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여름 인천에 합류한 케힌데, 195cm-97kg 근육질 몸매로 등장부터 축구계 눈 사로잡은 스트라이커

-“지난해 K리그1에 순조롭게 적응하기 힘든 일이 많았다”

-“관중들이 내가 볼을 잡을 때마다 ‘와~’하는 걸 알고 있다”

-“2020시즌엔 피지컬만 좋은 선수가 아니란 걸 증명할 것”

인천 유나이티드 스트라이커 케힌데(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스트라이커 케힌데(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남해]

인천 유나이티드의 반등 열쇠를 쥔 스트라이커. 스테판 무고사와 함께 전방을 책임질 케힌데는 지난해와 확연히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한다.

케힌데는 2019년 7월 23일 인천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이스라엘 마카비 텔 아비브, 터키 데니즐리스포르 등에서 93경기(32골)를 뛴 공격수다. 특히나 195cm-97kg의 신체조건은 등장부터 축구계의 눈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케힌데는 절반을 함께한 2019시즌 14경기에서 뛰며 1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무고사와의 공존에 어려움을 겪으며 주전 경쟁에서도 밀렸다. 한국 문화와 K리그1 적응을 마친 2020시즌은 다를까. 엠스플뉴스가 경상남도 남해에서 2020시즌 대비 2차 전지훈련에 몰두하고 있는 케힌데를 만났다.

케힌데 “한국 생활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고 힘든 일까지 겹쳤다”

케힌데(사진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케힌데(사진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K리그1에서 동계훈련을 함께하는 건 처음입니다.

태국에서 진행한 1차 전지훈련부터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코칭스태프, 선수단이 하나로 똘똘 뭉쳐있죠. 지난해보다 훨씬 발전된 경기력을 보여줄 겁니다(웃음). 개인적으론 많은 골을 터뜨릴 거고요.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큰 신뢰를 보내주고요. 보답해야죠.

인천 유니폼을 입기 전 나이지리아, 이스라엘, 터키 등에서 뛰었습니다. 아시아에서 뛴 건 지난해 여름이 처음입니다.

깜짝 놀랐어요. 한국 선수들은 정말 많이 뜁니다. 90분 내내 달리는 곳은 한국이 유일할 거예요. 처음엔 끊임없이 뛰어야 하는 축구에 적응하는 게 힘들었죠. 올해는 다를 겁니다. 지난 시즌의 절반을 함께 하면서 K리그1이 어떤 곳인지 알았어요. 한 시즌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동계훈련도 함께합니다.

낯선 문화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습니까.

솔직히 인천으로 오기 전까진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서 잘 몰랐어요. 중국에서 뛰는 친구들은 있지만, 한국에서 뛰는 건 제가 처음이죠.

많이 달랐습니까.

터키에서 급작스럽게 한국으로 왔습니다. 1주일 준비하고 실전에 투입됐죠. 팀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뜻대로 되지 않으면서 더 힘들었죠. 이번엔 다를 겁니다. K리그1을 파악했어요.

지난 시즌 득점을 기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리그 37라운드에서 터뜨린 골이 유일한 득점이에요. 낯선 환경에서 뛰며 멘탈 관리는 어떻게 했습니까.

프로 입문 후 이토록 골이 안 터진 건 처음이었습니다. 솔직히 힘들었어요.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이 매일 ‘괜찮다. 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않았다면 한국을 떠났을지도 모릅니다(웃음). 특별한 방법이 없었어요. 매일 운동 하는 것뿐이었죠. 서포터스의 한결같은 응원도 아주 큰 힘이 됐습니다.

서포터스의 한결같은 응원이요?

우리 서포터스는 득점 침묵이 긴 내게 한결같은 응원을 보내줬어요. 완벽한 득점 기회를 놓친 날도 격려와 박수를 보냈죠. 그라운드 안팎에서 큰 사랑을 받은 까닭에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지 않았나 싶어요. 지난 시즌 말미(37라운드) 득점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가 믿고 도와준 덕분입니다.

K리그1 첫 등장부터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축구계는 케힌데의 근육질 몸에 큰 관심을 보이죠.

처음부터 느꼈어요. 팬들이 제가 볼을 잡을 때마다 ‘와~’하는 걸 들었죠. 아주 좋았습니다. 관심을 주는 거잖아요. 한국에서 하는 생각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똑같습니다. 축구를 잘해서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 역시 매일 하죠. 14살 때부터 했어요.

웨이트를 일찍부터 했습니다.

운동하고 땀 흘리는 게 재밌어요. 웨이트 트레이닝은 습관입니다.

몸으로 부딪쳤을 때 ‘만만치 않구나’란 생각을 들게 한 수비수가 있습니까.

한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힘에서 밀린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한국 수비수들은 빠르고 머리가 좋아요. 공격수의 다음 동작을 예상하고 재빨리 움직이죠. 그런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몸과 생각의 속도 모두 빨라져야 합니다.

피지컬이 아주 좋은 까닭에 그 외 강점이 가려진 게 사실입니다. 아직 K리그 팬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본인의 강점이 있습니까.

볼 키핑과 2:2 능력입니다. 지난 시즌엔 동료의 패스를 쉽게 놓치는 등 불안정한 볼 키핑 능력을 보였어요. 인정합니다. 하지만, 올 시즌엔 다를 거예요. 한국 문화와 축구 스타일에 적응했습니다. 동료와 볼을 주고받으며 상대 골문을 위협하는 케힌데를 볼 수 있을 거예요.

“내 인생 최고의 선수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

2020시즌 확연히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주겠다는 케힌데(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2020시즌 확연히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주겠다는 케힌데(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올 시즌 임완섭 감독이 지휘봉을 잡습니다.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감독님의 전술을 이해하고 적응하기 위해 힘쓰고 있죠. 축구계가 궁금해하는 스테판 무고사와의 공존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고 있어요(웃음).


정답을 찾았습니까.

축구는 정답이 없는 스포츠에요. 시즌 중에도 끊임없이 대화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기를 치르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아가야죠. 분명한 건 지난 시즌보다 나아진 공격력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축구 생각으로 가득합니다.

새 시즌을 준비 중인 전지훈련 기간입니다(웃음). 휴식 땐 잘 쉬어요. 쇼핑을 즐기기도 하죠. 물론 가장 좋아하는 취미는 웨이트 트레이닝입니다. 올 시즌엔 무조건 잘하고 싶어요. 언제 어디서나 응원을 아끼지 않은 팬들에게 큰 기쁨을 드리고 싶습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보다 훨씬 간절한 것 같아요.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낯선 환경에서 계속 뛸 힘은 어디서 나옵니까.

축구 선수가 된 건 아버지의 영향이 컸습니다. 아버지께선 축구 선수였어요. 아버지의 플레이를 보면서 자랐죠. 하지만, 아버지께선 축구 선수의 삶이 얼마만큼 힘든지 알기 때문에 제가 다른 길을 걷길 원했어요. 11살 때까진 아버지 눈을 피해 축구를 했죠. 12살 때부터야 아버지께 허락을 받고 클럽 유소년 팀에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를 보고 축구에 빠졌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께서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아.

지난해 3월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요. 9월엔 아버지 장례를 치렀죠. 지켜보고 계실 겁니다. 운동장에서 얼마만큼 땀 흘리고 실전에선 얼마나 잘하는지 다 볼 거예요. 내 축구 인생 최고의 선수인 아버지. 2020시즌 많이 웃게 해드리겠습니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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