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타가트, K리그1 2경기 남겨둔 가운데 울산 주니오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

-FA컵 정상에 오른 수원의 마지막 미션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타가트 득점왕 만들기’

-“호주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과 비슷한 점이 아주 많다”

-수원 한목소리 “팀을 위해 헌신한 타가트가 AFC 소속 두 번째 K리그1 득점왕에 올랐으면”

11월 10일 통산 다섯 번째 FA컵 정상에 오른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수원 삼성 선수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11월 10일 통산 다섯 번째 FA컵 정상에 오른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수원 삼성 선수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

아담 타가트가 K리그1 득점왕에 등극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수원 삼성 이임생 감독의 말이다.

수원은 11월 10일 통산 다섯 번째 FA컵 정상에 올랐다. 포항 스틸러스(4회)를 제치고 FA컵 최다우승팀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수원의 올 시즌이 끝난 건 아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휴식기가 끝나면 리그 2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수원은 K리그1 잔류에 사활을 건 제주 유나이티드(24일), 상주 상무와(30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부담은 없다. 3시즌 만에 파이널 B로 내려앉은 수원은 올 시즌 36경기에서 11승 12무 13패(승점 45점)로 8위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1위 경남 FC에 승점 16점 앞서있다. 파이널 B에 속한 구단들의 목표인 K리그1 잔류를 확정 지었다.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 감독은 우선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서 남은 리그 2경기에선 그동안 출전 기회를 잡기 힘들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덧붙여 젊은 선수들이 자신이 뛰어야 하는 이유를 증명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잉글랜드 무대 누볐던 타가트, 수원이 득점왕 등극 돕는다

K리그1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 있는 아담 타가트(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K리그1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 있는 아담 타가트(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수원 삼성은 젊은 선수의 성장과 더불어 한 가지를 더 노린다. ‘주포’ 아담 타가트 득점왕 만들기 프로젝트다.

타가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수원에 합류한 호주 축구 대표팀 스트라이커다. 2010년 호주 A-리그 퍼스 글로리에서 프로에 데뷔한 타가트는 2014년 유럽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 소속이던 풀럼 FC로 이적했다. 2015-2016시즌엔 던디 FC로 임대돼 9경기를 뛰었다.

이 두 시즌을 빼면 타가트는 2018년까지 쭉 호주에서만 뛰었다. 지난 시즌엔 브리즈번 로어 유니폼을 입고 18경기 11골(득점 2위) 3도움을 기록했다.

호주에서 검증된 스트라이커 타가트에게 K리그1 적응 시간은 필요하지 않았다. 3월 1일 울산 현대와의 리그 개막전부터 득점포를 가동했다. K리그1 4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선 멀티골과 함께 팀의 리그 첫 승리를 이끌었다. 탁월한 위치 선정과 결정력을 앞세워 팀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타가트는 올 시즌 31경기에서 뛰며 18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K리그1 득점 부문에서 울산 현대 스트라이커 주니오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수원 이임생 감독은 타가트는 문전에서 마무리 능력이 아주 뛰어난 선수라며 올 시즌 타가트의 활약 덕분에 팀 득점력에 대한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타가트는 남은 리그 2경기에서 젊은 선수들과 함께 출전할 것이다. 팀을 위해 헌신한 타가트가 K리그1 데뷔 시즌 득점왕에 올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축구계 관계자들은 주니오보단 타가트의 득점왕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수원은 파이널 B에서 최하위(12위)이자 최다실점(65점)을 기록 중인 제주 유나이티드, 일찌감치 잔류와 파이널 B 최고 순위(7위)를 확정 지은 상주 상무를 만난다. 반면 주니오는 단독 선두 울산을 승점 3점 차로 추격 중인 2위 전북 현대(11월 23일), 라이벌 포항 스틸러스(12월 1일)를 상대한다.

타가트, 삐야퐁 이후 첫 AFC 소속 득점왕 될까

타가트와 함께 수원에서 뛰고 있는 호주 출신 미드필더 테리 안토니스(사진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타가트와 함께 수원에서 뛰고 있는 호주 출신 미드필더 테리 안토니스(사진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1983년 출범한 K리그에서 AFC(아시아축구연맹) 소속 외국인 선수가 득점왕에 오른 건 딱 한 번이다. 1985년 럭키금성 황소(FC 서울의 전신)에서 뛴 태국 스트라이커 삐야퐁 피우온이 12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을 차지했다. 삐야퐁은 K리그 최초 외국인 선수 득점왕이다.

삐야퐁 이후엔 샤샤 드라큘리치(세르비아·은퇴), 산드로(브라질·은퇴), 데얀(몬테네그로), 말컹(브라질) 등 유럽이나 브라질 출신 외국인 선수가 득점왕에 이름을 올렸다. K리그1 36번의 시즌 가운데 외국인 선수가 득점왕을 차지한 건 14번이다.

아담 타가트가 올 시즌 K리그1 득점왕에 오르게 되면 삐야퐁 이후 첫 AFC(아시아축구연맹) 소속 득점왕이 된다.

타가트의 득점왕 등극은 향후 K리그1 외국인 선수 구성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A-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몸값은 비싸지 않다. 호주는 '저비용 고효율' 외국인 선수를 찾는 팀들에 매력적인 장소다.

K리그엔 4명의 외국인 선수가 뛸 수 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AFC 소속 선수여야 한다. 이른바 아시아 쿼터다. K리그1 11개 구단은 AFC 소속 선수를 한 명 쓰고 있다.

수원은 다르다. 호주 출신 선수가 두 명이다. 올여름 엘비스 사리치가 사우디아라비아 알 아흘리로 이적하면서 그 공백을 호주 출신 미드필더 테리 안토니스로 메웠다. 타가트와 함께 AFC 소속 외국인 선수 둘이 뛰고 있다. 향후엔 호주 선수 여럿이 한 팀에서 뛰는 걸 볼 수도 있다.

수원 주장 염기훈은 호주 선수들과 함께 뛴 경험이 많다2017년부터 지난해 여름까진 매튜 저먼과 함께 뛰었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 선수들은 아주 성실하다. 특히나 자신보다 팀을 우선한다. 한국 선수가 무슨 말을 했을 때 자기주장을 얘기하긴 하지만, 최대한 수용하고 따라오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염기훈은 팀을 위해 헌신한 타가트가 올 시즌 K리그1 득점왕에 올랐으면 하는 바람도 빼놓지 않았다.

타가트는 기회를 포착하고 득점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빼어나다. 브라질, 유럽 출신 외국인 선수들과 비교해 부족한 점이 없다. K리그1 득점 순위가 증명한다. 올 시즌 타가트가 전방에서 큰 역할을 해줬다. 개인 타이틀 욕심이 날 상황에서도 팀을 우선한 선수다. 팀을 위해 헌신한 타가트가 K리그1 득점왕에 올랐으면 한다. 기회가 된다면 멋진 어시스트로 타가트의 득점왕 등극을 돕고 싶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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