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실점 3위 성남, 최소득점 문제 해결하고 상위 스플릿 진입 가능할까

-남기일 감독 “선수들이 기회는 여러 차례 만든다. 고성 전지훈련 성과 나타날 것”

-올여름 제리치 영입 후 승점 9점 획득한 경남, 스트라이커 필요성 증명

-김현성 “올 시즌 공격 포인트 10개 채워 감독님 신뢰 보답하고 싶다”

성남 FC 스트라이커 김현성(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성남 FC 스트라이커 김현성(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

13개의 슈팅 가운데 8개가 상대 골문을 향했다. 전반 40분엔 완벽한 득점 기회인 페널티킥을 얻었다. 강점인 수비력은 물 샐 틈이 없었고 승점 3점이 눈앞에 다가온 듯했다. 하지만, 성남 FC는 9월 A매치 휴식기 이후 재계 된 K리그1 29라운드에서 승전고를 울리지 못했다.

성남은 9월 15일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K리그1 11위 인천 유나이티드와 함께 최소득점 팀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성남은 올 시즌 29경기에서 23골을 넣었다. 8월 4일 인천 유나이티드전 이후 재활에 몰두 중인 에델이 5골(19경기)로 팀 내 최다득점자다.

성남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휴식기 동안 고성으로 전지훈련(4~10일)을 다녀왔다. 이 기간 중점을 둔 건 공격력 강화였다. 조직력을 가다듬고 문전에서 집중력을 높이는 데 힘썼다. 9일 아산과의 연습경기에선 4-0으로 대승했다. 아산은 지난해 K리그2에서 우승 경쟁을 벌인 팀이었다.

수원전 결과가 아쉽게 느껴질 법했지만 남기일 감독은 여유를 보였다. 남 감독은 이전처럼 기회는 여러 차례 만들었다며 웃어 보인 뒤 수원전에선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지만 전지훈련 성과가 차차 나타날 거로 믿는다고 말했다.

끈끈함 앞세운 성남, 결정력은 원 팀으로 해결할 수 없을까

올 시즌 성남 FC 짠물 수비의 핵심 연제운(사진 왼쪽), 임채민(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올 시즌 성남 FC 짠물 수비의 핵심 연제운(사진 왼쪽), 임채민(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성남 FC엔 현재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없다. 최대 4명(아시아 쿼터 포함)까지 보유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는 둘 뿐이다. 그 가운데서 제 몫을 해주는 건 부상으로 한 달 넘게 전력에서 이탈해 있는 에델 뿐이다. 축구계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강등 1순위로 성남을 꼽기도 했다.

하지만, 성남은 올 시즌 K리그1 잔류 가능성이 매우 높다. 29경기에서 승점 35점(9승 8무 12패)을 획득한 성남(9위)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1위 인천 유나이티드에 승점 15점 앞서있다. 스플릿 라운드 진입까지 4경기 남은 가운데 상위 스플릿 막차를 탈 수 있는 6위 수원 삼성과의 승차는 4점이다.

끈끈한 조직력의 힘이다. 성남은 득점력 부족이란 약점을 물 샐 틈 없는 수비력으로 메웠다. 29경기에서 30실점을 허용했다. 성남보다 실점이 적은 팀은 리그 단독 선두 전북 현대(27실점), 5위 대구 FC(27실점)뿐이다. 2위 울산 현대는 성남과 마찬가지로 29경기에서 30골을 내줬다.

수비의 핵심 임채민이 8월 31일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공중볼 다툼 후 착지 과정에서 인대를 다쳤다. 남기일 감독은 몸 상태가 아주 좋은 상황에서 부상을 당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성남 수비엔 문제가 없었다. 9월 15일 수원 삼성전에서 이창용, 연제운, 안영규가 구성한 스리백은 임채민의 부상 공백을 허용하지 않았다.

남 감독은 부상으로 주축 선수가 빠지는 게 낯설지 않다누가 빠져도 그 자리를 곧바로 메울 수 있는 게 올 시즌 성남의 힘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가는 게 짠물 수비와 승점을 차곡차곡 쌓는 비법이다. 시즌 전부터 ‘우리는 하나’라는 걸 강조한다. 팀을 만들어가는 데 선수들이 잘 따라줘서 고마운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결정력은 원 팀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일까. 성남은 29경기에서 285개(9위)의 슈팅을 때렸다. 그 가운데 유효 슈팅은 125개(11위)다. 슈팅으로 이어진 키패스는 39개로 K리그1 12개팀 가운데 가장 적다. 수비처럼 한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공격을 만들어가지만 득점은 물론 과정도 시원찮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해결사가 필요하다. 경남 FC를 보면 알 수 있다. 경남은 K리그1 24라운드까지 최하위 인천에 승점 1점 앞선 11위에 머물렀다. 무려 20경기 동안 승리(10무 10패)가 없었다. 그랬던 경남이 스트라이커 우로스 제리치 합류 이후 확 달라졌다.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경남 유니폼을 입은 제리치는 8경기에서 6골을 몰아치며 승점 9점(2승 3무 3패)을 선물했다.

