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조송화·김수지, 분홍색 아닌 푸른색 유니폼으로 재회

-첫 이적 택한 조송화 “새로운 팀에서 뛸 시기라고 판단”

-김수지 “‘절친’ 김연경 복귀 환영, 강한 상대라도 이변 만들어야”

-“지난 시즌 부진했던 팀 성적 아쉬워, 함께 통합 우승 목표로 뛰겠다”

IBK기업은행에서 재회한 김수지(오른쪽)와 조송화(왼쪽)가 팀 통합 우승 도전을 다짐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IBK기업은행에서 재회한 김수지(오른쪽)와 조송화(왼쪽)가 팀 통합 우승 도전을 다짐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용인]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창단 뒤 최초로 ‘5위’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IBK기업은행의 이름에 전혀 어울리지 않은 성적이었다. 2011년 창단한 막내 구단임에도 IBK기업은행은 세 차례 정규리그 우승과 세 차례 챔피언 결정전 우승으로 ‘강팀 DNA’를 제대로 장착했다.

IBK기업은행은 다가오는 2020~2021시즌에서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강팀 DNA를 되살리기 위해서 새로운 변화를 줘야 했다. IBK기업은행은 ‘팀 레전드’ 김사니 코치와 더불어 세터 조송화의 FA 영입으로 변화의 신호탄을 쐈다. 또 내부 FA인 김수지와 김희진까지 잔류하며 기존 전력 유지에도 성공했다.

특히 흥국생명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적이 있었던 조송화와 김수지의 재회에 큰 관심이 쏠린다. 2011년 흥국생명에서 데뷔한 조송화는 두 번째 FA를 통해 처음 새로운 유니폼을 입는 도전에 나섰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던 김수지는 IBK기업은행 이적 뒤 맏언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수지는 오랜만에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된 조송화를 향해 “새 팀 이적으로 생긴 부담감은 나눠 가지자”라며 따뜻한 메시지를 건넸다. 이에 조송화도 “수지 언니가 많이 도와줘 다행이다. 언니에게 좋은 공을 많이 올려주겠다”라며 훈훈하게 화답했다. 엠스플뉴스가 조송화와 김수지를 직접 만나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고 재회한 소감을 들어봤다.

분홍색이 아닌 푸른색 유니폼을 함께 입은 조송화·김수지

흥국생명 시절 함께 호흡을 맞췄던 조송화(왼쪽)와 김수지(오른쪽)(사진=KOVO)
흥국생명 시절 함께 호흡을 맞췄던 조송화(왼쪽)와 김수지(오른쪽)(사진=KOVO)

이젠 분홍색이 아닌 파란색 유니폼으로 두 선수가 재회했습니다.

김수지(이하 ‘김’): 솔직히 (조)송화라 다시 만날지 전혀 예상 못 했어요. 송화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다시 호흡을 맞추기에 편안한 느낌도 들고요.

조송호(이하 ‘조’): 저도 FA 자격이었지만, 수지 언니도 FA 자격이었기에 함께 뛸 수 있을지 확실히 몰랐습니다. 다행히 언니가 잔류했다는 소식에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웃음).

오랜만에 한 팀에서 뛰는 상황인데 서로 예전과 달라진 점이 느껴집니까.

김: 크게 무언가 달라진 것보단 흥국생명 소속 시절보다 서로 더 편안해진 느낌입니다. 흥국생명에 있을 때 송화는 어린 선수였고 자기 자리를 잡는 과정에 있었죠. 여기서는 자기 자리가 확실히 있으니까 그때보다 더 편해 보이는 느낌이에요.

조: 처음 만났을 때부터 배구를 잘했던 언니니까 여기서도 달라진 건 없다고 봅니다. 다시 호흡 맞추면 충분히 좋은 활약 보여줄 거니까 큰 걱정은 없어요.

조송화 선수는 친정팀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택했습니다. 프로 데뷔 뒤 처음으로 택한 이적의 계기가 궁금합니다.

조: 팀에 잔류했던 첫 번째 FA 시기와 다르게 두 번째 FA 시기엔 새로운 팀과 환경에 도전해보고 싶단 마음이 컸습니다. 이적 과정에서 마음이 흔들린 적도 없었고요. 새로운 팀에 잘 적응할 수 있단 자신감이 느껴져요. 새로운 도전을 택할 시기였다고 확신합니다.

