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출범 후 첫 조기 종료 결정한 KBL, 구단들은 곧바로 2020-2021시즌 준비 돌입

-“사령탑 인선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FA 영입 경쟁이 시작될 것”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뒤를 이을 이는 양동근밖에 없지 않을까”

-“삼성은 이상민 감독에게 한 번 더 기회 줄 가능성 높다”

3월 24일 2019-2020시즌 조기 종료 후 각 구단은 휴가에 돌입했다(사진=KBL)
3월 24일 2019-2020시즌 조기 종료 후 각 구단은 휴가에 돌입했다(사진=KBL)

[엠스플뉴스]

1997년 KBL(한국프로농구연맹) 출범 이후 처음 시즌 조기 종료를 결정한 이후 구단 프런트들은 더욱 바빠졌다. 예정보다 일찍 2020-2021시즌 선수단 구성에 돌입한 까닭이다.

KBL 10개 구단 가운데 2019-2020시즌을 끝으로 감독과 계약이 만료된 팀은 5개다. 울산 현대모비스 유재학,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유도훈, 원주 DB 프로미 이상범, 서울 삼성 썬더스 이상민, 창원 LG 세이커스 현주엽 감독은 계약이 끝났다.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는 시즌 막판 물러난 추일승 전 감독에 뒤를 이을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 오리온은 김병철 감독대행이 시즌을 마무리한 바 있다.

구단은 FA(자유계약선수) 계약도 고민 중이다. 2019-2020시즌을 끝으로 한국 농구 대표팀 가드 이대성(전주 KCC 이지스), 센터 장재석(오리온) 등 총 54명이 FA 자격을 취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선수들은 휴가에 돌입했지만 우린 더 바빠졌다예정보다 일찍 2020-2021시즌 구상에 들어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직 정해진 건 없다. 2020-2021시즌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선), FA 협상 일정 및 실행안, 선수 인센티브와 연봉 등 구체적인 사안이 확정되지 않았다. 차근차근 2020-2021시즌을 준비해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가장 먼저 변화를 알린 현대모비스, 2020-2021시즌 새로운 팀으로 거듭날까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유재학 감독(사진 왼쪽), 양동근(사진=KBL)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유재학 감독(사진 왼쪽), 양동근(사진=KBL)

가장 먼저 변화의 시작을 알린 팀은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다. 4월 1일 현대모비스의 심장 양동근이 공식 은퇴를 알렸다.

2004년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비기 시작한 양동근은 KBL 통산 665경기에서 뛰며 경기당 평균 11.8득점, 5.0어시스트, 2.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양동근은 2019-2020시즌에도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주전 포인트 가드로 코트에 나서 리그 40경기 평균 10.0득점, 4.6어시스트, 2.7리바운드를 올렸다. 평균 출전 시간은 28분 24초로 통합우승을 차지한 직전 시즌(26분 53초)보다 많았다. 농구계가 양동근의 은퇴에 놀란 건 이 때문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양동근의 은퇴는 현대모비스가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는 것이라며 차기 시즌부터 서명진, 김국찬, 이종현 등 젊은 선수 중심의 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양동근의 은퇴는 유재학 감독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다. 유 감독은 현대모비스와 재계약이 아주 유력하다. 유 감독이 양동근, 함지훈 중심의 팀에서 젊은 선수 중심의 새로운 현대모비스를 만드는 데 주력할 거다. 그리고 양동근이 뒤를 잇지 않을까 싶다고 자기 생각을 전했다.

유 감독은 농구계가 꼽는 최고의 명장이다. 2004년 9월부터 현대모비스 지휘봉을 잡고 정규리그 우승 6회, 챔피언 결정전 우승 6회 등을 이끌었다. 한국 농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선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은메달,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이런 유 감독의 뒤를 이을 이는 양동근뿐이란 게 농구계의 공통된 예상이다.

조기 종료 2주, 프런트 머리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

서울 삼성 썬더스 이상민 감독(사진 왼쪽), 이관희(사진=엠스플뉴스)
서울 삼성 썬더스 이상민 감독(사진 왼쪽), 이관희(사진=엠스플뉴스)

현대모비스가 가장 먼저 변화의 시작을 알린 가운데 감독과 계약이 만료된 팀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2009년 11월부터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를 이끌고 있는 유도훈 감독은 재계약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 감독은 2018-2019시즌 구단 최초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정규리그 최고 성적(2위) 역시 유 감독이 기록했다. 유 감독과 구단 사이의 신뢰도 아주 끈끈하다. 특히나 유 감독은 김낙현, 차바위, 강상재, 이대헌, 정효근(상무) 등 젊고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를 키우는 데 능하다. 유 감독은 이 선수들과 정상 도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원주 DB 프로미도 이상범 감독과의 동행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다. 2017년부터 팀을 이끈 이 감독은 정규리그 1위만 두 차례 기록했다. 2019-2020시즌을 앞두고선 김종규, 김태술, 김민구 등을 영입해 강력한 우승 후보의 위용을 뽐냈다. 서울 SK 나이츠와 공동 1위로 2019-2020시즌을 마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유재학, 유도훈, 이상범 감독은 성과가 있다이 감독들은 젊은 선수 중심의 새로운 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재계약이 유력하다.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도 추일승 감독의 빈자리를 2013년부터 코치 경력을 쌓아온 김병철 감독대행이 메울 것이라고 했다.

이제 남은 건 서울 삼성 썬더스, 창원 LG 세이커스 두 팀이다. 삼성은 KBL이 낳은 최고의 스타 이상민 감독과의 동행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농구계의 공통된 예상이다.

한 농구 관계자는 삼성이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을 벌이는 중 2019-2020시즌이 마무리됐다삼성에선 단기 계약으로 이 감독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자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LG는 현주엽 감독과 동행을 이어갈지 확실치가 않다. 현 감독은 코치 경력 없이 곧바로 지휘봉을 잡았지만 확신을 심어주지 못했다. 구단 내에서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구단은 5월 1일 개장이 유력한 FA 시장에 뛰어들 준비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최대어로 불리는 이대성, 장재석은 물론 이관희, 김동욱, 문태영, 강병현 등이 자유의 몸이 된다.

위 농구 관계자는 일단 사령탑 인선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FA 영입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며 그러나 어느 선수를 데려와야 할지 설정은 돼 있는 상태라고 귀띔했다. 덧붙여 현재까진 내국인 센터 장재석을 향한 관심이 가장 뜨겁다. 외국인 선수 수비가 가능한 장신 선수란 게 골밑이 약한 팀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고 했다.

2019-2020시즌은 조기 종료됐지만, 구단은 예정보다 일찍 시작한 2020-2021시즌 준비로 쉴 틈이 없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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