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전 수비수 김민재, 2019년부터 유럽 리그 이적설 끊이지 않는다

-“현재 몸 상태는 70~80%···경기마다 무실점 기록하려면 컨디션 끌어올려야 한다”

-“수비는 혼자서 잘할 수 있는 게 아니다···(김)영권이 형과 (정)우영이 형이 수비 안정에 큰 도움 준다”

-“토트넘과 대화 나누었던 건 사실···마음고생 심해 살 많이 빠졌다”

-“유벤투스 관심 감사한 마음···그 팀에서 뛰기엔 부족한 점 많다”

한국 축구 대표팀 수비수 김민재(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 대표팀 수비수 김민재(사진=대한축구협회)

[엠스플뉴스]

괴물 수비수. 한국 축구 대표팀 주전 수비수 김민재의 별명이다.

축구계는 김민재를 한국에서 보기 힘든 유형의 수비수로 평가한다. 190cm 키에 손흥민 못지않게 빠르다. 매 경기 상대 선수와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제공권을 장악한다.

6월 5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투르크메니스탄전(5-0)에서도 김민재의 활약은 도드라졌다. 김민재는 투르크메니스탄의 빠른 역습 시도를 힘과 스피드로 모조리 막아냈다. 9일 스리랑카전(5-0)에선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아 무실점 승리(5-0)에 앞장섰다. 한국은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2차 예선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김민재가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선 건 2019년 12월 18일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3차전 일본(1-0)과의 경기 이후 처음이었다. 김민재는 코로나19로 2020년 11월 오스트리아에서 치른 멕시코(2-3), 카타르(2-1)와의 평가전에 나서지 못했다. 3월 25일 일본과의 친선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소속팀에서 대표팀 차출을 허용하지 않았다.

김민재는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게 아주 오랜만”이라며 “훈련부터 실전까지 아주 즐겁다”고 말했다.

“A대표팀은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축구를 한다. 팬과 함께하니 더 신나고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 사실 몸 상태가 70~80% 수준이다. 더 끌어올려야 한다. 팀이 매 경기 무실점을 기록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 프리킥, 코너킥 등 세트피스에선 집중력을 발휘해 득점도 노리도록 하겠다.” 김민재의 얘기다.

프로 데뷔 시즌부터 정상급 기량 뽐낸 김민재, 태극마크 달고서도 펄펄 날았다

한국 축구 대표팀 수비수 김민재(사진 왼쪽)(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 대표팀 수비수 김민재(사진 왼쪽)(사진=대한축구협회)

김민재가 축구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2017년이다. 김민재는 그해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고 K리그1 데뷔를 알렸다. 2016년 여름 연세대학교를 중퇴하고 내셔널리그(현 K3리그) 경주 한국수력원자력에서 16경기를 소화한 뒤다.

연령별 대표(U-20·23)를 두루 거친 김민재는 데뷔 첫해부터 남다른 재능을 뽐냈다. 2016년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정상에 오른 전북에서 주전 자릴 꿰찼다. 이재성(라차부리 미트르 폴)과 중앙 수비수로 호흡을 맞추며 전북의 K리그1 우승에 앞장섰다. 그해 전북은 K리그1 38경기에서 35실점만 허용했다. K리그1 12개 구단 가운데 최소실점을 기록했다.

김민재는 K리그1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A매치 데뷔전도 치렀다. 2017년 8월 31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과의 홈경기였다. 당시 한국은 이란전 포함 최종예선 2경기를 남겨두고 있었다. 중국(0-1), 카타르(2-3) 원정에서 패하며 본선 진출이 불확실한 상태였다.

김민재의 A매치 데뷔전은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치른 첫 경기이기도 했다. 김민재는 소속팀에서의 수비력을 A대표팀에서도 뽐내며 무실점을 이끌었다.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후 김민재는 한국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자릴 잡았다.

김민재는 프로 데뷔 시즌 K리그1 베스트 11과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이듬해엔 K리그1 23경기(1골)에서 뛰며 전북의 리그 2연패와 최소실점 등극을 이끌었다. 종아리뼈 부상으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출전은 불발됐지만, 같은 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의 2연속 금메달 획득에 이바지했다.

2019시즌부턴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으로 둥지를 옮겨 꾸준한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김민재가 도쿄 올림픽 와일드카드(25세 이상 선수) 유력 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도쿄 올림픽을 준비 중인 수비수 정태욱은 “투르크메니스탄전을 봤다” “(김)민재 형이 상대 공격을 다 막았다”고 말했다. 이어 “민재 형은 아시아 최고 수비수다. 와일드카드로 올림픽에 함께 나선다면 아주 큰 힘이 될 것 같다. 함께 훈련하고 경기에 나서면 나를 포함한 선수들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민재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았지만, 올림픽 출전에 대한 의지가 있다.

김민재는 “올림픽은 큰 무대”라며 “대표팀에서 나를 필요로 한다는 건 아주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에 출전한다면 온 힘을 다해 뛰겠다. 많은 분이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수비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A대표팀에선 (김)영권이 형과 (정)우영이 형이 수비 안정에 큰 도움을 준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많은 대화를 나눈다. 경기 중엔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우면서 무실점 경기를 펼치려고 한다.” 김민재의 말이다.

홍정호 이후 유럽파 수비수? 김민재 향한 눈이 많다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에서 활약 중인 김민재(사진 오른쪽)(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에서 활약 중인 김민재(사진 오른쪽)(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민재는 소속팀과 A대표팀에서 정상급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김민재를 유럽 팀들이 주목하고 있다.

김민재의 유럽 리그 이적설이 처음 제기된 건 아니다. 2019년 1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왓포드 FC는 김민재가 베이징 궈안과 이적 협상을 마무리한 후 전북에 영입 의향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2020년 여름부턴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 이탈리아 세리에 A SS 라치오 이적설이 있었다. 최근엔 김민재가 세리에 A 명문 유벤투스로 이적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김민재는 “지난 이야기”라면서 “토트넘과 대화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살이 많이 빠졌다. 세계 최고 선수가 즐비한 유럽 리그에서 뛰고 싶은 건 사실이다. 냉정하게 판단해서 팀을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유벤투스에서 관심을 보인 것에 대해선 아주 감사하다. 하지만, 그 팀에서 뛰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여기까지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김민재의 말이다.

김민재와 베이징의 계약은 2021시즌까지다. 김민재가 2021시즌을 마치면 베이징은 이적료 수익을 올릴 수 없다. 축구계가 올여름 김민재의 유럽 리그 도전 성사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다.

A대표팀 선수가 유럽 빅리그를 경험한 건 홍정호가 유일하다. 빅리그를 경험한 건 홍정호가 유일하다. 홍정호는 2013년 8월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해 3시즌 동안 56경기(2골)를 뛰었다. 2015-2016시즌엔 주전 수비수로 발돋움해 23경기에 출전했다.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에선 2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수비수는 다른 포지션보다 의사소통이 중요하다”“한국 수비수가 공격수나 미드필더보다 유럽 리그 진출 횟수가 적은 건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민재는 개인 기량이 우수하다. 유럽 선수들에 뒤처지지 않는 체격과 힘, 스피드를 두루 갖췄다. 유럽 리그 이적설이 끊임없이 나온다. 베이징과 계약 만료가 임박한 만큼 소문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재는 유럽 리그 도전 의지가 확실하다. 유럽에서도 그런 김민재를 주목하고 있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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