김: 저도 예전에 현대건설에서 오랫동안 뛰다가 흥국생명으로 이적했잖아요. 당시에도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지만, 제가 하고 싶은 플레이와 환경, 그리고 더 좋은 조건과 나를 원하는 팀의 열망에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이적을 택했습니다. 결국, 그 이적이 제 선수 생활의 전환점이 됐고 부담감 속에서도 그만큼 얻은 것도 많았고요. 송화도 이번 이적이 선수 생활에서 좋은 전환점이 될 거라고 봐요.

오랜만에 호흡을 맞추는 두 선수를 향한 팬들의 기대감도 큽니다.

김: 서로 같이 호흡 맞추는 걸 보고 싶은 팬들의 얘기를 많이 듣기에 저희도 기대감이 큽니다. 송화와 호흡을 잘 맞춰야 팀 경기력도 잘 풀릴 거니까요. 송화의 리드를 통해 저희 팀이 여러 가지 좋은 패턴 플레이를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겁니다.

조: 저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플레이로 팀에 잘 적응하는 게 첫 번째 목표입니다. 언니랑 저만 경기에 뛰는 게 아니니까요. 우리 팀 모든 동료와 함께 호흡을 제대로 맞추고 싶어요.

서로 배우고 싶은 장점을 꼽아줄 수 있을까요.

김: 아무래도 세터니까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끌고 가는 시야가 부럽습니다. 경기가 안 풀릴 때 해결책을 찾는 능력이 뛰어나요. 중요한 순간 결정을 내려야 하는 냉철함도 돋보이고요.

조: 맏언니로서 경기 중간마다 선수들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또 언니만의 블로킹이나 구력이 대단하니까 그것도 배우고 싶고요.

막강해진 친정 흥국생명, 그만큼 승부욕도 더 불타오른다

김수지는 절친 김연경과의 국내 무대에서 맞대결에 기대감을 내비쳤다(사진=KOVO)
김수지는 절친 김연경과의 국내 무대에서 맞대결에 기대감을 내비쳤다(사진=KOVO)

아무래도 다가오는 시즌에선 김연경 선수가 복귀한 흥국생명과의 맞대결에 주목하는 시선이 많습니다. 특히 김수지 선수의 경우 학창 시절을 같이 보낸 ‘절친’ 김연경의 복귀에 남다른 느낌일 듯싶습니다.

김: 학창 시절이나 대표팀에서 늘 같이 있었던 친구인데 오랜만에 국내 무대에서 함께 뛰는 그림이라 팬들의 기대감이 크게 느껴지는 듯합니다. 흥국생명이 강하다는 얘기가 밖에서 들리지만, 어쨌든 리그엔 6개 팀이 참가하는 거고 흥국생명에만 초점을 맞출 순 없잖아요. 다 똑같은 팀이라고 생각하고 잘 준비하겠습니다. 연경이를 상대 코트에서 보는 건 새로운 느낌이면서도 서로 긴장감을 많이 느낄 듯싶네요.

조: 친정팀과 맞대결이 어떤 느낌일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코트에서 만나면 무조건 이기고 싶다는 생각은 드네요. 승부욕이 남다를 듯싶습니다(웃음).

맞대결에 대한 자신감이 살짝 엿보입니다.

김: 프로 선수라면 모든 경기에서 당연히 이기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합니다. 특별하게 누굴 상대로 자신감이 있다기보다 모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맞죠. 저를 포함해 어린 선수들도 연경이와 상대하고 지켜보며 배우는 부분도 있을 거고요. 발전할 계기도 되겠죠. 그런 강한 상대로 예상하지 못한 승리가 나와야 또 여자배구의 인기가 유지될 거고요. 저희 선수들이 그런 이변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웃음).

IBK기업은행이 지난 시즌 창단 뒤 처음 5위라는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항상 상위권에만 있었던 선수들도 아쉬움이 컸겠습니다.

김: 팀에 많은 변화가 찾아온 데다 대표팀 소집 기간도 길었기에 미흡하고 아쉬운 부분이 컸습니다. 지난 시즌은 정신없이 후딱 지나갔어요.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에 모두 다 아쉬움을 느꼈고요. 강한 마음가짐이 필요한 듯싶어요. 시즌을 치르다 보면 굴곡이 있겠지만, 마지막까지 개개인이 힘을 합쳐 끌고 갈 힘이 필요합니다. 흐름이 안 좋을 때 팀 슬럼프에서 탈출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겁니다.

다가오는 시즌에선 베테랑 선수로서 책임감을 느끼겠습니다.

