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U-20 월드컵 준우승 주역 오세훈, 6월 23일 전역

-2020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고생, “허리 통증 이겨내려고 온 힘을 다했다”

-“키가 크고 힘이 좋으며 유연하고 빠르다···성장하고자 하는 욕심이 아주 큰 선수”

-“K리그1 최고 선수 즐비한 울산에서 자리 잡으면 더 큰 성장 꾀할 수 있을 것”

스트라이커 오세훈(사진=대한축구협회)
스트라이커 오세훈(사진=대한축구협회)

[엠스플뉴스]

6월 22일. 한국 U-24(24세 이하) 축구 대표팀은 도쿄 올림픽 출전을 향한 마지막 경쟁을 시작했다.

23명이 김학범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6월 12일과 15일 가나와의 평가전에 출전한 30명 가운데 21명이 살아남았다. 같은 달 A대표팀에 합류해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연전을 소화한 송민규도 합류했다. 마지막 한 자리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가나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 출전하지 못한 김대원이 차지했다.

익숙한 이름이 빠졌다. 스트라이커 오세훈이다. 오세훈은 도쿄 올림픽 출전권이 걸렸던 2020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 우승 주역이다. 6월 15일 가나전에선 한국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축구계는 와일드카드(25세 이상 선수) 한 장을 황의조가 가져갈 것으로 전망한다. 황의조는 A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다. 그는 2020-2021시즌 프랑스 리그앙 36경기(선발 32)에서 뛰며 12골 3도움을 기록했다. 리그앙 도전 2년 만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6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경기에선 2골을 터뜨렸다.

축구계가 주목하는 스트라이커, 오세훈은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오세훈(사진 왼쪽)은 상대 수비수를 등지고 플레이하는 데 능하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오세훈(사진 왼쪽)은 상대 수비수를 등지고 플레이하는 데 능하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오세훈은 축구계가 주목하는 스트라이커다. 키 193cm로 공중볼 장악력이 우수하다. 힘도 강하다. 어떤 수비수를 상대하든 밀리는 법이 없다. 상대 수비수를 등지고 주변 동료를 활용하는 연계 능력은 K리그 최고 수준이란 평가다.

오세훈은 성장을 멈추지 않는 선수다. 그는 울산 현대 유소년팀(울산 현대중-현대고)에서 성장했다. A대표팀 스트라이커 김신욱을 보면서 국가대표를 꿈꿨다. 김신욱은 오세훈이 유소년팀에 몸담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울산 전방을 책임졌다. 오세훈은 “(김)신욱이 형은 가장 늦게까지 훈련하는 선수였다”“매일 웨이트 트레이닝을 빼먹지 않은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오세훈은 2018년 K리그1에 데뷔했다. 38경기 가운데 3경기에 출전했다. 연령별 대표(U-17·20)를 두루 거친 오세훈이지만 K리그1 우승 후보인 울산에서의 주전 경쟁은 쉽지 않았다.

“프로의 세계는 만만하지 않았다. 선배들은 노련했다.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이 뛰어났다. 조그마한 틈이 생기면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틈을 찾을 수 없었다. K리그1 경기에 나서려면 더 분발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오세훈의 회상이다.

오세훈은 결단을 내렸다. 2019시즌 울산보다 주전 경쟁이 수월한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충남아산프로축구단의 전신)으로 임대 이적했다. 박동혁 감독의 신뢰를 등에 업은 오세훈은 K리그2 30경기에 출전해 7골 3도움을 기록했다.

그해 태극마크를 달고선 역사를 썼다. 폴란드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 출전해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오세훈은 조별리그에서 만난 U-20 월드컵 최다우승국(6회) 아르헨티나전과 16강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 승리를 책임졌다.

“코칭스태프, 선수 모두 온 힘을 다했다.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에서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고 지키려고 한 게 유일한 아쉬움이다. 하지만, 후회하진 않는다. 한국은 결승전 패배자가 아니었다. 자랑스러운 세계 2위였다. 평생 잊지 못할 최고의 기억이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겠다. 더 큰 선수로 성장하겠다.” 2019년 U-20 월드컵을 마치고 만났던 오세훈의 말이다.

오세훈은 안주하지 않았다. 군 복무를 빨리 마치는 게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오세훈은 2019년 12월 9일 입대했다.

예상 못한 시련이 찾아들었다. 2020시즌 개막을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했다. 오세훈을 비롯한 선수들이 탄 승합차가 신호를 위반한 1t 트럭과 충돌했다. 외상은 없었지만, 후유증이 남았다. 이 후유증은 오세훈을 1년 내내 괴롭혔다. 그가 2020시즌 K리그1 13경기에만 출전한 이유다.

오세훈은 “허리가 아팠다. 허리를 굽혔다가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다. 허리 통증을 이겨내려고 온 힘을 다했다”고 전했다. 오세훈은 2020시즌 4골 2도움을 기록했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지만 주저앉지 않았다.

도쿄 올림픽 출전은 어렵지만···오세훈의 축구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오세훈(사진 왼쪽)(사진=대한축구협회)
오세훈(사진 왼쪽)(사진=대한축구협회)

6월 23일. 오세훈의 전역일이다. 오세훈은 24일 2021시즌 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를 준비 중인 울산 현대에 합류한다.

울산은 2020시즌 ACL 우승팀이다. 2년 연속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울산은 태국에서 ACL 조별리그를 치른다. 울산은 BG 빠툼 유나이티드(태국), 비엣텔 FC(베트남), 상하이 포트(중국)-카야 FC(필리핀)의 플레이오프 승자와 16강 진출을 다툰다.

울산은 2021시즌 K리그1 전반기를 1위로 마쳤다. 울산은 5월 19일 전북 현대와의 2021시즌 두 번째 대결에서 4-2로 이겼다. 울산이 전북을 상대로 승전고를 울린 건 738일 만이었다.

분위기가 좋은 울산에도 고민은 있다. 스트라이커다. 2021시즌을 앞두고 합류한 스트라이커 김지현은 12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출신 루카스 힌터제어는 13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둘 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에게 확신을 심어주진 못했다는 평가다.

오세훈에게 기회다. 울산엔 윤빛가람, 바코, 이청용 등 K리그1 최고로 평가받는 2선 자원이 있다. U-24 대표팀 소집훈련에 합류한 이동준, 이동경도 울산 소속이다. A대표팀 못지않은 선수들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오세훈은 주변 동료를 활용하는 데도 능하다.

1970년대 한국의 전방을 책임진 원조 장신 스트라이커 김재한은 오세훈을 다음과 같이 평가한다.

“키가 큰데 유연하고 빠르다. 힘도 있다. 공을 다루는 능력도 좋다. 특히나 성장하고자 하는 욕심이 보인다. 오세훈은 경기에 출전해야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K리그2로 임대가 경험을 쌓았고 이른 입대를 선택했다. 경기에 꾸준히 나서면서 발전을 거듭했다. 교통사고로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주저앉지 않고 이겨냈다. 정신력도 강하다. K리그1 최고 선수가 즐비한 울산에서 자릴 잡으면 더 큰 성장을 꾀할 수 있다. 기대가 큰 선수다.”

오세훈은 이제 스물둘이다. 오세훈에겐 태극마크를 달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고자 하는 꿈이 있다. 2021시즌 울산의 ‘트레블(리그+FA컵+ACL 우승)’ 도전에 앞장서면 A대표팀 합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오세훈의 축구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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