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 시민구단 전환에 또 암초 생겨

-11월 9일 발표 예정이던 '시민구단 전환' 발표 미뤄질 듯

-“충남 지원 있어야 시민구단 전환 가능. 도의회가 반대한다는 얘기 많아”

-다앙한 스폰서 확보한 아산, "지자체 예산에만 의존하지 않고도 구단 운영 가능”

-“올 시즌 최종전이 아산의 마지막 경기가 되지 않았으면...”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은 K리그에 잔류할 수 있을까(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은 K리그에 잔류할 수 있을까(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엠스플뉴스=아산]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의 '시민구단 전환 발표'가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산은 11월 9일 오후 3시 충청남도 아산시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K리그2 36라운드(최종전) FC 안양과의 경기를 치른다.

이날 아산시 오세현 시장은 한 시즌을 마무리한 선수단을 격려하고, 시민구단 전환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아산 관계자는 오 시장께서 홈에서 펼쳐지는 올 시즌 최종전에 함께 할 예정이라며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을 격려하고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예정됐던 '시민구단 전환 발표'는 무산될 것으로 예상한다.이 관계자는 행정적인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이날 시민구단 전환 발표는 차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시민구단 전환까진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K리그2 최종전 앞둔 아산, "지자체 예산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도 구단 운영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왔다.". 실제로 다양한 스폰서 확보 중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은 시민구단 전환에만 집중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은 시민구단 전환에만 집중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애초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은 9월 30일 이전 시민구단 전환을 확정할 계획이었다. '9월 30일'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창단 의향서를 제출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다.

하지만, 아산은 이날까지 창단 의향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대신 연맹에 한 달여의 추가 시간을 요청했다. 시민구단 전환까진 시간이 더 필요했던 까닭이다.

연맹에서 추가 시간을 받은 아산은 시민구단 전환에 온 힘을 쏟았다. 아산은 2017년부터 프로축구단을 운영하면서 적지 않은 후원사를 확보했다. 구단은 2019년 운영비 38억 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8억 5천만 원을 다양한 스폰서비로 충당했다. 돈독한 관계를 유지 중인 메인 스폰서 푸드렐라, 하나은행, 농협 등의 도움이 컸다.

아산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스폰서 확보에도 힘을 기울였다. 시민구단 전환이 이뤄져도 시 예산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아산의 확보한 의지 때문이었다.

아산 관계자는 우린 프로축구단을 3년간 운영하면서 시 예산에만 의존하지 않고도 구단을 운영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왔다. 9월 6일 이명주, 주세종이 병역을 마쳤다. 이들은 마지막 경찰 신분 선수들이었다. 이후 구단은 29명의 일반인 신분 선수와 시즌을 치렀다. 그럼에도 구단 운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박동혁 감독과 코치, 직원 모두가 시민구단 전환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산은 시민구단 전환이 이뤄지면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주세종, 이명주(이상 FC 서울), 고무열(전북 현대) 등이 몸담았던 군경팀 시절과 달리 스타급 선수의 영입은 어렵지만, ‘2019 U-20 월드컵’ 준우승 주역 오세훈처럼 젊은 선수 육성에 초점을 맞추면 큰 문제 없이 구단 운영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주전 스트라이커 오세훈의 원소속팀은 K리그1 단독 선두 울산 현대다. 오세훈은 울산 유소년 팀에서 성장해 지난해 프로에 데뷔했다. 그러나 10대 선수가 K리그1 우승권 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는 건 쉽지 않았다. 지난 시즌 오세훈에게 주어진 출전 기회는 3차례뿐이었다.

올해는 달랐다. K리그2 아산에 임대돼 꾸준히 출전 기회를 잡았다. 오세훈은 올 시즌 29경기에서 뛰며 7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의경 신분 선수들이 떠난 뒤엔 팀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오세훈은 꾸준한 경기 출전으로 감각을 끌어올린 게 U-20 월드컵에서의 활약으로 이어졌다박동혁 감독님이 굳건한 신뢰를 보내주는 덕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경기를 치를수록 팬들의 성원이 뜨거워지는 걸 느낀다. 아산이 시민구단으로 전환해 충남을 대표하는 K리그 구단으로 성장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행정적 절차 남았다”는 아산시, 시의회와 충남도의회 협조 필수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 선수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 선수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10월 19일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의 시민구단 전환에 탄력이 붙었다. 충남 양승조 도지사와 아산 오세현 아산시장이 대전 시티즌과의 홈경기를 찾아 시민구단 전환에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양 도지사는 “아산시가 프로축구단의 메카로서 대한민국 축구 발전의 핵심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충남과 양승조,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란 말을 남겼다. 축구계가 아산의 시민구단 전환 가능성이 커졌다고 본 것도 이 때문이었다.

아산은 시민구단이지만, 아산시뿐 아니라 충남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인구 33만의 소도시 아산시만의 힘으론 축구단 운영이 어려운 까닭이다.

아산시 관계자는 우린 인천(인구 296만 명), 대구(245만 명), 경남(336만 명) 등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들과 상황이 다르다. 축구단을 운영하려면 충남의 예산 지원이 필수다. 하지만,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지난해 11월 8일 도민구단 전환을 건의했을 때부터 ‘어렵다’는 얘길 들어왔다. 지속해서 축구단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확실한 대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다른 아산시 관계자는 도지사의 의지는 확고한데 도의회에서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우리 의지만으론 안 되는 게 많은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아산은 올 시즌 K리그2 35경기에서 12승 8무 15패를 기록했다. 4위 안산 그리너스와의 승점 차가 6점으로 벌어지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은 어려워졌다. 하지만, 2년 연속 존폐의 기로에 선 상황에서 온 힘을 다했다. 박 감독과 선수들은 9일 FC 안양과의 마지막 홈경기에서도 꼭 승점 3점을 거머쥐겠다는 각오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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