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골 세리머니를 고민하지 않았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절친한 친구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등 번호 23번을 만들어 보이며 쾌유를 빌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사진=대한축구협회)

[엠스플뉴스=고양]

6월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한국과 레바논의 경기. 후반 20분 한국 주장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전반전을 0-1로 마친 한국이 2-1로 경기를 뒤집는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손가락으로 2와 3을 만들어 보이며 중계 카메라로 달려갔다. 곧이어 중계 카메라에 대고 무언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손흥민은 “‘Stay Strong. I Love You’라고 얘기했다”“크리스티안 에릭센은 강한 친구다. 사랑하는 친구가 꼭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고 말했다.

“아침에 에릭센의 소식을 접했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아주 가깝게 지낸 동료이자 친구다. 에릭센은 세계가 인정하는 축구인이기도 하다. 솔직히 레바논전에만 집중하기 어려웠다. 계속해서 에릭센 생각이 났다. 하루빨리 건강을 찾았으면 한다.” 손흥민의 말이다.

에릭센은 덴마크 축구 대표팀 에이스다. 그는 6월 13일 핀란드와의 유로 2020 본선 조별리그 B조 1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전반 43분이었다. 에릭센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상대 선수와 충돌이 있었던 건 아니다.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이후 에릭센은 산소호흡기를 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에릭센은 병원 도착 이후 안정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에릭센은 2015년 8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손흥민과 토트넘 공격을 이끌었다. 에릭센은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패스로 손흥민의 골을 여러 번 도왔다. 손흥민은 그런 에릭센에게 고마운 마음을 여러 차례 표현했다.

손흥민은 13일 레바논전에서 한국의 2-1 역전승을 책임졌다. 하지만, 에릭센의 건강 걱정에 마음껏 웃지 못했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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