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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연맹 회장, ‘올림픽 방역 통제’ 대표팀 선수촌 방문해 논란

  • 기사입력 2021.06.03 07:56:30   |   최종수정 2021.06.03 1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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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선수촌을 방문한 김용빈 컬링연맹회장과 신치용 선수촌장(사진=대한컬링연맹 SNS)

진천선수촌을 방문한 김용빈 컬링연맹회장과 신치용 선수촌장(사진=대한컬링연맹 SNS)

 

[엠스플뉴스]

 

대한컬링경기연맹 김용빈 회장이 도쿄 하계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하는 진천선수촌에 방문해 논란이다. 

 

김 회장은 특별 훈련 중인 양궁 대표팀 선수들 근처에서 노마스크로 ‘양궁 체험’을 하고 인증 사진까지 SNS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올림픽을 앞두고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가운데 훈련하는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민폐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컬링연맹은 5월 27일 공식 SNS 계정을 통해 김용빈 회장의 진천선수촌 방문 소식을 전했다. 연맹은 “김용빈 회장과 정귀섭 상임부회장, 김이호 사무처장은 5월 26일 오전 충북 진천선수촌을 방문해 신치용 선수촌장과 부촌장, 본부장을 예방하고 대한민국 컬링 발전을 위한 폭넓은 협력을 요청했다”고 알렸다.

 

연맹은 “방문단은 진천 선수촌 내의 컬링장 시설과 장비 등을 점검하는 한편 선수촌 식당에서 오찬하며 방역 상태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타 종목의 좋은 점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체육시설 전반을 둘러보는 시간도 가졌다”고 홍보했다.

 

또 연맹은 “우리나라 기술로 도쿄올림픽 양궁종목에서 상용화될 새로운 IT 시스템을 체험하고, 선진 방송 및 훈련 데이터 시스템을 견학했다”고 자랑했다. 이와 함께 특별 훈련 중인 양궁 대표팀 선수단, 그 옆에서 마스크를 벗고 양궁 체험하는 김용빈 회장의 사진을 올렸다.

 

끝으로 연맹은 “우리 연맹은 타 종목의 좋은 사례들을 도입해 컬링경기와 방송에 접목할 계획이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썼다. 해시태그에는 #방역상태 확인 #김용빈 #용빈이형 등을 걸었다. 최근 야구팬 사이에서 '용진이형'으로 인기를 누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연상케 하는 해시태그다.

 

“무개념 끝판왕” “양궁협회장도 선수촌 양궁장 못 가는데” 체육 단체 관계자들 일제히 성토
 

대한컬링연맹이 27일 올린 게시물(사진=대한컬링연맹 SNS) 대한컬링연맹이 27일 올린 게시물(사진=대한컬링연맹 SNS)

 

SNS를 통해 컬링연맹 회장의 선수촌 방문 소식을 뒤늦게 접한 타 종목단체들은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한 대한체육회 산하단체 관계자는 “그야말로 무개념의 끝판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태릉과 진천 선수촌은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라며 “코로나19 여파로 국가대표 선수들은 철저히 외부와 차단된 가운데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외출도 제한해서 주말에도 선수촌 안에서만 지낸다. 외부인 접촉도 금지라 가족이나 친구도 마음대로 못 만난다”고 말했다. 이어 “하계올림픽 종목도 아닌 컬링 회장이 왜 거기에 가서 의전을 받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한 하계 종목단체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불안해하는 선수가 많다. 대회에 나갔다가 코로나19에 걸린 사례도 있어서 극도로 예민한 상황”이라며 “선수들을 지켜주려면 정말 꼭 필요한 용무가 아닌 다음에는 외부인이 선수촌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협회 회장님도 작년 3월 이후 한 번도 선수촌에 방문하지 못했다. 가고 싶어도 못 가고, 갈 수 있어도 안 간다”고 했다.

 

취재 결과 대한양궁협회 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 차례도 선수촌을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양궁협회 회장도 방문하지 못한 선수촌 양궁장을 컬링연맹 회장이 방문한 셈이다.

