선수는 20대 초중반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언론의 관심과 대중의 큰 사랑을 받죠. 동시에 악성 댓글이 따라옵니다. 그들은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아요. 어린 선수들입니다. 정신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어요.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3월 5일부터 연예 뉴스 댓글을 폐지했습니다. 다음 역시 연예 뉴스 댓글을 폐지했죠. 우리 선수들도 지켜줄 필요가 있습니다.  

 

위원님도 악성 댓글로 상처받을 때가 있습니까.

 

저는 괜찮아요. 가족이 걱정이죠. 아내가 제 기사에 달린 댓글로 상처를 받진 않을까 걱정합니다. 또 우리 아이가 글을 읽을 줄 알아요. 혹시라도 아이가 큰 상처를 받진 않을까 두렵습니다. 매일 많은 팬 앞에서 경기해야 하는 스포츠 선수들은 얼마나 힘들지 감히 상상할 수가 없네요.

 

댓글은 선수와 팬의 소통창구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댓글 폐지보단 댓글 실명제 전환이 낫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습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실명제입니다. SNS는 클린한가요? 개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말은 멈추지 않습니다. 여자 선수들은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모욕적인 말을 듣기도 해요. 스포츠선수라는 이유로 꾹 참아야 합니까. 20대 초중반, 누군가의 사랑스러운 자식이고 친구입니다. 어른들이 나서서 지켜줘야 합니다.   

 

“한국 스포츠 발전, 온라인 팬 문화도 함께했으면”

 

한국 프로 스포츠의 팬 문화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유 위원은 온라인 팬 문화 역시 건강한 스포츠 문화 조성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사진=엠스플뉴스)

한국 프로 스포츠의 팬 문화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유 위원은 온라인 팬 문화 역시 건강한 스포츠 문화 조성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사진=엠스플뉴스)

 

체육계엔 스포츠선수는 비판이나 비난을 어느 정도 감내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배웠습니다. 하지만, 제가 운동한 시절만 해도 비난의 크기가 크지 않았어요. 경기에서 패한 날 경기력과 관련해서 비난받는 게 전부였습니다. 물론 그것도 힘들 때가 많았죠. 우린 죽을힘을 다해 준비했는데 결과가 따르지 못한 날이 많았으니까. 현역 선수들이 정말 힘들 거예요.

 

시대가 바뀌었다면서 혁신을 주장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들어보고 싶습니다. 

 

한국 스포츠는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2020년 체육계는 성적만 요구하지 않아요. 경기에서 졌다고 비난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금메달이란 결과보다 경기 출전까지 흘린 땀과 도전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어요. 성숙한 팬, 미디어 문화가 만들어진 겁니다. 온라인 팬 문화도 점점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습니다. 

 

어떤?

 

사실 스포츠 기사 댓글의 순기능이 없는 건 아닙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분이 훨씬 많아요. 젊은 선수들이 개인 유튜브 채널을 활성화하는 등 더 많은 팬과 소통하려고 하는 건 이 때문입니다. 그런 분들에게 정말 죄송하지만, 누군가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 수 있어요. 이젠 막아야 하지 않습니까.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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