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FC, 9월 4~10일 고성으로 전지훈련 다녀왔다···남기일 감독 “성과엔 만족”

-공격력 강화에 힘 실은 성남···스트라이커 김현성 “우리가 더 많은 공격 포인트 생산해야 한다”

-“성남에 처음 왔을 때부터 이 팀의 최대 강점은 ‘끈끈함’이란 걸 느꼈다”

-남 감독 “상위 스플릿 진입보다 마지막까지 성남만의 축구 보여주는 게 중요”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 성남 FC 남기일 감독(사진 맨 왼쪽에서 두 번째)(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 성남 FC 남기일 감독(사진 맨 왼쪽에서 두 번째)(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성남]

우린 올 시즌 초반까지 ‘강등 1순위’로 불렸다. 그때마다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만 집중하자’고 했다. 선수들이 잘 따라준 까닭에 여기까지 오게 된 거 같다.

축구계가 K리그 최고의 지략가로 꼽는 성남 FC 남기일 감독의 말이다.

올 시즌 스플릿 라운드 포함 10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성남은 K리그1 9위에 올라있다. 28경기에서 승점 34점(9승 7무 12패)을 따냈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1위 인천 유나이티드보다 승점 14점 앞서있다. 상위 스플릿 진입이 가능한 6위 상주 상무와의 승점 차는 단 5점이다.

성남은 올 시즌 K리그1의 유일한 승격팀이다. 2016년 강등의 아픔을 맛본 뒤 지난해까지 K리그2에 있었다. 축구계가 성남을 강등 1순위로 꼽은 건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예측은 빗나가고 있다. 성남은 잔류를 넘어 상위 스플릿 진입을 바라본다.

공격력 강화에 초점 맞춘 성남 “전지훈련 통해 체력 보강하고 스트레스 덜었다”

그라운드 복귀를 준비 중인 에델(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그라운드 복귀를 준비 중인 에델(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성남 FC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으로 인한 9월 A매치 휴식기 동안 고성으로 전지훈련(4~10일)을 다녀왔다. K리그(1·2) 팀 가운데 이 기간 전지훈련을 다녀온 팀은 성남과 FC 서울(강릉),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홍천)뿐이다.

성남이 올 시즌 10경기를 남겨두고 전지훈련을 다녀온 데는 이유가 있었다. 무더운 여름을 지나면서 떨어진 선수들의 체력을 보충하고 결과에 따른 스트레스를 덜어내기 위함이었다. 8월 31일 포항 스틸러스 원정에서 패(0-1)하며 가라앉은 분위기를 바꾸는 효과도 기대했다.

훈련을 통해선 공격력 강화를 노렸다. 성남은 올 시즌 28경기에서 23골을 기록 중이다. K리그1 12개 팀 가운데 11번째로 득점이 적다.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물 샐 틈 없는 수비력(28경기 30실점·최소실점 4위)이 없었다면, 성남은 축구계의 예상대로 강등권에 있었을지 모른다.

전지훈련의 성과는 9월 15일 수원 삼성과의 K리그1 29라운드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분위기는 확실히 바뀌었다. 12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2시간 20분간 진행된 팀 훈련엔 활기가 넘쳤다.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운 성남이 원 팀에 한 걸음 더 다가선 모습이었다. 남기일 감독은 훈련을 지휘할 뿐 아니라 직접 참여해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9일 고성에서 치른 아산과의 연습 경기에선 4-0으로 대승했다. 안영규, 주현우, 이은범, 김소웅 등 많은 선수가 골맛을 봤다.

이번 휴식기 동안 공격력 강화에 중점을 뒀다. 경기마다 기회는 많이 만드는 데 골을 못 넣어 승점을 따내지 못한 상황이 많았다. 선수들이 그런 과정과 결과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힘들었을 거다. 연습 경기였지만 아산전에서 많은 득점이 나왔다. 팀 분위기까지 바꾼 만큼 다가오는 수원전에선 이전보다 날카로운 공격을 보여주겠다.남 감독의 말이다.

