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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축구] 알고 보면 ‘여린 남자’ 유상철, 지도자로 이룰 것 많다

  • 기사입력 2019.10.21 18:55:03   |   최종수정 2019.10.21 18: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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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상철 감독, 19일 성남전 마친 뒤 정밀 검사를 위해 병원에 입원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건강 상태 알 수 있어. 축구인 모두가 유 감독의 건강을 바란다”

-성남전 전날 생일이었던 유 감독, 건강 악화 상태에서도 팀 생각뿐이었다

-“시·도민구단 유일 강등 경험 없는 인천, 유 감독이 아니면 이 역사를 누가 잇겠습니까”

 

10월 19일 성남 FC전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난 유상철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10월 19일 성남 FC전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난 유상철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

   

우락부락한 선수들과의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투사. 골키퍼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한국 최고의 멀티 플레이어. 그리도 또 한 가지, 미소로 상대방의 긴장을 풀어주고 툭 내뱉는 농담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 줄 아는 사람. 인천 유나이티드 유상철 감독에 대한 이미지다. 

 

2012시즌을 마치고 대전 시티즌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이젠 사람한테 상처받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라운드 위에서의 이미지와 달리 많이 여린 남자거든요(웃음).

 

유 감독이 인천 지휘봉을 잡기 나흘 전인 5월 10일 엠스플뉴스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처음부터 명장이었을까’란 생각을 여러 차례 했다는 말에서 탄탄대로였던 선수 시절과 다른 지도자의 삶을 짐작하게 했다. 2013년엔 우울증 치료를 받고 집에만 있었음을 고백한 바 있다. 

 

유 감독은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축구계로 돌아왔다. 울산대학교(2014.01~2017.12), 전남 드래곤즈(2017.12~2018.08)를 맡으면서 단단해졌다. 

 

5월 14일엔 인천 사령탑에 올라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즌 초부터 강등 위기에 빠진 인천을 조금씩 탈바꿈시키며 K리그1 잔류 가능성을 높인다. 10월 19일 ‘파이널 B’ 첫 경기 성남 FC전에선 1-0으로 승리하며 강등권 탈출에 성공했다. 

 

유상철을 지도자의 길로 인도한 절친의 한 마디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에 앞장선 선수 유상철(사진 왼쪽)(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에 앞장선 선수 유상철(사진 왼쪽)(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유상철 감독은 2006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뒤 한동안 고민에 빠졌다. 월드컵, 올림픽, 아시아경기대회 등에서 뛰며 축구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건 다 이뤘다.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나 푹 쉬고 싶은 마음이 컸다. 축구계를 떠나는 것도 생각했다. 

 

절친인 한국 U-15 축구 대표팀 송경섭 감독의 한 마디가 유니폼을 벗은 유상철의 선수 이후의 삶을 결정했다. 축구계를 떠나는 건 네 자유다. 하지만, 유상철이란 사람은 2002년에 큰 역사를 썼다. 그 경험을 후배들에게 알려주지 않는 건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축구인으로서 책임이 없는 일일 수 있다.’ 절친의 말이 머릿속에 꽂혀서 빠지질 않았다. 

 

최소 1년은 푹 쉬려던 유 감독의 계획이 바뀌었다. 곧바로 축구교실을 차려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9년엔 춘천기계공업고등학교 축구부 감독을 맡아 성인 축구 데뷔를 준비했다. 그 뒤 대전 시티즌, 울산대학교, 전남 드래곤즈,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감독 경력을 쌓고 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적은 예산으로 팀을 운영해야 했다. 눈앞의 성적보다 선수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구단은 결과만을 중시했다. 

 

지도자로서 힘든 시간만 있었던 건 아니다. 유 감독은 울산대 시절을 가장 많이 웃었던 때로 기억한다.

 

4년이란 시간이 보장돼 있었습니다. 결과와 관계없이 선수들과 함께 성장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죠. 4년 동안 준우승만 네 번 했습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진 못했지만 지도자로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어요. 주변 분들이 그랬습니다. ’울산대 축구가 가장 재밌다. 그때 코칭스태프와 선수 모두가 축구를 즐기는 게 느껴졌다‘고.

 

지도자 유상철, 아직 이뤄야 할 게 많이 남았다

 

10월 19일 성남 FC전을 마친 뒤 눈물을 보였던 인천 유나이티드 김호남(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10월 19일 성남 FC전을 마친 뒤 눈물을 보였던 인천 유나이티드 김호남(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는 10월 19일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 성남 FC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슈팅 숫자에서 3-21로 크게 밀렸지만 유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는 스트라이커 스테판 무고사의 프리킥 골로 승점 3점을 챙기는 데 성공했다. 이날 승리로 인천은 10위로 올라서며 강등권에서 탈출했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림과 동시에 인천 벤치에선 눈물이 쏟아졌다. 이천수 전력강화실장도 흘러내리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호남은 아직 말씀드릴 수가 없다시간이 지나면 모두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눈가는 다른 인천 관계자들과 마찬가지로 촉촉해져 있었다. 

 

하루 뒤 인천 구단이 공식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성남전 이후 눈물바다가 된 이유를 밝혔다. 구단은 유상철 감독의 건강이 악화돼 성남전을 마친 뒤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현재 정밀 검사를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 관계자는 SNS를 통해 발표한 내용 그대로다. 조직 검사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다. 모두가 유 감독의 건강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과의 경기 전날은 유 감독의 생일이었다. 성남전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난 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어준 덕분에 잊지 못할 생일 선물을 받은 것 같다며 미소 지은 뒤 아주 뿌듯하다고 했다. 

 

유 감독은 건강이 악화된 상황 속에서도 벤치를 지켰다. 성남전 전·후 취재진과의 인터뷰 역시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유 감독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건 직접 얘기를 듣지 않으면 알 수 없었다.

 

유 감독은 그라운드 위에선 투사였고, 벤치에선 명장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 인천은 최근 5경기에서 무패(2승 3무)를 기록하면서 잔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올 시즌 힘겨웠던 시간을 보상 받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축구계는 올 시즌 마지막까지 인천의 벤치를 든든하게 지켜줄 유 감독을 향해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시·도민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강등 경험이 없는 인천의 역사를 유 감독이 이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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