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훈·양홍석 중심 KT, 대형 신인 하윤기가 합류했다

-“프로는 역시 다르다는 걸 느끼지만 선배들과 부딪힐수록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생긴다”

-“초반부터 뜨거운 신인왕 경쟁? 동기들보다 높이, 리바운드, 블록슛 등에선 앞선다”

-“허 훈이 부상에서 돌아오면 더 강한 전력 뽐낼 수 있을 것”

-“짧은 시간 출전해 수비와 리바운드에 모든 걸 쏟아붓는 선수들이 팀을 더 강하게 만든다”

부산 KT 소닉붐 양홍석(사진=KBL)
부산 KT 소닉붐 양홍석(사진=KBL)

[엠스플뉴스=수원]

KBL(한국프로농구연맹)에 무서운 신예들이 등장했다.

먼저 농구계 눈을 사로잡은 건 2021년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1순위 이원석(21·206.5cm)이다. 서울 삼성 썬더스의 지명을 받은 이원석은 10월 10일 2021-2022시즌 첫 경기부터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였다.

이원석은 10일 창원 LG 세이커스전에서 18분 46초간 코트를 누볐다. 그는 10득점, 1어시스트, 1블록슛을 기록하며 삼성의 100-92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원석은 이날 야투율 100%를 기록했다. 자유투 3개, 2점슛 2개, 3점슛 1개를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이원석은 11일 서울 SK 나이츠전(8득점, 6리바운드)과 13일 전주 KCC 이지스전(6득점, 6리바운드, 1어시스트)에서도 활약을 이어갔다. 삼성은 이원석의 활약에 힘입어 2021-2022시즌 3경기에서 2승 1패를 기록했다.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이정현(22·188cm)도 두각을 나타낸다. 2021년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3순위로 오리온에 입단한 이정현은 2021-2022시즌 3경기 모두 출전해 경기당 평균 9.7득점, 3.0리바운드, 2.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10월 12일 디펜딩 챔피언 안양 KGC 인삼공사전에선 3점슛 2개 포함 18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102-98)에 앞장섰다.

겁 없는 신인선수는 또 있다. 수원 KT 소닉붐 하윤기(22·203.5cm)다. 2021년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2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하윤기는 2021-2022시즌 3경기에서 평균 10.3득점, 5.3리바운드를 잡아냈다. 14일엔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 12득점, 6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95-78)를 이끌었다.

하윤기는 “프로는 확실히 다르다” “경기를 치를수록 보완해야 할 점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노련한 선배들의 슛 페이크에 쉽게 속는다. 힘이 강한 선배를 상대하면 금세 지치기도 한다. 공격에선 공을 금방 빼앗기진 않을까 걱정이 많다. 하지만, 기죽지 않으려고 한다. 프로에서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블록슛 등을 기록했다. 선배들과의 몸싸움이 쉽진 않지만 부딪힐수록 할만하다는 생각도 든다. 팀에 더 큰 도움을 주고 싶다. 더 땀 흘리겠다.” 하윤기의 말이다.

챔피언 결정전 우승 없는 KT, 2021-2022시즌 6개 구단 감독이 챔피언 후보로 꼽았다

수원 KT 소닉붐 주전 포인트 가드 허 훈(사진 왼쪽), 2021년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2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센터 하윤기(사진=엠스플뉴스, KBL)
수원 KT 소닉붐 주전 포인트 가드 허 훈(사진 왼쪽), 2021년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2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센터 하윤기(사진=엠스플뉴스, KBL)

수원 KT 소닉붐은 챔피언 결정전 우승 경험이 없다. 1997년 출범한 KBL에서 챔피언 경험이 없는 건 세 팀이다. KT, 대구 한국가스공사, 창원 LG 세이커스다.

9월 30일 KBL 개막 미디어데이. KT를 제외한 KBL 9개 구단 감독 중 6명이 2021-2022시즌 챔피언 후보로 KT를 선택했다.

이유가 있다. 2017년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1, 2순위 허 훈(26·180cm), 양홍석(24·195cm)이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우뚝 섰다.

허 훈은 KBL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 손꼽힌다. 프로 데뷔 시즌(2017-2018)부터 꾸준히 성장한 결과다.

허 훈은 2019-2020시즌 정규리그 35경기에서 뛰며 경기당 평균 14.9득점, 7.2어시스트, 2.6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이 시즌 허 훈은 정규리그 MVP(최우수선수상)를 받았다.

지난 시즌엔 더 발전했다. 허 훈은 2020-2021시즌 정규리그 51경기에서 평균 15.6득점, 7.5어시스트, 2.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021-2022시즌은 조금 늦게 시작한다. 허 훈은 9월 25일 전주 KCC 이지스와의 연습경기에서 왼쪽 발목을 다쳤다. 병원 진단 결과 발목 인대 파열로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KT 서동철 감독은 “허 훈이 가벼운 러닝을 시작했다”“짧은 시간 뛰는 건 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허 훈이 많이 뛰면 통증을 호소한다. 시즌은 길다. 허 훈은 팀 핵심이다.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와야 한다.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수원 KT 소닉붐 중심 허 훈, 양홍석 프로 데뷔 후 평균 기록(표=엠스플뉴스)
수원 KT 소닉붐 중심 허 훈, 양홍석 프로 데뷔 후 평균 기록(표=엠스플뉴스)

허 훈이 빠졌지만 KT는 순항 중이다. 2021-2022시즌 3경기에서 2승 1패를 기록했다.

