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도전 앞둔 한국, ‘현대모비스 4개국 초청 국제농구대회’ 참가해 마지막 전력 점검 나선다

-첫 상대 리투아니아, 210cm 이상 NBA리거 둘 포함된 FIBA 랭킹 6위의 강호

-김상식 감독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강하게 부딪히며 우리만의 색깔 보여줄 것”

-이승현 “헛된 꿈을 꾸고 있지 않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

월드컵 도전을 앞두고 '현대모비스 4개국 초청 국제농구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농구 대표팀(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월드컵 도전을 앞두고 '현대모비스 4개국 초청 국제농구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농구 대표팀(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

이보다 센 예방주사는 없다.

2019년 세계 남자농구 월드컵 1승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한국 농구 대표팀이 8월 24일 개막하는 ‘현대모비스 4개국 초청 국제농구대회’에 출전한다. 월드컵 개막(8월 31일) 이전 치르는 마지막 모의고사엔 FIBA(국제농구연맹) 랭킹 6위 리투아니아, 체코(24위), 앙골라(39위)가 참가한다.

한국 김상식 감독은 월드컵에서 만날 상대 못지않은 강팀을 만난다본선을 앞두고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는 건 아닐지 걱정스럽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2006년 WBC(월드바스켓볼챌린지) 이후 국내에서 유럽팀과 맞붙는 건 처음이다. 월드컵 본선 ‘1승’의 꿈이 허황되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선 좋은 경기를 펼쳐야 한다. 부담이 큰 게 사실이지만, 뒤로 물러서지 않는 농구로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210cm 이상 NBA리거 둘이나 포함된 리투아니아···한국 “높이 열세 협업과 속도로 메워야 한다”

NBA 멤피스에서 뛰는 리투아니아 농구 대표팀 센터 요나스 발란추나스(사진 왼쪽)(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NBA 멤피스에서 뛰는 리투아니아 농구 대표팀 센터 요나스 발란추나스(사진 왼쪽)(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 농구 대표팀은 8월 24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리투아니아와 ‘현대모비스 4개국 초청 국제농구대회’ 첫 경기를 치른다.

리투아니아는 2019년 세계 남자농구 월드컵 4강 이상을 노리는 세계적인 강호다.

리투아니아엔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주전으로 맹활약 중인 선수가 둘이나 있다. 주인공은 요나스 발란추나스(멤피스 그리즐리스), 도만타스 사보니스(인디애나 페이서스)다.

2012-2013시즌 토론토 랩터스 유니폼을 입고 NBA에 데뷔한 발란추나스는 213cm 장신 센터다. 지난 시즌 멤피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발란추나스는 NBA 통산 489경기에서 뛰며 경기당 평균 12.1득점, 8.5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발란추나스는 2014년 스페인 세계 남자농구 월드컵 한국과의 경기에서 12득점, 8리바운드를 올린 바 있다. 당시 경기에선 리투아니아가 79-49로 대승했다.

사보니스는 파워 포워드와 센터를 겸하는 211cm 장신이다. 2016-2017시즌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에서 NBA 데뷔를 알린 사보니스는 장신이지만 유연한 드리블과 슛 감각을 자랑한다. 2017년엔 인디애나로 이적해 탁월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NBA 통산 기록은 229경기 출전 평균 10.4득점, 6.8리바운드.

김종규(207cm)가 최장신인 한국은 높이의 열세를 극복해야 한다. 월드컵 본선에서 만나는 아르헨티나, 러시아, 나이지리아는 210cm 이상 센터를 보유한 까닭이다. 김종규를 포함한 라건아(199cm), 이승현(197cm), 강상재(200cm), 정효근(202cm) 등 장신 선수의 협업이 중요하다.

한국은 높이의 열세를 협업과 속도로 메워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라)건아가 팀에 합류했지만, 높이가 강점인 선수는 아니다. 힘과 스피드를 앞세워 골밑을 장악하는 스타일이다. 코트 위 선수들이 하나가 돼 리바운드에 참여하지 않으면 골밑 싸움에서 크게 밀릴 수밖에 없다. 최정상급 장신 선수가 포진한 리투아니아전부터 우리만의 골밑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김상식 감독의 말이다.

KBA “결과에 대한 부담 때문에 대회 개최 고민했던 게 사실”

한국 농구 대표팀 센터 라건아(사진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한국 농구 대표팀 센터 라건아(사진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1970년 구 유고슬라비아에서 열린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한국은 여덟 번째 본선 도전을 앞두고 있다. 한국이 본선에서 승전고를 울린 건 1994년 캐나다 월드컵이 마지막이다. 당시 순위 결정전으로 밀려난 한국은 이집트(76-69), 앙골라(75-71)를 이겼다. 하지만, 이후엔 승리가 없다. 2014년 스페인 대회까지 한국은 본선 10연패를 기록 중이다.

세계적인 강호(아르헨티나·러시아·나이지리아)와 한 조에 속한 이번에도 1승을 거두기는 쉽지 않다. 그런 까닭에 대한민국농구협회(KBA)는 ‘현대모비스 4개국 초청 국제농구대회’ 개최를 여러 차례 고민했다.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농구계의 기대를 더 떨어뜨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다.

농구는 변수가 아주 적은 종목이다. 월드컵에서 만나는 세 팀 모두가 우리보다 월등한 전력을 지녔다. 1승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더 고민했다.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세계적인 강호를 불러들여 친선경기를 하면 한국에 대한 기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는 것도 걱정이다.KBA 관계자의 말이다.

하지만, KBA는 고심 끝 이번 대회를 성사시키기로 마음먹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이 아니면 세계적인 강호와 부딪혀볼 기회가 극히 제한적이다. 이런 기회에 경험을 쌓지 못하면 세계와의 격차를 좁히는 건 더 어렵다고 판단했다.

선수들도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한 번 해보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 골밑의 기둥 이승현은 주변에서 ‘한국은 무조건 진다’고 말한다. 약체인 건 맞다. 하지만, 우린 ‘이긴다’는 생각으로 훈련에 매진했다. 심지어 라건아는 ‘1승만을 원하지 않는다.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고 싶다’고 했다. 동의한다. 리투아니아전부터 우리가 헛된 꿈을 꾸고 있지 않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은 월드컵 예선전부터 한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농구를 해왔다. 코트 위에 나선 선수 모두 리바운드에 참여하고, 기회가 나면 슛을 던진다. 개인 기량으로 상대를 압도할 순 없지만, 하나로 뭉치면 세계와의 격차를 조금이나마 줄여나갈 수 있다고 믿는 까닭이다.

한편 8월 24일 오후 3시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국과 리투아니아와의 경기는 MBC SPORTS+가 생중계할 예정이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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