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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KBL] 예정보다 일찍 ‘방 뺀’ 선수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 기사입력 2020.03.25 09:51:19   |   최종수정 2020.03.25 09: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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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이사회, 24일 코로나19로 2019-2020시즌 조기 종료 결정

-“팬과 함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시즌 조기 종료가 맞다”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지 못해 아쉽지만 건강보다 중요한 건 없다”

-“선수들은 곧바로 휴식기 돌입. 건강관리 유념해달라고 재차 당부”

 

KBL 이사회가 3월 24일 2019-2020시즌 조기 종료를 결정했다(사진=KBL)

KBL 이사회가 3월 24일 2019-2020시즌 조기 종료를 결정했다(사진=KBL)

 

[엠스플뉴스]

 

KBL(한국프로농구연맹) 10개 구단이 예정보다 일찍 휴식기에 돌입했다. KBL이 1997년 출범 후 처음 시즌 조기 종료를 결정한 까닭이다. 

 

KBL 이사회는 3월 24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019-2020시즌 재개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KBL과 함께 겨울 스포츠를 대표하는 WKBL(한국여자농구연맹)과 KOVO(한국배구연맹)은 23일 시즌 조기 종료를 결정한 바 있다. 2월엔 SK핸드볼 코리아리그와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가 시즌 조기 종료를 발표했다.  

 

KBL 관계자는 10개 구단 단장이 모인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시즌 조기 종료에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덧붙여 시즌 재개를 기다린 팬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지 못해 아쉽다. 이 시기를 잘 넘겨 2020-2021시즌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찾아뵐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2019-2020시즌 우승 노린 팀, 이사회 결정 존중하지만 아쉬움 남았다 

 

2019-2020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했던 서울 SK 나이츠 전태풍(사진 맨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2019-2020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했던 서울 SK 나이츠 전태풍(사진 맨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KBL 이사회의 결정에 불만을 가진 구단은 없다.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 앞에선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데 공감했다. 

 

원주 DB 프로미와 공동 1위로 시즌을 마친 서울 SK 나이츠 문경은 감독은 2019-2020시즌 조기 종료는 충분히 예상한 부분이라며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구 인생 처음 무관중 경기를 경험했다. 팬 없는 프로스포츠는 의미가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팬과 함께할 수 없다면 시즌 종료가 맞다. KBL 이사회가 잘 결정했다고 했다. 

 

SK는 올 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노렸다. 2월 29일 경기를 끝으로 리그가 중단되기 전까지 SK는 5연승을 질주하며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김선형, 최준용 등 핵심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일군 성과라서 의미가 컸다. 시즌이 재개되면 부상 선수가 돌아와 최상의 전력으로 남은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한 전태풍은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며 어느 해보다 통합우승을 일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주일 전 (김)선형이가 팀 훈련에 복귀했다. (최)준용이도 플레이오프를 복귀를 목표로 재활에 집중했다. 부상 선수 없이 플레이오프에 도전하면 무조건 우승이란 확신이 있었다. 프로농구 선수로 뛰는 마지막 시즌인 까닭에 최대한 오랫동안 코트를 누비고 싶었다고 했다. 

 

2019-2020시즌 조기 종료가 누구보다 아쉬운 전태풍이지만 KBL 이사회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전태풍은 2월 29일 인천 전자랜드전이 프로농구 선수로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직감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뉴스를 챙겨보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걸 확인한 까닭이다. 

 

전자랜드전 4쿼터 종료 7분을 남기고 문경은 감독께 말했다. ‘이 경기가 농구 인생 마지막 경기일 수 있을 것 같다. 남은 시간 다 뛰고 싶다’고. 문 감독께선 40초 후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해’라면서 날 투입했다. 후회 없이 뛰었다. 프로농구 선수로 뛴 마지막 시즌이 조기 종료돼 아쉽지만 건강보다 중요한 건 없다. 모두가 코로나19를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SK와 공동 선두로 시즌을 마친 DB, 3위 안양 KGC 인삼공사도  2019-2020시즌 조기 종료가 아쉬운 건 마찬가지다. DB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 김종규를 12억 7천900만 원에 영입했다. KBL에서 10억 이상의 연봉을 받은 선수는 김종규가 최초다. 여기에 김민구, 김태술 등을 영입하며 시즌 내내 선두 경쟁을 벌였다. 

 

KGC는 오세근, 변준형이 부상 복귀를 알리며 막판 대도약을 준비했다. 1월 8일엔 우승 도전의 마지막 퍼즐 포인트 가드 이재도, 슈터 전성현이 전역을 알렸다. 문성곤, 박지훈 등 젊은 선수는 날이 갈수록 발전한 경기력을 보이며 봄 농구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DB와 KGC 모두 건강을 지키는 게 최우선인 상황을 인정하며 2020-2021시즌 우승을 기약했다.

 

“2020-2021시즌엔 건강 걱정 없이 팬들과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뿐”

 

KBL은 2월 26일부터 29일까지 무관중 경기를 진행했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KBL은 2월 26일부터 29일까지 무관중 경기를 진행했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코로나19는 2019-2020시즌 시즌 조기 종료에만 영향을 끼친 게 아니다. 농구계는 코로나19로 처음 경험한 게 많다. 

 

2월 26일부터 29일까진 KBL 출범 이후 처음 무관중 경기를 진행했다. KBL 통산 1천149경기(1위) 경기를 치른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유재학 감독은 농구 인생에서 무관중 경기는 처음이라며 차라리 야유로 가득한 원정 경기가 훨씬 낫다고 말했다. 덧붙여 나부터 흥이 나지 않는다. 관중이 있어야 집중력과 경기력이 오를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19는 KBL 최초 외국인 선수 자진 퇴출 사례도 남겼다. 부산 KT 소닉붐 앨런 더햄, 바이런 멀린스가 코로나19를 이유로 짐을 쌌다. KT는 2월 27일 서울 SK 나이츠전을 외국인 선수 없이 치렀다. 같은 날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보리스 사보비치는 출산을 앞둔 아내 곁으로 돌아가길 원한다며 팀을 떠났다.   

 

코로나19는 2018-2019시즌부터 완전 폐지된 합숙소 운영을 일시적으로 부활시키기도 했다. 각 구단은 합숙소 생활을 강제하진 않았지만 많은 선수가 합숙을 선택했다. 가정이 있는 선수들은 자녀의 건강을 위해 합숙소로 향했다. 각 구단이 훈련장과 체육관 방역에 온 힘을 다했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했다. 

 

2019-2020시즌 조기 종료가 확정된 3월 24일엔 어느 해보다 빠른 휴식기를 맞았다. SK 관계자는 시즌 조기 종료 소식을 접한 선수들이 숙소에 있는 짐을 싹 뺐다예정보다 이른 휴식기에 돌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시즌은 종료됐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진 건 아니다. 선수들에게 건강관리에 유념해달라고 재차 당부했다고 전했다. 

 

휴식기에 돌입한 지도자와 선수들이 바라는 건 하나다. 이들의 공통된 바람은 이 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와 시즌 조기 종료를 처음 경험했다. 팬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낀 한해다. 2020-2021시즌엔 팬들과 건강 걱정 없이 시작과 끝을 함께 하고 싶다. 모두가 코로나19를 잘 이겨내서 밝은 얼굴로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란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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