그 중심에 다재다능한 포워드 양홍석이 있다. 양홍석은 2020-2021시즌 정규리그 전경기(54)에 출전해 평균 14.5득점, 6.7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17-2018시즌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기록을 남겼다. 2021-2022시즌 3경기에서도 평균 13.0득점, 7.3리바운드, 2.0어시스트를 올렸다.

양홍석은 팀을 승리로 이끄는 에이스이자 살림꾼 역할까지 한다. 그는 매 경기 수비와 리바운드에 심혈을 기울인다.

2021-2022시즌 KT엔 2005년 프로에 입문한 김동욱(40·194cm), 2007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영환(37·196cm) 등 산전수전 다 겪은 선수가 둘이나 있다. 허 훈의 부상 공백을 메워주고 있는 정성우(28·178cm), 박지원(23·190.8cm), 짧은 시간 수비와 리바운드 등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센터 김현민(34·199cm)도 건재하다.

여기에 2019-2020시즌 KBL 득점왕 캐디 라렌(29·204cm)이 KT 유니폼을 입었다. 라렌은 KBL 데뷔 시즌이었던 2019-2020시즌 LG 유니폼을 입고 42경기 평균 21.4득점, 10.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라렌은 “KT엔 KBL 최고로 불릴만한 재능이 즐비하다”“경기를 거듭할수록 KT란 팀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KT엔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도 많다. 양홍석은 더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지만 리바운드, 수비 등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양홍석의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이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승리를 가져온다. 곧 허 훈이 부상에서 돌아온다. 팀이 더 강한 전력을 뽐낼 수 있을 것 같다.” 라렌의 말이다.

센터 하윤기, KT 첫 우승 이끌 마지막 퍼즐 될까

2021-2022시즌 수원 KT 소닉붐 유니폼을 입은 캐디 라렌(사진=KBL)
2021-2022시즌 수원 KT 소닉붐 유니폼을 입은 캐디 라렌(사진=KBL)

수원 KT 소닉붐은 2014-2015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KT는 2018-2019시즌 서동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면서 조금씩 발전하기 시작했다. KT는 허 훈, 양홍석을 중심으로 외곽슛을 앞세운 공격 농구를 펼쳤다.

KT는 2018-2019시즌부터 2시즌 연속 팀 평균 득점 3위를 기록했다. 2020-2021시즌엔 54경기 평균 85.3득점을 올리며 KBL 10개 구단 중 가장 강력한 득점력을 보였다.

KT는 화끈한 공격 농구로 2018-2019시즌부터 3시즌 연속 6위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는 전력으로 올라섰다.

수원 KT 소닉붐 최근 3시즌 평균 득점 및 실점 기록(표=엠스플뉴스)
수원 KT 소닉붐 최근 3시즌 평균 득점 및 실점 기록(표=엠스플뉴스)

하지만, 한계가 있었다. 수비, 리바운드가 문제였다. KT는 2018-2019시즌부터 3시즌 연속 평균 실점 1위에 올랐다. 득점하는 것 이상으로 실점을 내주는 팀이었다.

리바운드도 부족했다. KT는 2018-2019시즌 정규리그 54경기에서 평균 35.7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팀 평균 리바운드 7위였다. 2019-2020시즌엔 6위(43경기 평균 35.3개), 2020-2021시즌엔 7위(54경기 평균 34.9개)에 머물렀다.

KT엔 골밑을 책임질 선수가 부족했다. 양홍석, 김현민이 골밑에서 고군분투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하윤기의 합류가 반가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하윤기는 203.5cm 센터다. 서전트 점프가 76.5cm에 달할 정도로 운동 능력이 뛰어나다.

실력과 성장 가능성도 두루 갖췄다. 하윤기는 6월 대학생 신분으로 한국 농구 대표팀에 발탁됐다. 그는 한국 최고 선수들과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2020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에 도전했다.

하윤기는 “프로에 데뷔한 이후 (이)원석이와 (이)정현이가 빼어난 활약을 보였다는 기사를 자주 본다”“큰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높이와 리바운드, 블록슛 등에선 내가 앞선다. 코로나 시국에도 운동에만 집중하면서 프로 입문을 준비했다.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2021-2022시즌 KT 골밑엔 검증된 라렌이 버틴다. KBL에서 뛰는 건 처음인 마이크 마이어스(29·200.1cm)는 프랑스, 벨기에, 우크라이나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선수다. 포지션은 센터로 수비가 강점이다. 하윤기가 외국인 선수들과 골밑을 든든하게 책임진다면 KT의 챔피언 도전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KT는 2021-2022시즌 3경기에서 84.67득점을 기록했다. 실점은 75.67점으로 크게 줄였다. 시즌 초반이지만 의미 있는 기록이다.

서 감독은 “농구엔 득점만 있는 게 아니”라며 “지도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선수를 더 칭찬하고 싶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팀엔 짧은 시간 출전해 모든 걸 쏟아내는 (김)현민이, (박)지원이, (정)성우 등이 있다. 이들은 수비와 리바운드에 죽을힘을 다한다. (양)홍석이와 (하)윤기도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과 수비를 보여준다. 이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 KT는 지난 시즌까지 기복이 있는 팀이었다. 매 경기 매 순간 온 힘을 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르지 않을까 싶다.” 서 감독의 얘기다.

KT는 챔피언 자리에 오를 수 있을까. 시작은 농구계 예상대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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