선수들의 생각도 남 감독과 다르지 않았다. 올 시즌 성남의 전방을 책임지고 있는 스트라이커 김현성은 고성 전지훈련을 통해 전술과 조직력을 가다듬었다특히나 공격력 강화에 힘을 실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격수는 포인트로 말한다. 골이든 도움이든 만들어야 한다. 남은 10경기에선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생산해 팀이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성남의 공격력 강화에 도움이 될 소식은 또 있다. 올 시즌 팀 내 최다득점(5골)을 기록 중인 에델이 그라운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에델은 8월 4일 인천과의 경기 후 정강이뼈 피로 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후 성남은 4경기에서 1승 1무 2패를 기록했고 2골밖에 넣지 못했다.

남 감독은 (에델이) 부상을 털고 이제 막 복귀 준비를 시작했다무리하게 서두르진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부터 볼과 함께 하는 훈련을 시작한다. 부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돌풍의 팀으로 손색없는 성남 “우리가 준비한 걸 보인다면 결과는 저절로 따라올 것”

성남 FC 주전 스트라이커 김현성(사진 맨 오른쪽에서 두 번째)(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성남 FC 주전 스트라이커 김현성(사진 맨 오른쪽에서 두 번째)(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남기일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에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다. 광주 FC를 이끌던 2016시즌엔 정조국과 김민혁을 앞세워 축구계의 이목을 사로잡은 바 있다. 당시 정조국은 K리그1에서만 20골을 기록하며 득점왕과 MVP를 동시에 받았다.

하지만, 남 감독은 ‘공격 앞으로’만을 외치지 않는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표현할 수 있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까닭이다.

솔직히 경기를 지배하면서 상대보다 많은 기회를 만드는 축구를 하고 싶다. 하지만, 성남에선 그런 축구만을 고집하긴 어렵다. 선수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고 전술을 만들어 전략적으로 나서는 게 우리가 생존할 방법이다. 볼이 있을 땐 최대한 공격을 주문하지만, 현실적으론 실리적인 축구를 구사하고 있지 않나 싶다.남 감독의 말이다.

남 감독은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축구보단 팀을 먼저 생각한다. 선수들 역시 그런 남 감독을 따라 끈끈한 팀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현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성남에 합류했을 때 느낀 건 ‘끈끈하다’였다감독, 코치, 선수 모두 하나 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성남에서 뛰어보니 확실해졌다. 어느 한 선수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그라운드에서 뛰는 전 선수가 공격과 수비를 쉴 새 없이 오간다. 그라운드 밖에선 선·후배가 하나로 똘똘 뭉쳐 친구처럼 지낸다. 성남이 승격팀이고 득점력이 저조하지만 좋은 성과를 내는 가장 큰 이유라고 했다.

성남은 9월 15일 수원 삼성전을 시작으로 제주 유나이티드(21일), 강원 FC(25일), 울산 현대(28일), 대구 FC(10월 6일)를 차례로 만난다. 이 가운데 수원(승점 38), 강원(승점 42), 대구(승점 41)와의 경기는 아주 중요하다. 이 경기에서 승점 3점을 거머쥔다면 이들과의 승차를 줄이고 상위 스플릿 진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남 감독은 상위 스플릿 진입보단 성남만의 축구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성남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팀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는 둘 뿐이다. 에이스 에델은 올 시즌 28경기 가운데 9번이나 결장했다. 부상 때문이다. 마이타스 쿠뢰르는 부상과 부진으로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페예노르트(네덜란드), 헤타페(스페인, 플라멩구(브라질), 트라브존스포르(터키) 등에서 뛰며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던 자자는 불성실한 태도를 비롯해 논란만 일으킨 채 일찌감치 팀을 떠났다.

시즌 초 8경기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한 김민혁은 4월 22일 입대로 팀을 떠났다. 올 시즌 내내 에델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끝이질 않았다. 최근엔 수비의 핵심 임채민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남 감독은 2주 후 복귀를 내다봤다.

이런 상황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게 성남 축구다. 누군가 빠지면 다른 이가 그 자리를 빠르게 메우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서로가 채워가는 것. 남 감독이 시즌 초부터 선수들에 강조한 내용이다.

뚜렷한 색깔로 K리그1 복귀 첫 시즌 잔류를 넘어 상위 스플릿 진입을 노리는 성남이 올 시즌 남은 10경기에선 어떤 경기력을 보일지 궁금하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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