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시즌 프로 데뷔 조영욱, 서울 강등 위기마다 승부사 기질 발휘했다

-“2021시즌 전반기 득점 없어 심적으로 힘들었던 게 사실”

-“8월 25일 울산 현대전 득점 이후 마음의 짐 덜고 자신감 찾았다”

-“안익수 감독님은 열정적이고 역동적인 축구 원한다”

FC 서울 주전 공격수 조영욱(사진=FC 서울)
FC 서울 주전 공격수 조영욱(사진=FC 서울)

[엠스플뉴스]

조영욱(22)은 승부사다. FC 서울이 강등 위기에 놓였을 때마다 득점포를 가동했다.

조영욱은 2018시즌 서울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서울이 2013년 승강제 도입 후 처음 파이널 B에 속해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렀던 해다.

조영욱은 2018시즌 K리그1 30경기(승강 PO 2경기 제외)에 출전해 3골 2도움을 기록했다.

조영욱의 승부사 기질을 확인할 수 있었던 건 2018년 12월 6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였다. 조영욱은 0-1로 뒤진 후반 13분 동점골을 터뜨리며 3-1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서울은 승강 PO 2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서울은 2020시즌에도 파이널 B에 속했다. 2020년 10월 17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 FC전이었다. K리그1 잔류를 확정 짓지 못한 서울은 성남전 포함 2020시즌 3경기를 남겨두고 있었다.

조영욱이 서울을 구했다. 조영욱은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뒤 결승골을 터뜨렸다. 서울의 K리그1 잔류를 확정한 골이었다.

조영욱은 “팀 운명을 좌지우지할 경기에서 승리에 이바지한다는 건 아주 좋은 일”이라며 “풀타임을 뛰든 1분을 뛰든 온 힘을 다하려고 하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프로에 데뷔했다. 확실히 다르다. 연령별 대표팀은 결과보다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게 느껴진다. 프로는 결과다. 훈련장에서 뛸 자격을 증명해야 기회를 받는다. 실전에선 몇 분을 뛰든 성과를 내야 다시 한 번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더 절실하게 내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조영욱의 얘기다.

2021시즌 남모를 마음고생, 조영욱의 득점포가 터지기 시작했다

9월 12일 성남 FC전을 마치고 코칭스태프와 인사를 나누고 있는 조영욱(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사진=FC 서울)
9월 12일 성남 FC전을 마치고 코칭스태프와 인사를 나누고 있는 조영욱(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사진=FC 서울)

조영욱은 2021시즌 FC 서울의 주전 공격수다. 하지만, 어느 해보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올 시즌 조영욱은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골이었다. 조영욱은 8월 25일 울산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첫 골을 기록했다. 2021시즌 K리그1 23경기 만이었다.

2020 도쿄 올림픽 출전도 좌절됐다. 조영욱은 두 차례 U-20 월드컵(2017·2019)에 출전한 재능이다. 2019년 폴란드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선 한국의 준우승을 이끈 바 있다. 한국 U-23 축구 대표팀에서도 20경기에 출전해 7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종 경쟁에서 밀리며 도쿄로 향하지 못했다.

조영욱이 시련을 이겨내고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조영욱은 8월 25일 울산전을 시작으로 K리그1 4경기에서 3골을 터뜨렸다. 9월 12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 FC전에선 2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이 경기는 안익수 감독이 서울 지휘봉을 잡고 치른 첫 경기였다.

조영욱은 “올 시즌 득점이 없어 심적으로 힘들었던 게 사실”이라며 “나도 모르게 조급해지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첫 골을 터뜨린 후 마음의 짐을 덜어낸 것 같다. 자신감도 찾았다. 기회가 생기면 자신 있게 슈팅하려고 한다. 승점 3점이 절실한 시점이다. 팀이 K리그1에 잔류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28경기 28골 서울, 조영욱의 연속골이 반갑다

FC 서울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사진=FC 서울)
FC 서울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사진=FC 서울)

FC 서울은 2021시즌 K리그1 28경기에서 6승 8무 14패(승점 26점)를 기록했다. K리그1 12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12위)다.

일시적인 부진이 아니다. 서울은 8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 FC전(1-0) 이후 승리가 없다. 2무 5패다. 3월 21일 수원 삼성전(2-1) 이후 12경기에선 5무 7패를 기록했다. K리그1 6라운드까지 4승 2패를 기록한 서울이 이후 22경기에선 딱 2번 이겼다.

득점력이 저조하다. 서울은 2021시즌 K리그1 28경기에서 28골을 기록했다. 올 시즌 서울에서 5골 이상 기록 중인 선수는 나상호(7골)뿐이다. 팔로세비치(4골), 조영욱, 기성용(이상 3골), 가브리엘 바르보사(2골) 등이 뒤를 잇는다.

가브리엘, 지동원의 몸 상태가 온전하지 않다. 둘은 서울이 스트라이커 부재 문제를 해결하고자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선수다. 특히나 지동원은 8월 22일 포항 스틸러스전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서울이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한 조영욱의 활약에 희망을 거는 건 이 때문이다. 조영욱은 “박진섭 감독님이 9월 5일 전북 현대전(3-4)을 마친 뒤 지휘봉을 내려놨다”“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안익수 감독님이 새로 오셨다. 감독님은 열정적이고 역동적인 축구를 원한다. 당장 승점 3점이 필요하다. 선수들과 강등권에서 탈출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올 시즌 서울은 어렵게 골 넣고 쉽게 실점하는 경기가 많았다. 개선해야 한다.” 조영욱의 말이다.

서울은 2021시즌 K리그1 파이널 라운드 전까지 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수원FC(4위), 인천 유나이티드(7위), 수원 삼성(6위), 대구 FC(3위), 강원 FC(11위)를 차례로 만난다. 파이널 라운드에선 생존에 사활을 건 대결이 시작된다. 파이널 라운드 전 분위기를 바꿔야 K리그1 잔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조영욱은 올 시즌 K리그1 26경기에 출전해 3골 1도움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후 한 시즌 최다 출전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1골만 더 넣으면 한 시즌 개인 최다골 기록도 세운다.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특히나 조영욱은 가을에 강했다.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