김: 물론 감독님과 코치님이 계시지만, 주장과 베테랑 선수로서 책임감도 분명히 있습니다. 잘 따라와 줬을 때 팀 동료들을 향한 고마움도 있고, 안 풀릴 때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답답함도 있고요. 여러 가지로 생각이 많아지는 자리죠. 저도 베테랑 선수로서 주장을 많이 도와줘야 하고, 힘들 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역할을 꼭 해줘야 할 겁니다.

조송화는 김사니 코치의 지도 아래 세터로서 한 단계 더 발전하고자 한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조송화는 김사니 코치의 지도 아래 세터로서 한 단계 더 발전하고자 한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조송화 선수는 세터로서 팀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 넣어야겠습니다.

조: 지난 시즌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플레이를 꼭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흥국생명에서 팀을 흔들리지 않게 끌고 가는 리더십을 많이 배웠습니다. 제가 흔들리면 팀 전체가 흔들리니까요. 위기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야죠.

흥국생명에서 잠시 함께 뛴 김사니 코치와 재회도 큰 힘이겠습니다.

조: 코치님이 현역 시절 땐 말을 제대로 못 붙일 정도로 대단하신 분이었는데 이젠 대화를 자주 나누고 있습니다(웃음). 코치님께서 현역 시절 보여준 기술을 많이 알려주십니다. 토스의 정확성을 높이고 갭 차이를 줄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고요. 패턴 플레이에 대해서도 잘 배우고 싶습니다.

"송화야 부담 나눠 가지자"…"수지 언니, 좋은 공 올려줄게요."

조송화(오른쪽)는 세터로서 센터 김수지(왼쪽)에게 좋은 공을 올려주겠다고 다짐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조송화(오른쪽)는 세터로서 센터 김수지(왼쪽)에게 좋은 공을 올려주겠다고 다짐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지난 시즌 막판 코로나19 사태로 무관중 경기를 경험해봤는데 어떤 느낌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조: 무관중 경기는 정말 흥도 안 나고, 체육관에서 연습만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떤 플레이를 해도 재미가 안 느껴졌죠. 힘도 안 났고요. 배구 팬들의 소중함도 다시 느꼈습니다.

김: (고갤 끄덕이며) 저도 많이 허전했습니다. 배구장이 그저 조용했는데 팬들의 응원과 음악 소리가 크면 잘 풀릴 때 흥도 더 나고 없던 힘까지 났는데 호루라기 소리만 들리니까 어색하고 허전한 느낌이었죠. 빨리 팬들과 다시 함께할 날이 왔으면 합니다.

팬들도 배구장에서 두 선수의 호흡을 빨리 보고 싶을 겁니다.

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이 된 다음 배구장에서 팬들과 꼭 만나면 좋겠습니다. 만약 팬들이 입장한다면 오랜만에 배구장 찾아와주시는 거잖아요. 지난 시즌보다 팀이 성장했다는 걸 중계 화면이 아닌 경기장에서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네요.

조: 빨리 코로나19 사태가 끝나 무관중 경기가 아니라 팬들과 함께 개막전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팀으로 이적에 대한 부담감도 조금 느끼는데 배구장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한 활약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두 선수가 함께 뭉쳐 팀 우승을 이끄는 장면이 기대됩니다.

김: 우승을 정말 하고 싶습니다. 지난 시즌은 선수와 팬들에게 모두 아쉬운 시간이었고요. 그 아쉬움을 극복하고 올 시즌엔 더 좋은 활약과 더불어 우승의 순간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조: 저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우승하고 싶어요. 지난 시즌 도중 중단이 아쉬웠는데 IBK기업은행에서 다시 통합 우승의 맛을 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두 선수가 서로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주면 어떨까요.

김: 서로 마주 보고 인터뷰하는 건 처음이라 쑥스러운데(웃음). 송화야 처음으로 택한 이적에 부담감 있을 텐데 시즌을 치르다 보면 적응할 거로 생각해. 원래 하던 대로 너만의 배구를 유지한다면 조금 더 편안하게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머지 선수들도 열심히 도와줄 테니까 그런 부담감은 나눠 가지자. 다가오는 시즌에서 함께 좋은 결과를 내고 우승 기념 여행에 같이 가자(웃음).

조: 팬들의 기대감이 커 약간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데 수지 언니를 포함한 언니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경기하다가 중요한 선택을 내릴 순간이 올 텐데 수지 언니에게 정말 좋은 공을 올려줄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웃음). 꼭 같이 우승하고 마지막 순간 웃어요.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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