 

체육계 관계자는 “컬링연맹이 얼마나 중요한 일로 선수촌을 찾았는지 모르나, 꼭 가야만 했다면 꼭 필요한 현장 시찰과 회의만 하고 빨리 나왔어야 했다”며 “그런데 SNS를 보니 온갖 사람을 다 만나고, 밥 먹고, 훈련 중인 양궁 선수들 근처까지 가서 활쏘기 폼을 잡고 있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작 자기들 종목인 컬링과 관련해서는 뭘 하고 왔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누가 보면 양궁협회 회장인 줄 알 것 같다.” 이 관계자의 말이다.

 

한 체육회 산하단체 관계자는 “컬링연맹의 선수촌 방문을 두고 선수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다. 방문을 허가해준 대한체육회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컬링연맹 정귀섭 상임부회장은 원래 체육인이 아닌 국군체육부대 출신 군인이다. 이기흥 회장 캠프에서 선거운동 기간 활동하며 공을 인정받은 ‘친 이기흥’ 인사”라고 밝혔다.

 

이 회장의 당선 이후 대한체육회에선 정 부회장에게 ‘훈련관리관’이란 새 직책을 만들어 요직에 앉혔다. 그리고 지금은 컬링연맹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컬링연맹 부회장이 체육회 출신이고 이기흥 회장 사람이라 선수촌에서도 컬링연맹의 방문을 거부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다.

 

논란 커지자 SNS 게시물 수정한 컬링연맹…“절박한 심정으로 어쩔 수 없이 방문했다”

 

선수촌 컬링장을 방문해 포즈를 취한 김용빈 컬링연맹 회장. 연맹은 이 사진과 함께 '용빈이형'이란 해시태그를 달았다(사진=대한컬링연맹 SNS) 선수촌 컬링장을 방문해 포즈를 취한 김용빈 컬링연맹 회장. 연맹은 이 사진과 함께 '용빈이형'이란 해시태그를 달았다(사진=대한컬링연맹 SNS)

 

체육계의 강한 비판에 직면한 컬링연맹은 28일 오후 문제의 SNS 게시물을 수정했다. 김용빈 회장의 양궁장 방문 사진은 삭제하고, 게시물 본문에서 논란이 될 만한 대목도 전부 지웠다.

 

컬링연맹 김이호 사무처장은 “우리 컬링 대표팀이 조만간 올림픽 출전권이 달린 세계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있다. 올림픽 출전 관련해 체육회의 의견을 듣고,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방문했다. 반드시 올림픽 티켓을 따야만 하는 우리로서는 절박한 심정이었다”고 밝혔다.

 

컬링연맹은 최근 경북 의성에서 열린 전국컬링대회에서 방역수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아 언론의 비판을 받았다. 김 사무처장은 이 논란이 이번 선수촌 방문의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는 “우리 연맹에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대회 방역 상황에 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를 계기로 정말 코로나19를 철저하게 잘 통제하는 현장에 직접 가서 눈으로 보고 배우자는 의견이 나왔고, 회장님과 함께 선수촌에 방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처장은 “방문단 전원이 방역 수칙대로 선수촌 방문 72시간 전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선수촌 현장에 가서도 또 한 번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자외선 소독기를 통과했고 마스크도 착용했다”며 방역 수칙을 위반한 점이 없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된 양궁 체험에 대해선 “컬링장 외에 다른 종목은 어떻게 하는지 한 군데만 가보자고 해서 양궁장을 방문하게 됐다”며 “마침 이동하는 경로에 양궁장이 있어, 컬링장을 가는 중간에 잠시 들렀다”고 밝혔다. 이어 “보기에 따라선 마치 컬링과 양궁의 주객이 전도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컬링연맹의 선수촌 방문과 관련해 대한체육회 훈련기획부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외부 방문이나 견학 프로그램은 다 중지된 상태다. 꼭 필요한 방문에 한해 목적과 장소를 확인한 뒤 코로나19 검사를 거쳐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컬링연맹은 선수촌장과 관계자들 면담차 방문한 것으로 안다. 아직 컬링 선수들은 입촌 훈련을 못 하는 상황이라, 동계지원사업과 관련해 협의하러 방문한 것”이라 했다. 다른 종목 단체장의 선수촌 방문 사례가 있는지와 관련해선 “가급적 지양하고 있지만 전혀 방문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몇 차례 방문이 있었다”고 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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