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여자 육상 200m에 출전한 치마누스카야(왼쪽)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올림픽 여자 육상 200m에 출전한 치마누스카야(왼쪽)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SNS를 통해 코치의 지시에 항명했다가 강제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었던 벨라루스의 육상 선수가 귀국을 거부했다.

8월 2일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벨라루스의 크리스치나 치마누스카야는 벨라루스스포츠연대재단(BSSF)를 통해 전한 영상에서 고국으로 귀국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발단은 벨라루스 코칭스태프의 무리한 요구였다. 치마누스카야는 당초 2일 열리는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육상 200m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칭스태프 측에서 갑작스럽게 4X400m 계주에 출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당초 계주에 출전하기로 했던 선수 중 몇 명이 도핑 테스트를 받지 않으면서 출전이 불가능해졌고, 치마누스카야를 갑작스럽게 명단에 넣은 것이다. 치마누스카야는 인터뷰에서 "코칭스태프는 나도 모르게 계주 명단에 추가했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치마누스카야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혔고, 벨라루스 현지 언론에서는 "팀 의식이 결여된 행동이다"라며 치마누스카야를 비난했다. 이후 코칭스태프가 치마누스카야를 찾아와 곧바로 짐을 싸서 귀국할 것을 지시했고, 치마누스카야는 하네다 공항까지 간 후 현지 공항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마누스카야는 공항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도움을 요청했고, IOC는 곧바로 현황 조사에 나섰다. IOC는 벨라루스올림픽위원회(NOC)에 해명을 요구했다. NOC는 "코칭스태프에서 치마누스카야의 심리 상태에 대한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올림픽 출전을 취소하기로 했다"라고 해명했다.

현재 공항에 머물고 있는 치마누스카야는 제3국 망명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행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벨라루스의 이웃나라인 폴란드의 외무차관도 SNS를 통해 치마누스카야에게 망명을 제안하고, 입국 후 경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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