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보잉 전설’ 진조크루, 유럽 최대 규모 ‘배틀 오브 더 이어’ 경연 우승 차지

-“창단 20주년 우승이라 더 뜻깊어, 비보잉 향한 국내 인식 바꾸고자 더 이기고 싶었다.”

-“코로나19로 비보잉 업계 어려움 겪어, 다른 나라처럼 정부 지원 및 홍보 필요하다.”

-“국민들에게 건강하고 즐거운 스포츠로 다가갈 수 있길, 파리올림픽 금메달로 비보잉 붐 일으키겠다.”

 

2021 배틀 오브 더 이어에서 퍼포먼스를 펼치는 진조크루(사진=진조크루)
2021 배틀 오브 더 이어에서 퍼포먼스를 펼치는 진조크루(사진=진조크루)

 

[스포츠춘추]

국내 ‘비보잉 레전드’ 진조크루가 유럽 최대 규모 비보잉 경연 대회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우승을 차지했다.

진조크루는 11월 23일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린 비보잉 배틀 ‘배틀 오브 더 이어’(BATTLE OF THE YEAR: BOTY) 퍼포먼스 부분과 배틀 부문에서 모두 우승했다.

배틀 오브 더 이어는 1990년부터 시작된 유럽 최대 규모 대회로 2021년 열린 대회는 그동안 우승팀들이 모여 펼치는 기념 배틀(Anniversary Battle)로 펼쳐졌다. 비보잉 세계 왕중왕을 가리는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라 그 의미가 더 크다. 진조크루는 2010년, 2018년에 이어 세 번째 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미국, 프랑스, 일본 등 8개국 8팀이 퍼포먼스와 토너먼트 배틀 등 두 부문에서 경쟁을 펼친 가운데 진조크루는 LAST ALIVE(이탈리아), SOUADRON(미국)과 대결을 치르고 결선에 올랐다. 결선 무대에서도 진조크루는 BATTLE OROIDS(벨기에), FLOORIORZ(일본)에 승리를 거두고 올라온 THE RUGGEOS(네덜란드)를 꺾었다.

진조크루는 세계 5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한 세계 유일 댄스 크루로 널리 알려졌다. 진조크루는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비보잉(브레이크 댄스)에 한국 대표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국위선양과 함께 국내 비보잉 저변 확대를 위해 20년 가까이 노력한 진조크루는 이제 올림픽 메달을 향한 도전에 나선다. 스포츠춘추가 진조크루 이승진 실장에게 이번 대회 우승과 파리올림픽에 대한 의미, 그리고 비보잉 저변 확대를 위한 바람 등을 들어봤다.

- 진조크루 "그 어떤 스포츠보다 건강하고 즐거운 스포츠가 비보잉, 올림픽 메달로 붐 일으키고 싶다." -

 

2021년 유럽 최대 규모 비보잉 경연 대회인 배틀 오브 더 이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진조크루(사진=진조크루)
2021년 유럽 최대 규모 비보잉 경연 대회인 배틀 오브 더 이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진조크루(사진=진조크루)

 

 

비보잉 대회가 생소한 독자들도 있다. 유럽 최대 규모 대회로 알려진 배틀 오브 더 이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건 어떤 의미인가.

배틀 오브 더 이어는 세계 비보잉 대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대회다. 지난해 대회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열리지 않았다. 올해 프랑스에서 대회가 다시 열렸는데 2024년 파리올림픽 때 비보잉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기에 더 큰 관심과 주목을 받은 대회였다. 원래 대륙마다 예선전을 치르고 올라오는 시스템인데 이번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8팀을 초대해 왕중왕전을 펼쳤다. 쟁쟁한 팀들 사이에서 우리 진조크루가 우승을 차지한 거다. 무엇보다 크루 창단 20주년(2001년 12월 창단)을 앞두고 거둔 우승이라 더 뜻깊었다.

대회 우승을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파리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에 맞춰 국내 비보잉 붐을 일으키고 싶었는데 코로나19 여파와 함께 그러지 못한 점이 정말 아쉬웠다. 지금은 비보잉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대부분 부모님은 어린 자녀들이 비보잉에 도전하게 하는 걸 꺼리신다. 만약 우리가 세계 대회에서 우승하고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딴다면 비보잉을 바라보는 인식이 점점 달라지지 않겠나. 비보잉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서 이번 대회에서 꼭 우승하겠단 각오가 다들 남달랐다.

 

최근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란 댄스 프로그램의 성공으로 국내에서 춤에 대한 관심도가 커졌다. 비보잉에 대한 관심도 이전과 달라진 게 있을까.

‘스우파’란 프로그램에서 출연한 댄서분들은 예리 씨 정도를 제외하곤 비보잉과는 완전히 다른 장르라 비보잉 업계 자체에 엄청나게 큰 영향이 있진 않았다. 그래도 춤 자체에 대한 관심이 비보잉에 대한 관심으로 조금이라도 이어진다면 정말 환영할 일이다. 어떤 매체를 통해서든 비보잉이란 매력이 어린 친구들에게 전달될 수 있다면 좋겠다. 이번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파리올림픽까지가 비보잉 업계엔 정말 중요한 기회인 듯싶다.

- "파리올림픽 금메달이 목표, 국위 선양으로 국내 비보잉 붐 일으키고 싶다." -

 

파리올림픽 메달에 도전할 진조크루 멤버들(사진=진조크루)
파리올림픽 메달에 도전할 진조크루 멤버들(사진=진조크루)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비보잉 업계에 미친 영향은 어느 정도였나.

주변에 있던 많은 비보잉 크루들의 일이 전부 끊겼다. 우리도 실질적인 공연을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나마 광고나 온라인 영상 촬영 등으로 버텼지만, 전반적인 비보잉 업계 사정이 다 어려웠다. 파리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으로 빛을 보려는 차에 이런 악재가 닥쳐서 더 상심이 컸다.

그래도 최근 방역당국의 단계적 일상 회복 추진으로 공연 업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관객분들과 다시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무대가 점점 다시 생기고 있어서 다행이다. 주위에 다른 비보잉 크루들도 점점 바빠지는 분위기더라. 정부나 문화체육관광부 쪽에서도 비보이 저변 확대를 위한 정책이나 재정적인 지원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일본, 러시아, 중국 쪽에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비보잉 업계 발전이 급속도로 이뤄졌다. 국내 비보잉 업계도 정부의 도움을 통해 건강한 스포츠란 관점에서 더 활발한 홍보와 지원이 이뤄지길 소망한다.

국민들에게 비보잉의 매력과 가치를 홍보하자면 어떤 말을 전하고 싶나.

오랫동안 비보잉 무대에서 활동하면서 느낀 점이 비보잉을 잘 모르시는 분들도 처음 무대를 본 순간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못 떼고 자리를 마지막 순간까지 지키시더라. 그만큼 헤어 나오기 힘든 매력을 지닌 춤이 바로 비보잉이다. 과거엔 위험하다는 인식이 컸지만, 최근엔 체계적인 훈련 아래 건강하고 즐거운 스포츠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조금이라도 비보잉에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면서 즐겁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3년 뒤 파리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진조크루의 활약상을 기대해보겠다.

우리 진조크루가 당장 내년에 다가올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를 시작으로 파리올림픽까지 국위 선양을 위해 노력하겠다. 국제무대 금메달 획득으로 비보잉 붐을 제대로 일으키고 싶다. 비보잉을 사랑해주시는 팬들의 더 많은 응원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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