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5월 31일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수의계약 방식보단 공개 입찰로 전자랜드 매각 진행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판단”

-“3월 2일 '딱' 하루 투자의향서 받고 매각 협상자 추린다”···“모든 과정 기록하고 공개할 것”

-“보안상 정확한 기업명 밝힐 순 없지만 전자랜드 인수에 긍정적인 반응 보인 기업 있다”

-“전자랜드에 이은 모기업 도미노 이탈? 금시초문”

KBL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스포츠비즈니스 그룹을 전자랜드 프로농구단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사진=KBL)
KBL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스포츠비즈니스 그룹을 전자랜드 프로농구단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사진=KBL)

[엠스플뉴스]

2020년 8월 20일.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제26기 제1차 임시총회 및 이사회에서 전자랜드가 2020-2021시즌을 끝으로 팀 운영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2003-2004시즌부터 KBL에 참여한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가 5월 31일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그로부터 5개월 뒤인 1월 18일. KBL은 전자랜드의 효율적인 매각을 진행하기 위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스포츠비즈니스 그룹'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최적의 매수 기업을 찾아내겠다는 계획이다.

KBL 관계자는 “KBL과 전자랜드가 머리를 맞대고 매각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여기서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고 말했다.

“전자랜드 인수에 관심을 보인 기업들이 있었다. 기업들은 확실한 정보 제공과 투명한 절차를 무엇보다 중요시했다. 기존의 수의계약 방식보단 공개 입찰을 통한 매각이 더 좋다고 판단했다. 3월 2일 공개 입찰이 진행된다. KBL은 10개 구단 유지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앞의 관계자의 설명이다.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의 운명은 3월 2일 결정 난다”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의 전신인 인천 SK 빅스에서 활약했던 우지원(사진=KBL)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의 전신인 인천 SK 빅스에서 활약했던 우지원(사진=KBL)

전자랜드가 농구계와 인연을 맺은 건 2003년 8월이다. 전자랜드는 인천 SK 빅스를 인수해 2003-2004시즌부터 KBL에 참여했다.

전자랜드는 2018-2019시즌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을 비롯해 KBL의 다크호스로 군림했다. 한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끈끈한 농구로 인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전자랜드는 구단 매각이 알려진 2020-2021시즌에도 흔들림 없이 첫 우승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전자랜드는 2020-2021시즌 33경기에서 17승 16패를 기록했다. KBL 10개 구단 가운데 6위로 단독 2위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의 승차는 3경기다.

전자랜드 매각을 책임지고 있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스포츠비즈니스 그룹 관계자는 “3월 2일 구단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며 “그날 하루 밀봉된 투자의향서를 받는다”고 말했다.

“어떤 기업이 전자랜드 인수에 관심이 있는지는 3월 2일 알 수 있다. 투자의향서를 받고 확인하는 모든 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입찰이 마감되면 딜로이트, 전자랜드, KBL 관계자가 모여 입찰 기업을 정리하고 기록한다. 평가 기준에 의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을 우선 협상자로 선정할 계획이다.” 앞의 관계자의 말이다.

딜로이트가 3월 2일 딱 하루만 투자의향서를 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딜로이트 관계자는 “입찰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며 “부당한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과정을 공개하고 기록으로 남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KBL이 딜로이트에 전자랜드 매각을 맡기면서 구단의 운명은 '3월 2일' 알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현재 전자랜드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은 얼마나 될까.

전자랜드 관계자는 “쉬운 일은 아니”라며 “처음엔 구단에서 인수 기업을 찾으려고 했지만 한계가 뚜렷해 KBL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 된 상황이다. 프로농구단을 운영할 새 기업을 찾는 게 쉽지 않다. KBL이 딜로이트에 구단 매각을 맡긴 이유”라고 했다.

농구인 출신 한 기업인은 “전자랜드 매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KBL이 딜로이트에 구단 매각을 맡긴 만큼 당장은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전자랜드에 이은 모기업 도미노 이탈? 사실무근”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의 홈구장인 인천삼산월드체육관(사진=KBL)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의 홈구장인 인천삼산월드체육관(사진=KBL)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가 2020-2021시즌까지만 팀을 운영하기로 하면서 농구계엔 하나의 소문이 돌았다.

코로나19로 경기 침체와 농구 인기 부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프로농구단을 운영 중인 또 다른 기업 몇 곳이 구단 운영을 포기한다는 소문이었다.

KBL은 사실무근임을 강조했다. KBL 관계자는 “금시초문”이라며 “경기가 어렵다 보니 여러 가지 소문이 나도는 것 같다. 보안상 정확한 기업명을 밝힐 순 없지만 프로농구단 운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전자랜드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그런 소문 역시 금세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KBL은 1997년 8개 구단 체재로 출범을 알렸다. 1997-1998시즌 경남 LG 세이커스(창원 LG 세이커스의 전신), 청주 SK 나이츠(서울 SK 나이츠의 전신)가 KBL에 참여하면서 10개 구단 체재를 유지해왔다. KBL은 2021-2022시즌에도 10개 구단 체재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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