후반기 경남은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는 스트라이커의 존재가 얼마만큼 중요한지 보여준다.

5경기 2골 성남, U-23 대표팀 출신 김현성이 깨어나야 한다

성남 FC 남기일 감독의 두터운 신뢰를 받는 스트라이커 김현성(사진 맨 왼쪽에서 세 번째)(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성남 FC 남기일 감독의 두터운 신뢰를 받는 스트라이커 김현성(사진 맨 왼쪽에서 세 번째)(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성남 FC는 올 시즌 잔류가 아주 유력해졌다. 큰 이변이 생기지 않는 한 짠물 수비를 앞세워 시즌 전 잡아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남기일 감독은 성남다운 축구를 강조한다. 경기를 치를수록 발전하는 경기력을 보이며 팬들의 박수를 받는 것이다.

수비는 흠잡을 데가 없다. K리그1 최정상급이다. 남은 건 공격이다. 스플릿 라운드 포함 올 시즌 남은 9경기에서 나아진 경기력을 보이려면 결정력 강화가 필수다.

올 시즌 팀 최다득점자이자 둘뿐인 외국인 선수 가운데 제 몫을 해주고 있는 에델의 복귀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에델은 9월 A매치 휴식기부터 조깅을 시작했다. 남 감독은 에델이 완벽한 몸 상태를 회복할 때까지 실전 경기에 투입하지 않을 생각이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 마티아스는 올 시즌 15경기에서 뛰며 2골을 기록 중이다. K리그1 29라운드 수원 삼성전에선 페널티킥을 놓쳤다. 올 시즌 내내 로테이션 자원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에델만큼 신뢰를 받는 선수는 아니다.

성남은 한국 U-23 대표팀 출신 김현성에게 기대를 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성남 유니폼을 입은 김현성은 18경기에서 뛰며 3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에델 다음으로 팀 내 많은 득점을 올렸다. 전방에서 등지는 플레이가 가능한 스트라이커로 왕성한 활동량과 연계 플레이에 강점이 있다.

4라운드 강원 FC와의 경기에서 첫 골을 신고한 김현성은 17, 18라운드에선 연속골을 터뜨렸다. 이후 9경기째 침묵 중이지만, 남 감독의 큰 신뢰를 받으며 꾸준한 경기 출전을 이어가고 있다.

남 감독은 (김)현성이가 최근 득점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왕성한 활동량과 공격을 주도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공중볼을 장악하고 상대 수비의 시선을 끌어주면서 공간과 기회를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이어 골만 터지면 된다. 난 언제까지고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조급한 마음 갖지 말고 지금처럼 팀에 헌신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2010년 대구 FC에서 1군 무대에 데뷔한 김현성은 K리그(1·2) 통산 141경기에서 뛰며 18골 5도움을 기록했다. 2011년엔 7골 2도움(29경기)을 기록하며 당시 U-23 대표팀을 이끌던 홍명보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016년 주세종과의 트레이드로 부산 아이파크 유니폼을 입은 김현성은 한동안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

김현성은 3시즌 간 31경기(2018년 승강 플레이오프 2경기 포함)에서 뛰며 1골을 터뜨리는 데 그쳤다. 부상과 부진이 겹친 까닭이다. 그랬던 김현성을 믿고 데려온 게 남 감독이다.

스트라이커로서 팀 득점이 저조한 데 대한 책임을 느낀다. 감독님 신뢰에 공격 포인트로 보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뛰어야 하고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건 공격 포인트 10개다. 6개가 남았다. 남은 9경기에서 얼마나 더 뛸지 모르지만 주어진 시간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김현성의 말이다.

성남은 최근 5경기에서 2골을 기록했다. 물 샐 틈 없는 수비력에 탁월한 결정력이 더해진다면 상위 스플릿 진입을 노려볼 수 있다. 에델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해 그라운드로 돌아오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 남 감독의 두터운 신뢰를 받는 김현성이 성남의 해결사로 떠오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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